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13화 — 이서준

이서준은 루아보다 세 살 많았다. 서른두 살. B급 탐지 계열 헌터. 협회 등록 경력 오 년. 솔로와 팀 의뢰를 병행하는 스타일이었다.

루아가 요청한 사전 미팅은 다음 날 오전 협회 근처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이서준이 먼저 와 있었다. 루아가 들어가자 일어서며 손을 내밀었다. 악수였다.

"이서준입니다. 탐지 계열이고요, 주로 영역 스캔 방식 씁니다."

"최루아입니다." 루아가 악수를 받았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주문했다. 이서준은 라테를 마셨다. 루아는 아메리카노였다.

"의뢰 보니까 저격수시던데." 이서준이 말했다. "B급 솔로 클리어도 하셨더라고요. 두 건."

"네."

"저격수가 팀 의뢰를 잘 안 받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엔 2인 팀이어서. 어떤 식으로 진행하실 생각인지 들어보려고요."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탐지 방식이 실시간 위치 제공이라고 했는데, 반경이 어느 정도 됩니까."

"반경 오십 미터에서 육십 미터 사이요. 유지 시간은 무제한인데 동시 추적 개체 수 한계가 있어요. 열다섯에서 스무 개체 정도."

"이동하면서 유지됩니까."

"이동 중에도 유지돼요. 저는 중거리 유지 가능하면 지원 포지션으로 붙습니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이서준 씨가 영역 스캔으로 개체 위치를 제공하면 저는 사격 위치를 선점해서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근접전 없이 가는 게 목표예요."

이서준이 잠깐 루아를 봤다. "그게 가능합니까? B급 게이트에서 근접전 없이."

"지금까지 한 B급 두 건 다 근접전 없었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이서준이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노트를 꺼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지원할 사항을 정리해 볼게요."

수원 게이트는 다음 날이었다. 게이트 입구는 수원 외곽 산업단지 인근에 형성됐다. 루아와 이서준은 협회 현장 담당자에게서 사전 정보를 받았다. 유형은 석조형 게이트였다. 내부 지형이 석재 구조물 밀집 환경이었다. 개체들은 석조형 마나 개체. 단단하고 느렸다.

"석조형이면 코어가 중앙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서준이 말했다. "마나 방어막이 외피 방어 중심이라 안쪽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요."

"진입 각도가 문제입니다." 루아가 말했다. "석조형 외피를 뚫으려면 초고속 탄환이 필요하고, 직선으로 관통하는 경우와 마나로 경로를 조정하는 경우 탄환 소모량이 달라요."

"어떤 방식을 쓰실 거예요?"

"경로 조정입니다." 루아가 말했다. "석조형은 마나 방어막에 균열이 있어요. 그 균열을 통해 탄환을 집어넣는 게 효율이 좋습니다."

이서준이 다시 루아를 봤다. "그 균열을 어떻게 찾습니까?"

"마나 흐름을 읽으면 보입니다." 루아가 말했다. "코어에서 마나가 방사형으로 퍼지는데, 균열 부분은 흐름이 달라요. 거기가 입구입니다."

이서준이 수첩을 닫았다. "같이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탐지랑 저격이 잘 맞을 것 같아서요."

루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잘 맞을지는 게이트에서 알 수 있었다.

게이트 입구 앞에 섰다. 루아는 장비를 최종 점검했다. TYPE-01 장전 상태. TYPE-02 탄환 예비 장전. 이서준은 루아 옆에서 영역 스캔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마나를 천천히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동작이 보였다. 탐지 계열 헌터는 시각적으로 마나를 방출하는 것이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이서준은 그 유형이었다.

"준비됐어요." 이서준이 말했다.

"들어갑시다." 루아가 게이트로 발을 들였다.

석조형 게이트 내부는 차가웠다. 돌의 질감이 공기에 있었다. 빛이 약했다. 마나가 돌 사이로 흘렀다. 루아는 눈을 적응시키면서 동시에 마나 흐름을 읽기 시작했다. 이서준이 루아의 귓가에 조용히 말했다. "좌측 삼십 미터. 개체 둘. 이동 중."

루아는 돌 기둥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 사격 위치를 잡았다. 이서준의 정보가 정확했다. 개체들이 예상한 위치에 있었다.

수원 게이트 하루 전날이었다. 루아는 혼자 협회 실내 사격장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 이서준과 함께하는 것에 맞춰 훈련 내용을 조정했다. 이서준이 위치 정보를 제공할 경우 루아가 반응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 정보를 받고 조준하고 발사까지의 연속 동작을 반복했다.

훈련을 마치고 이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게이트에서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탐지 정보 전달 방식을 조율하면 좋겠습니다. 이서준이 답장했다. 동의합니다. 내일 현장에서 이야기하죠.

루아는 메시지를 읽고 노트를 펼쳤다. 탐지-저격 연계 전술 초안. 이서준이 개체 위치를 전달하는 방식과 루아가 반응하는 방식이 맞아야 했다. 말이 너무 많으면 전달이 느려진다. 말이 너무 적으면 정보가 부족하다. 필요한 정보만 정확하게. 위치, 거리, 이동 방향. 그 세 가지면 충분했다.

게이트 입구에서 이서준을 만났다. 현장 담당자에게서 사전 정보를 받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방식을 조율했다. 루아가 먼저 말했다. 위치, 거리, 이동 방향. 이 세 가지를 짧게. 이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 중인지 정지 중인지도 넣을게요. 루아는 동의했다.

그것으로 협의가 끝났다. 말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둘 다 비효율을 싫어하는 스타일이었다. 루아는 그것을 게이트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다.

석조형 게이트 입구가 열렸다. 루아와 이서준이 들어갔다.

게이트 준비를 하면서 루아는 혼자 일하는 것과 둘이 일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했다. 혼자일 때는 모든 판단이 루아의 것이었다. 정찰도, 교전도, 후퇴 여부도. 모든 변수를 혼자 감당했다. 그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서준이 있으면 달랐다. 판단해야 할 것들이 줄어들었다. 개체 위치라는 핵심 정보가 이미 처리된 상태로 들어왔다. 루아는 그 정보를 받아서 탄도만 계산하면 됐다.

처음에는 그게 편한지 불편한지 몰랐다. 지금은 알았다. 편했다. 단,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어야 했다. 이서준의 정보가 틀렸다면 오히려 더 위험했다. 루아는 오늘 이서준의 스캔이 정확하다는 걸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서준이 말한 위치에 실제로 개체가 있었는지. 전부 맞았다. 오차가 없었다. 그것으로 신뢰가 생겼다.

이서준도 루아에 대한 신뢰가 생겼을 것이었다. 루아가 탄도를 굴절시켜 개체를 처리하는 방식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탄환이 굴절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었다. 하지만 이서준은 결과를 봤다. 탄환이 굴절되고, 개체가 쓰러졌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서준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루아는 그것이 좋았다.

게이트 클리어 후 이서준이 돌아가면서 말했다. 다음에도 맞는 의뢰가 있으면 같이 합시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합의였다.

루아는 밤에 집에 돌아와서 이서준과 함께한 게이트를 다시 복기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정보 전달의 밀도였다. 이서준은 말이 많지 않았다. 개체 방향, 거리, 이동 여부. 딱 그것만 말했다. 루아가 처리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한 정보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었다.

루아 자신도 말이 많지 않은 편이었다. 아니, 거의 말이 없는 편이었다. 게이트 안에서 루아가 이서준에게 한 말의 수를 세어 보면 열 문장이 안 됐다. 그런데도 게이트 클리어가 됐다. 두 사람 모두 필요한 것만 말하고 나머지는 행동으로 했다. 그것이 잘 맞았다.

루아는 앞으로 팀 레이드에 들어가게 될 경우를 생각했다. A급으로 가면 단독이나 소규모 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게이트가 생길 것이었다. 그때를 위해 지금부터 팀 협업에 대한 감각을 익혀두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이서준과의 의뢰는 그 연습이 될 수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 노트에 오늘 항목을 추가했다. 탐지-저격 연계 전술. 초안. 개체 위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될 때 사격 준비 시간이 단축되는 효율. 오늘 데이터 기준으로 솔로 대비 시간 효율 이십육 퍼센트 향상. 탄수는 삼십 퍼센트 증가. 총합적으로 처리 효율은 향상됐다.

이서준은 자신의 스캔이 이렇게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난 게 처음이라고 했다. 탐지 계열 헌터는 보통 정보를 줘도 상대방이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루아는 달랐다. 정보를 받으면 즉각 반응했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이서준의 말을 들으면서 루아는 이서준 역시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 필요한 것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루아는 의뢰에서 돌아와 소모한 탄종 목록을 정리했다. 오늘은 표준 관통탄만 썼다. 하지만 개체 수가 많아서 탄 소모가 예상보다 컸다. 루아는 탄종 재고를 확인했다. 다음 의뢰 전에 진현에게 에테르 확산형 탄종 추가 주문을 넣어야 했다. 표준 관통탄과 확산형을 상황에 따라 혼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었다.

탄종 선택 기준을 노트에 정리했다. 단일 개체, 코어 위치 확인 가능, 접근 용이 → 표준 관통탄. 코어 이동형 개체, 군집형, 밀폐 공간 제한 → 에테르 확산형. 이 기준이 지금은 맞았다. 데이터가 쌓이면 수정이 필요할 것이었다. 루아는 항상 기준에 여백을 남겼다. 고정된 기준은 예외 상황에서 망가졌다.

저녁에 루아는 협회 게시판을 확인했다. 다음 주 의뢰 목록을 훑었다. 복합 유형 게이트가 하나 올라와 있었다. 수계형과 삼림형이 혼재하는 구조였다. C급이었지만 복합 유형은 처음이었다.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기초 유형을 마친 시점에서 복합 유형에 도전하는 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였다. 루아는 의뢰를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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