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44화
강도윤에게서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다. 루아씨, 책 쓰는 거 알고 있죠? 루아가 말했다. 에테르 탄도학 개론 말씀하시는 건가요. 강도윤이 말했다. 네. 거기에 현역 헌터 인터뷰를 포함하고 싶어요. 루아씨가 에테르 탄도학을 실전에서 적용하는 사례를 담고 싶은데, 괜찮으면 인터뷰 가능할까요.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루아가 물었다. 어떤 방식으로 인터뷰가 진행되나요. 강도윤이 설명했다. 대화 방식으로 진행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책에 포함해요. 이름은 익명 처리도 가능해요. 루아가 말했다. 익명으로도 의미가 있나요. 강도윤이 말했다. 사례의 진실성이 중요하지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하지만 루아씨가 이름 공개를 원하신다면 원거리 포지션 헌터로서 브랜드가 될 수도 있어요.
루아는 인터뷰 동의를 했다. 대신 조건을 달았다. 실전 데이터를 공개하는 건 괜찮지만 의뢰 세부 내용이나 파티 전술은 협회 기밀 사항이 있으므로 제외할 것. 강도윤이 말했다. 당연하죠. 에테르 탄도학 적용 방식과 개인 훈련 체계에만 집중할 거예요. 그 부분은 루아씨 고유 영역이니까요. 루아는 이 인터뷰가 단순한 책 참여를 넘어 자신의 접근 방식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첫 인터뷰가 이틀 뒤로 잡혔다. 루아는 인터뷰 준비를 했다. 에테르 탄도학을 어떻게 처음 접했는지. 실전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데이터 수집 방식이 왜 중요한지. 이 세 가지 주제를 미리 정리했다. 준비하다 보니 루아 자신의 방식이 꽤 독특하다는 걸 알았다. 이론을 실전 데이터로 검증하고 그 데이터를 다시 이론에 반영하는 순환 방식. 이걸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지만 설명하려니 체계가 보였다.
인터뷰 날, 강도윤이 노트북을 가져왔다. 커피숍에서 두 시간 동안 대화했다. 강도윤이 세심하게 질문했다. 루아가 에테르 탄도학을 독학으로 시작한 과정. 진현과의 협업 구조. 드워프 단조 기술과 에테르 탄도학의 접점. 루아는 준비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게 됐다. 강도윤의 질문이 루아가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끄집어냈다.
강도윤이 말했다. 루아씨는 에테르 탄도학을 데이터 과학처럼 접근하고 있어요. 이건 기존 헌터들이 경험과 감각으로 하는 방식과 완전히 달라요. 루아가 말했다. 군에서 배운 방식이에요. 사격 기록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게 저격수 훈련의 기본이에요. 강도윤이 말했다. 그 방식이 헌터 사회에서는 드물어요. 루아씨 접근 방식이 책의 핵심이 될 것 같아요. 루아는 자신의 방식이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인터뷰 후 강도윤이 말했다. 내년 초 출판 예정이에요. 루아씨 사례가 에테르 탄도학 분야에서 실질적인 참고가 될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분명히 도움이 될 거예요. 이 책이 나오면 원거리 포지션 헌터 지망생들이 달라질 거예요. 루아는 그 말이 과장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에테르 탄도학 이론서가 드물었다. 실전 데이터 기반 사례는 더 드물었다.
귀가 후 루아는 인터뷰 내용을 다시 생각했다. 강도윤의 질문에 답하면서 루아는 자신이 그동안 해온 일이 단순한 의뢰 처리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에테르 탄도학의 실전 적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고 있었다. 그루민에게 단조를 배우면서 에테르 이론을 확장하고 있었다. 진현과 탄종 개발을 함께 하면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세 개의 흐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고 있었다. 루아는 처음으로 자신이 하는 일의 전체 그림을 봤다.
강도윤과 두 번째 인터뷰 세션이 있었다. 이번에는 드워프 기술 연구 부분이 주제였다. 강도윤이 물었다. 그루민씨에게 처음 어떻게 접근했나요. 루아가 말했다. 30번째 게이트에서 드워프가 출현했을 때 협회가 접촉했고 저는 파티를 통해 연결됐어요. 처음 만남에서 무기 개조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직접 말했어요. 강도윤이 말했다. 그 직접성이 그루민씨가 루아씨를 신뢰한 이유 중 하나일 것 같아요.
강도윤이 드워프 단조 기술의 핵심 원리에 대해 물었다. 루아는 에테르를 힘이 아닌 흐름으로 다루는 것, 금속을 에테르 도체로 이해하는 것, 단조는 금속의 에테르 수용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도윤이 기록하며 말했다. 이 원리가 에테르 탄도학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루아가 말했다. 탄도학에서 탄종이 에테르를 운반하는 것처럼 단조에서 금속이 에테르를 운반해요. 채널이 에테르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것도 같아요. 결국 같은 원리예요.
강도윤이 인터뷰 후 말했다. 루아씨, 이 책이 나오면 에테르 탄도학과 이종족 기술 교류를 연결한 첫 번째 기록이 될 거예요. 헌터 학계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거예요. 루아는 학계라는 단어가 낯설었다. 루아에게 이 일은 학문이 아니라 실전 연구였다. 하지만 그 실전 연구가 학문적 기록이 된다면 나쁜 일이 아니었다. 루아가 말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분명히 됩니다.
한종일과 대화하면서 드워프 언어에 대해 더 알게 됐다. 한종일이 설명했다. 드워프 언어는 에테르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이 매우 발달했어요. 인간 언어로 번역이 어려운 개념들이 많아요. 그루민씨가 에테르를 강에 비유한 것도 원래 드워프 언어로는 다른 표현이에요. 루아가 물었다. 어떤 표현인가요. 한종일이 말했다. 드워프 원어로는 에테르가 길을 찾는다는 표현이에요. 에테르는 가장 자연스러운 경로를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의미예요.
에테르가 길을 찾는다는 개념이 루아의 머릿속에 남았다. 탄도학에서 탄종은 중력과 바람과 에테르 농도에 따라 경로가 결정됐다. 하지만 에테르 자체가 길을 찾는다면, 탄종 안의 에테르가 최적 경로를 스스로 찾는다면 사격자가 그 경로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최적 방법이었다. 루아는 이 개념이 에테르 유연성 훈련의 본질이라는 걸 깨달았다. 힘으로 통제하지 않고 에테르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돕는 것. 그루민의 가르침이 한층 더 이해됐다.
이 새로운 이해를 사격에 적용했다. 에테르를 채널로 밀어넣는 게 아니라 채널이 에테르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도록 하는 것. 루아는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채널 방향으로 에테르가 흐르도록 유도했다. 강제하지 않았다. 사격 후 에테르 측정기 수치가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다. 루아는 이 방법이 에테르 주입 단조의 원리와 같다는 걸 알았다. 밀지 않고 당기는 것. 힘이 아니라 방향이 있는 흐름.
진현에게 에테르 자연 흐름 개념을 설명했다. 진현이 말했다. 그 개념이 탄두 채널 설계에 적용되면 ETA-3 방향이 나와요. 지금 ETA 시리즈는 제가 정한 경로대로 에테르를 흘리는 구조예요. 에테르가 자연스러운 경로를 찾는 구조라면 채널을 유도 구조로 바꿔야 해요. 억지로 방향을 정하는 게 아니라 에테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가도록 돕는 채널이요. 루아가 말했다. 그루민에게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진현이 말했다. 부탁드려요.
그루민에게 에테르 자연 흐름 유도 채널 개념을 물었다. 한종일이 통역했다. 그루민이 한참 말했다. 한종일이 정리해서 전달했다. 그루민이 말하는 바는, 드워프 단조의 최고 수준은 금속이 에테르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요. 에테르를 가두는 채널이 아니라 에테르가 자유롭게 흐르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구조. 그게 드워프 명장들의 기술 목표라고 해요. 루아와 진현이 생각하는 방향이 드워프 기술의 핵심과 같았다.
강도윤이 ETA 탄종 권리 관계 정리 결과를 가져왔다. 루아, 진현, 그루민 세 사람이 공동 기여자로 기록되는 구조였다. 협회를 통한 이종족 기술 교류 특허 형태였다. 강도윤이 설명했다. 이 구조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세 분이 나눠요. 협회는 특허 관리 수수료만 받아요. 루아는 진현에게 이 구조를 전달했다. 진현이 말했다. 그루민씨 동의가 중요해요. 루아가 말했다. 다음 수업에서 여쭤볼게요.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었다.
강도윤 책 인터뷰 두 번째 세션에서 강도윤이 물었다. 루아씨 에테르 탄도학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어려웠나요. 루아가 생각하며 말했다. 이론과 실전이 연결되는 타이밍이 어려웠어요. 공식을 알아도 실전에서 적용하는 건 다른 감각이었어요. 강도윤이 기록하며 말했다.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혔나요. 루아가 말했다. 매 의뢰마다 기록하고 분석했어요. 이론이 틀린 게 아니라 제가 적용하는 방식이 아직 미숙한 것이었어요. 그걸 수정하는 걸 반복했어요.
강도윤이 말했다. 루아씨가 군에서 받은 훈련이 에테르 탄도학 연구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줬나요. 루아가 말했다. 군에서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게 기본이에요. 사격 후 탄착군을 분석하고 다음 사격을 조정해요. 이 방식을 에테르 탄도학에 그대로 적용했어요. 강도윤이 말했다. 군사 훈련의 분석 방법론이 헌터 연구에 적용된 사례네요. 이게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루아는 자신에게 당연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 특별한 방법론이 된다는 게 흥미로웠다.
인터뷰에서 진현과의 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도윤이 물었다. 진현씨와 어떻게 역할이 나뉘나요. 루아가 말했다. 저는 실전 데이터를 제공하고 진현 씨는 그 데이터를 탄종 설계에 반영해요. 그리고 진현 씨 탄종을 실전에서 검증한 결과를 다시 피드백하는 순환이에요. 강도윤이 말했다. 데이터 공급자와 설계자의 분업이지만 방향은 같은 팀이네요. 루아가 말했다. 목표가 같으면 역할이 달라도 같은 방향이에요. 강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적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강도윤이 말했다. 루아씨 말하는 방식이 흥미로워요. 감정적 표현이 없는데 내용이 명확해요. 루아가 말했다. 군에서 그렇게 훈련됐어요. 강도윤이 말했다. 책에서 그 방식을 그대로 살릴 거예요. 에테르 탄도학을 감성으로 접근하지 않고 분석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독자들에게 다르게 다가갈 거예요. 루아는 강도윤이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좋은 기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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