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14화 — 수원 게이트

석조형 개체는 느렸다. 하지만 방어막이 두꺼웠다.

루아는 첫 개체를 관측했다. 외피가 회색빛 석재로 덮인 사족 보행 개체였다. 마나 흐름을 읽었다. 외피 전면에 마나가 밀집해 있었다. 코어는 몸통 중앙 깊숙이 있었다. 정면에서 사격하면 외피에 막힌다. 균열을 찾아야 했다.

마나 흐름을 계속 읽었다. 외피 좌측 후방, 약간 아래쪽. 마나 흐름이 미세하게 달랐다. 균열이었다. 크지 않았다. 탄환 하나가 통과할 수 있을까 싶은 크기였다.

루아는 각도를 계산했다. 균열 입구 각도는 측후방 삼십 도. 루아의 현재 위치에서는 직선으로 닿지 않았다. 에테르 탄도학을 써야 했다. 탄도를 굴절시켜서 균열을 통과시키는 것. 루아는 TYPE-01을 조준했다. 마나를 탄환에 실었다. 발사.

탄환은 공중에서 미세하게 경로를 꺾었다. 균열을 통과했다. 코어에 박혔다. 개체가 무너졌다.

"우측 이십 미터. 개체 하나. 정지 중."

이서준의 목소리였다. 루아는 이미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두 번째 개체를 조준했다. 이번에는 다른 균열 위치였다. 오른쪽 어깨 후면. 각도가 달랐다. 루아는 재계산했다.

이서준의 정보 제공은 정확했다. 위치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개체의 이동 방향과 속도도 알 수 있었다. 정지 중인지 이동 중인지. 그 정보가 루아의 사격 준비 시간을 줄였다.

루아는 이서준과 함께하는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빠르게 이해했다. 이서준이 방어 지역을 잡고 개체 정보를 제공하면, 루아가 사격으로 처리했다. 근접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없었다. 개체가 루아에게 접근하기 전에 사격으로 처리됐다.

중간에 예외가 생겼다. 개체 하나가 이서준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루아는 그쪽을 보지 않고 있었다.

"뒤에서 접근 중." 이서준이 말했다. 평정심을 잃지 않은 목소리였다.

루아는 빠르게 돌아서 조준했다. 개체가 이서준에게서 십 미터 거리였다. 발사. 탄환이 개체 코어 균열을 통과했다. 개체가 멈췄다.

"감사합니다." 이서준이 말했다.

"위치 공유를 계속해주세요." 루아가 말했다.

"할게요."

보스까지 도달하는 데 사십 분이 걸렸다. 일반 개체를 열일곱 처리했다. 탄수 열아홉 발. 이서준과의 협업 덕분에 정찰에 쓰는 시간을 절약했다.

보스는 게이트 중심부에 있었다. 일반 개체보다 훨씬 컸다. 높이만 삼 미터가 넘었다. 외피 두께도 달랐다. 마나가 훨씬 밀집해 있었다.

"보스 마나 반응 범위가 넓어요." 이서준이 말했다. "반경 이십 미터까지 마나 감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마나를 감지한다는 건 사격 시 마나 주입을 감지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루아가 말했다. "탄환에 마나를 주입하는 양을 줄여야 해요."

"그러면 탄도 조정이 어렵지 않습니까?"

"조정 효율이 떨어지는 걸 감수해야 합니다. 대신 균열 위치를 더 정확하게 노려야 해요."

루아는 보스의 마나 흐름을 천천히 읽었다. 균열이 있었다. 다만 일반 개체보다 작았다. 그리고 위치가 계속 미세하게 달라졌다. 마나 방어막이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루아는 그것을 처음 봤다.

움직이는 균열. 예측이 필요했다.

루아는 이십 초를 기다렸다. 균열의 이동 패턴을 읽었다. 규칙적이었다. 약 삼 초 간격으로 특정 위치를 반복했다. 그 위치를 기준으로 탄도를 설계했다.

세 번을 기다렸다. 패턴이 맞는지 확인했다. 맞았다. 네 번째 순간에 방아쇠를 당겼다. 탄환은 균열이 열리는 타이밍에 정확히 진입했다. 코어에 닿았다. 보스가 무너지는 데 다섯 초가 걸렸다.

게이트 클리어 알림이 울렸다.

"처음 보는 방식이에요." 이서준이 루아를 봤다. "균열 타이밍을 기다리는 거요."

"움직이는 방어막은 처음이었습니다." 루아가 노트를 꺼냈다. "기록해야 해요."

이서준이 잠깐 루아를 보다가 자기 수첩을 꺼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게이트를 나오면서 루아는 탄피 수를 셌다. 열아홉 발. 이전 B급 솔로 클리어 때보다 탄수가 더 나왔다. 이서준이 있었음에도. 다만 소요 시간이 달랐다. 솔로 두 시간 사 분. 이번에는 한 시간 삼십오 분. 시간 효율은 훨씬 좋았다.

탄수가 늘어난 이유는 정찰 없이 바로 교전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서준이 위치를 제공하면 루아는 탐지할 시간을 절약하는 대신 바로 사격에 들어갔다. 탄착 정밀도는 솔로 때와 비슷했지만 속도가 달랐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쐈다. 탄수는 늘었지만 효율은 올랐다. 탄환 한 발당 처리한 개체 수를 계산하면 오히려 더 좋았다.

이서준이 루아 옆으로 왔다. "잘 됐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탄수가 늘었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줄었어요. 솔로보다 효율이 좋습니다."

"앞으로 보스급에서 탄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루아가 말했다. "보스의 방어막 패턴을 더 빨리 읽어야 합니다. 그게 과제입니다."

이서준이 수첩을 꺼냈다. "제 쪽에서도 보완할 게 있어요. 보스 마나 반응 범위 안에서 스캔을 유지하는 게 오늘 쉽지 않았습니다. 보스가 제 탐지를 어느 정도 인식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습니까." 루아가 생각했다. "그러면 다음엔 탐지 방식을 조정해야겠네요. 보스 접근 전에 스캔 거리를 늘려서 보스 인식 범위 밖에서 유지하는 방법."

"연구해볼게요." 이서준이 말했다.

두 사람이 게이트에서 배운 것을 함께 정리하고 있었다. 루아는 그것이 새로운 감각이었다. 혼자 기록하던 것을 둘이 공유하는 것. 나쁘지 않았다.

루아는 보스 전투를 돌아봤다. 움직이는 균열. 이것이 오늘 게이트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데이터였다. B급 보스는 정적인 방어막이 아니라 유동적인 방어막을 가질 수 있었다. 이것은 에테르 탄도학에 새로운 변수를 추가했다.

균열이 고정되어 있을 때는 탄도를 계산해서 조준하면 됐다. 하지만 균열이 움직이면 달랐다. 탄환이 발사되어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 동안 균열도 이동한다. 탄환이 도달하는 시점에 균열이 어디 있을지를 예측해야 했다. 이것은 정적 계산이 아니라 동적 예측이었다.

오늘은 패턴이 규칙적이었다. 삼 초 간격으로 반복됐다. 그래서 예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불규칙한 패턴이었다면? 루아는 그 경우를 노트에 써뒀다. 불규칙 유동 방어막에 대한 접근법. 아직 답이 없었다. 데이터가 더 필요했다.

집에 돌아온 뒤 루아는 보스 전투 데이터를 전부 정리했다. 균열 위치 변화 기록, 패턴 분석, 예측 타이밍과 실제 타이밍의 일치 여부. 오차는 0.2초였다. 상당히 정확했다. 루아는 그 수치를 기록했다. 다음 유동 방어막 보스를 만나면 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었다.

에테르 탄도학 노트에 새 챕터를 열었다. 제목: 유동 방어막 대응. 오늘이 시작이었다.

다음 날 루아는 혼자 협회 훈련장에서 보스 전투 복기 훈련을 했다. 움직이는 표적을 설정하고, 표적이 특정 위치에 왔을 때 발사하는 타이밍 훈련이었다. 타이밍이 핵심이었다. 균열이 열리는 순간과 탄환이 도달하는 순간이 맞아야 했다. 탄환이 총구를 떠나는 순간부터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까지의 시간 차이. 거리가 멀수록 이 시간 차이가 커졌다.

수원 게이트에서의 보스는 근거리였다. 삼십 미터 내외. 비행 시간이 짧았다. 멀어질수록 예측 오차가 커졌다. 루아는 오십 미터, 백 미터 거리에서 같은 훈련을 반복했다. 오차 범위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오십 미터에서는 수원과 비슷한 정밀도가 나왔다. 백 미터에서는 오차가 두 배가 됐다. 거리에 따른 오차 증가 데이터. 이것도 에테르 탄도학의 일부였다.

훈련을 마치고 카페에 앉아서 정리했다. 유동 방어막 대응 전술. 패턴 분석 먼저, 그다음 타이밍 예측, 마지막으로 발사. 이 세 단계가 선명해졌다. 아직 모든 상황에 통하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오늘처럼 규칙적인 패턴에서는 충분히 적용 가능했다. 불규칙 패턴에 대한 대응책은 다음 과제였다.

수원 게이트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루아는 이서준과 함께 탐지-저격 연계 전술을 공식 기록에 남겼다. 보고서에 전술 명칭을 넣어야 했다.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가 쓰지 않았다. 이름은 나중에. 이서준이 루아를 봤다. 루아가 고개를 저었다. 이서준도 더 말하지 않았다. 이름 없이 효과가 입증된 전술로 보고서에 기록됐다.

루아는 복합 유형 게이트 의뢰를 수락한 후 준비에 들어갔다. 수계형과 삼림형이 섞인 구조라면 두 가지 탄도 계산법을 동시에 쓸 수 있어야 했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전환해야 했다. 전환 속도가 느리면 개체 대응이 늦어졌다. 루아는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그렸다. 수면에서 AW형 개체가 도약하는 동시에 나무 위에서 삼림형 개체가 뛰어내리는 상황.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가.

우선순위 기준. 루아는 생각했다. 가장 가까운 위협이 먼저였다. 거리 십 미터 이내는 즉각 대응. 거리 이십 미터 이상은 시간 여유가 있었다. 복합 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동시 위협 상황에서 침착함이었다. 군에서 시가지 교전 경험이 있었다. 복합 위협은 경험이 있었다. 개체가 사람보다 빠를 뿐이었다.

노트에 복합 유형 대응 원칙을 추가했다. 거리 우선 원칙. 복수 개체 동시 위협 시 가장 가까운 개체 먼저 처리. 처리 후 다음 위협으로 시선 전환. 탄종은 사전에 복합형으로 준비. 루아는 이 원칙이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원칙이 실전에서 가장 잘 지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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