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에테르 직접 제어 훈련

맨손 에테르 제어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루아는 처음으로 공중에 에테르 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손바닥을 펼치고 에테르 흐름을 한 지점으로 집중시키자 그 지점에서 에테르 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이 감지 장비에 잡혔다.

그루민이 그 장면을 보고 조용히 드워프 언어로 뭔가를 말했다. 루아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루민이 답했다. 손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드워프에서 금속과 교감하는 장인의 손이 처음 울림을 만들 때 쓰는 표현이라고 했다.

강도윤은 이 훈련 결과를 별도의 논문 주제로 삼고 싶다고 했다. 헌터의 에테르 제어 능력이 탄종을 매개로 하지 않고 직접 발현될 때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가 이론적으로 거의 연구되지 않은 영역이라는 것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파티원들도 이 훈련에 관심을 보였다. 서채연은 마법사의 에테르 회로 제어와 루아의 맨손 에테르 제어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서로의 에테르 제어 방식을 비교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했다.

가장 큰 차이는 경로였다. 마법사의 에테르 제어는 회로라는 정해진 경로를 통해 이루어졌다. 루아의 맨손 제어는 경로가 없었다. 에테르가 가장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허용하면서 그 방향을 조율하는 방식이었다. 서채연은 그것이 훨씬 어렵지만 더 유연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달 반이 지났을 때 루아는 에테르를 일정 형태로 유지하는 것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구 형태로 에테르를 압축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구가 금방 흩어졌다. 삼 일이 지나자 삼 초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 주 후에는 십 초를 넘겼다.

이 에테르 압축 능력이 탄종 설계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루아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탄종 안에서 에테르가 압축 형태를 유지한다면 관통 순간의 에너지 방출이 훨씬 집중될 것이었다. ETA-6의 방향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루민에게 에테르 압축 개념을 설명하자 그루민은 드워프 전통 단조에서 금속 내부 응력을 집중시키는 기법과 유사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즉시 그 유사성을 이용해 탄종 내부 격벽 구조를 에테르 압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두 달 차에 루아는 에테르 압축 구를 삼십 초 이상 유지하면서 동시에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집중력 분산 없이 에테르 제어를 지속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그루민은 그것을 보고 이제 두 손이 동시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에테르 직접 제어 훈련이 루아의 사격 감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ETA-5를 장전하고 쏠 때 탄종과의 교감이 이전보다 훨씬 명확해졌다. 탄종 안의 에테르 흐름이 자신의 에테르와 연결되는 느낌이 났다. 이것이 S급 헌터들이 무기와 교감하는 방식의 초보적인 형태일 수 있었다.

에테르 직접 제어 훈련에서 에테르 압축 구의 이동 제어가 안정된 후, 루아는 그것을 탄종 없이 발사하는 것을 시도했다. 에테르 압축 구를 일정 속도로 공간을 가로질러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삼 미터를 넘기지 못하고 흩어졌다.

그루민은 이 시도를 보면서 드워프 전통 기술 중 금속 부양의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고 했다. 드워프 장인들이 금속을 손대지 않고 이동시키는 기술의 초보적인 형태였다. 루아는 그 유사성에서 힌트를 얻어 압축 구를 이동시키는 방식을 드워프 금속 부양 기법에 맞게 수정했다.

수정된 방법은 에테르를 직접 밀거나 당기는 것이 아니라 압축 구 주변의 에테르 흐름을 조절해 그 흐름이 구를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방식은 훨씬 에너지 효율이 좋았고, 압축 구가 더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열흘 후 루아는 열 미터 거리를 에테르 압축 구가 유지된 채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서채연이 옆에서 마법 회로로 그 구를 측정했을 때 에테르 밀도가 주변보다 다섯 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능력이 실전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이동 속도와 방향 정밀도가 훨씬 높아져야 했다. 지금은 느리고 방향 제어가 거칠었다. 루아는 이것을 현재의 훈련 한계로 받아들이면서 ETA-6 설계와 병행해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ETA-6 설계에서 에테르 압축 구 이동 원리를 응용하는 방안이 구체화되었다. 탄종 내부에서 에테르가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탄종 주변의 에테르 흐름을 조절해 탄종 자체를 가속시키는 방식이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탄속이 기존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었다.

강도윤은 이 방향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탄종 외부 표면에도 에테르 반응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내부 격벽 패턴만이 아니라 외부 표면까지 루나이트 나노 패턴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루민은 그것이 현재 드워프 기술로 가능하다고 했다.

에테르 탄도학 공인 이후 협회 교육 프로그램 자문을 시작했다. 루아가 제안한 핵심 원칙 중 하나는 에테르를 느끼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술 교육보다 감각 교육이 먼저여야 한다. 교육팀에서는 처음에 의아해했지만 루아의 설명을 듣고 동의했다.

맨손 에테르 훈련이 사격 감각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ETA-5를 쏠 때 탄종의 에테르 흐름을 감지하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명확해졌다. 탄종이 발사되는 순간부터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까지의 에테르 변화가 연속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루민이 ETA-6 시제품 제작을 위한 외부 루나이트 코팅 시험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탄종 외부 표면에 나노 패턴을 새기는 것은 내부 격벽 작업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그루민은 밤새 시험을 반복했다. 루아는 그 소식을 들으면서 ETA-6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루민은 작업실에서 가끔 루아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드워프 장인들은 손이 기억한다고 한다. 손이 기억하면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루아는 그 말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모든 훈련의 목적이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들고 루아를 찾아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의 탄도 정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명 상태와 비공명 상태에서 각각 동일한 표적을 사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실험 결과는 루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공명 상태에서의 탄도 정밀도가 비공명 상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오차 범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에테르 공명이 단순히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격 정밀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파티원들은 루아의 변화를 훈련에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윤성재가 루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루아의 사격 신호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읽힌다고 했다. 탄종이 날아가기 전에 루아의 에테르 흐름이 먼저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채연은 그것이 에테르 공명 상태가 루아의 사격 준비 단계에서 이미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발전의 속도가 루아에게도 때로는 빠르게 느껴졌다. 하나를 완성하면 다음 단계가 이미 보였다. 그것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잠깐 멈추고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 루아는 그런 날에는 총을 내려놓고 그루민의 작업실 옆에 그냥 앉아있곤 했다. 그루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S급을 향한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루아는 알았다. 하지만 그 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각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해야 다음 단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루아는 이미 배웠다. ETA-1부터 ETA-6까지가 그 증거였다.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면 루아는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전에 해야 할 것들이 아직 있었다. ETA-6 실전 검증, 에테르 공명 상태 안정화, 그리고 파티원들과의 연계 전술 완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루아는 드워프 명예 협력자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그루민이 말해준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루아는 그 방향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흐릿하게 알고 있던 목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분야로 인정받은 이후 루아는 젊은 헌터들의 멘토 역할을 종종 요청받게 되었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수는 없었지만, 월 한 번 협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것이 항상 첫 번째 조언이었다.

남궁태가 팀 회식 자리에서 루아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이름을 더 알릴 의뢰 해보는 게 어때. 대형 의뢰 한 번. 루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이름은 알아서 알려질 거야. 지금은 실력이 먼저야. 남궁태는 반박하지 않았다. 루아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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