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23화 — 사격장과 탄종 연구
협회 사격장은 이른 오전부터 예약이 차 있었다. 루아는 오후 두 시에 겨우 두 시간 슬롯을 잡았다. 이동 표적 훈련 레인을 신청했다. 이동 표적 레인은 기계식 표적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실제 개체 이동 속도보다 느렸지만 기초 연습에는 충분했다.
레인에 들어서자 기계음이 들렸다. 표적이 좌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루아는 처음 오 발을 준비 운동처럼 쐈다. 세 발 명중. 두 발 빗나감. 평소보다 명중률이 낮았다. 이동 표적이 익숙하지 않았다.
리드 사격 기법을 적용했다. 표적 앞쪽을 겨누는 것이었다. 이동 속도에 따라 앞쪽 거리가 달라졌다. 루아는 표적 속도를 눈으로 읽으며 앞쪽 간격을 조정했다. 다음 오 발. 네 발 명중. 개선됐다.
속도를 높였다. 레인 기계가 표적 이동 속도를 빠르게 설정할 수 있었다. 루아는 최고 속도로 올렸다. 표적이 빠르게 지나갔다. 루아는 리드 거리를 더 크게 잡았다. 발사. 명중. 한 번 더. 명중. 속도가 높을수록 리드 거리가 컸다. 이 관계를 수치로 정리할 수 있었다.
두 시간 훈련이 끝났다. 루아는 사격장 직원에게 부탁해서 오늘 표적 속도와 명중 데이터를 출력 받았다. 집에 가서 리드 사격 공식에 대입할 자료였다. 직원이 말했다. 이런 요청은 처음이에요. 루아가 말했다. 수치로 정리해두면 나중에 씁니다.
사격장에서 나와 진현 공방으로 향했다. 군집형 탄종 상담을 위해서였다. 진현이 작업 중이었다. 루아를 보자 일을 잠깐 멈췄다. 데이터 가지고 왔어요? 루아가 탄도 노트를 꺼냈다. 네. 여주 AW-2 군집 처리 데이터입니다.
진현이 데이터를 읽었다. 리더 처리 후 혼란 시간. 혼란 중 개체 이동 불규칙성. 루아는 설명했다. 혼란 상태의 개체들이 한 지점에 모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도약 방향을 잃고 수면에서 가까이 모이는 패턴이었습니다. 그때 에테르 확산형을 쓰면 복수 개체에 동시 효과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현이 잠깐 생각했다. 확산 반경을 지금 이십 센티에서 오십 센티로 늘릴 수 있어요. 다만 탄착 충격이 줄어듭니다. 마나 코어 교란 효과는 남지만 완전 파괴 확률이 낮아질 수 있어요. 루아는 물었다. 교란 상태에서 추가 탄으로 완전 파괴하면 어떻습니까. 진현이 끄덕였다. 이단 전술이군요. 가능합니다.
이단 전술. 확산형으로 교란 후 관통형으로 파괴. 루아는 이 조합이 군집형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개체들이 모여 있을 때 확산형 일 발로 전체를 교란시키고 이후 관통형으로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었다. 탄 소모가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진현이 확산 강화형 탄종 개발을 해보겠다고 했다. 이 주 후에 견본 오 발이 나올 것이었다. 루아는 주문했다. 테스트 후 피드백 드리겠습니다. 공방을 나오면서 루아는 진현과의 관계가 단순한 제조사와 고객을 넘어서고 있다고 느꼈다. 데이터를 주고 탄종을 받는 협력이었다. 루아의 현장 경험이 진현의 기술을 발전시켰다.
집에 돌아와 루아는 사격장 데이터를 정리했다. 이동 표적 속도와 리드 거리 관계. 속도 초속 오 미터 → 리드 거리 오 센티. 속도 초속 십 미터 → 리드 거리 십이 센티. 속도 초속 이십 미터 → 리드 거리 이십오 센티. 선형 관계는 아니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리드 거리 증가율이 작아졌다. 루아는 이 곡선을 그래프로 그렸다.
이 데이터가 에테르 탄도학 이동형 개체 항목에 들어갈 것이었다. 개체 이동 속도를 알면 리드 거리를 계산할 수 있었다. 정밀하지는 않았다. 개체마다 크기, 이동 방식, 마나 흐름이 달랐다. 하지만 기준값이 있으면 보정이 쉬워졌다. 루아는 이 기준값 테이블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격장 훈련이 끝나고 루아는 확산 강화형 탄종을 정적 표적에 테스트했다. 삼 미터, 오 미터, 십 미터 각 두 발씩. 결과는 진현의 예상과 비슷했다. 삼 미터에서 확산 반경 사십팔 센티. 오 미터에서 사십 센티. 십 미터에서 삼십삼 센티. 범위가 커졌다. 충격은 기존보다 약했다. 루아는 데이터를 기록했다.
이단 전술에 강화형을 쓸 경우 효과가 달라졌다. 교란 범위가 넓어지니 군집 개체 전체를 한꺼번에 교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어 파괴 확률이 낮아져서 관통탄으로 마무리하는 탄 수가 늘었다. 득과 실이 있었다. 단독 코어 이동형 개체에는 기존 확산형이 낫고, 군집형에는 강화형이 유리했다.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했다.
진현에게 결과를 문자로 보냈다. 진현이 답했다. 코어 파괴 확률 문제는 에테르 집중 방출 구조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버전은 확산 범위와 파괴력을 동시에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루아는 기대됩니다라고 답했다. 이 짧은 교환이 루아와 진현의 공동 연구 방식이었다.
강도윤이 연락을 해왔다. 이강혁 파티와 함께 이번 주말 B급 게이트 자료 스터디를 한다고 했다. 루아도 같이 오겠냐고.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자료 스터디는 나쁘지 않았다. 직접 의뢰를 나가는 게 아니라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었다. 루아는 참가하겠다고 답했다.
주말 스터디에서 이강혁이 B급 게이트 클리어 보고서 여러 건을 공유했다. 루아는 보고서를 읽으면서 C급과 B급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이해했다. 개체 마나 방어막 두께가 달랐다. 표준 관통탄이 방어막에 막히는 경우가 이십 퍼센트 이상이었다. 그 이십 퍼센트가 치명적일 수 있었다.
이강혁이 설명했다. B급에서 원거리 딜러의 역할은 마나 방어막을 먼저 깎는 것이에요. 우리 파티는 이서준이 치료를 담당하고 저와 파티원 한 명이 근접에서 방어막을 깎으면 원거리가 틈을 노려 코어를 공격합니다. 루아는 이 전술 구조를 노트에 옮겼다. 파티 전술이 솔로와 달랐다. 역할 분배가 핵심이었다.
루아가 물었다. 마나 방어막을 관통하는 탄종이 따로 있습니까. 이강혁이 말했다. 협회 공식 마나 관통 강화형이 있어요. 하지만 비쌉니다. 일반 솔로 헌터들은 잘 안 써요. 루아는 진현과 논의해야 할 새 주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에테르 확산형 계열로 방어막 관통형을 개발할 수 있는지. 방향이 더 넓어지고 있었다.
파티 스터디 날 루아는 노트를 들고 갔다. 두 권이었다. 이강혁이 노트를 보자 말했다. 이게 다 직접 기록한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네. 이강혁이 노트를 넘겨봤다. 수치들이 빽빽했다. 다이어그램이 있었다. 이강혁이 말했다. 체계적이네요.
이서준이 에테르 탄도학 원칙 항목을 읽었다. 코어는 에너지 소비 중심을 따른다. 이서준이 말했다. 이걸 C급에서 혼자 발견한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데이터를 모아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이서준이 말했다. 우리 파티에서도 이걸 알았으면 훨씬 효율이 좋아졌을 것 같아요.
강도윤이 노트를 보며 말했다. B급 개체 코어 이동 패턴도 같은 원칙 적용되나요? 루아가 말했다. 아직 B급 데이터가 없어서 모릅니다. 가설은 동일한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는 거지만 확인이 필요합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우리 B급 의뢰 같이 가면 그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겠네요.
이강혁이 스터디 마무리에서 말했다. 루아씨 노트가 우리 파티에도 도움이 됩니다.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루아가 말했다. 데이터는 공유될 때 더 가치가 있습니다. 이강혁이 웃으며 말했다. 그 생각이 마음에 드네요. 파티원 자격으로 대우하겠습니다.
스터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루아는 오늘 얻은 것을 정리했다. B급 파티 전술 구조 이해. 마나 방어막 대응 방향 파악. 에테르 탄도학에 대한 외부 시각 확인. 이 세 가지가 오늘의 수확이었다. 의뢰를 나가지 않아도 이런 정보 교환이 성장의 일부였다. 루아는 파티 스터디를 정기적으로 참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집에 돌아와 루아는 탄도 노트 미해결 항목을 다시 봤다. B급 마나 방어막 코어 탐지. 파티 사격 탄도 조율. 이서준의 반응을 보면서 에테르 탄도학이 솔로만이 아니라 파티에도 가치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파티 사격 탄도 조율 항목은 B급에서 직접 풀어야 했다. 하지만 방향은 이미 보였다. 파티원 각자의 사격 각도를 미리 조율하는 것이었다. 충돌 지점이 없도록 구역을 나누는 것이었다.
스터디를 마친 후 이강혁이 루아를 따로 불렀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루아, B급 의뢰 공식 파티원으로 참여해줄 생각 없어요? 루아는 말했다. 아직 C급 오십 건을 못 채웠습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알아요. 하지만 파티원으로 같이 다니면서 B급 경험을 쌓는 것도 방법이에요. 루아씨 에테르 탄도학이 파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루아가 말했다. 사격 방식과 탄도 계산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하게 해주실 수 있으면 가겠습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당연하죠. 원거리 포지션에서 전술 지시 받는 건 방향만 맞춰요. 세부 방식은 각자예요. 루아는 끄덕였다. 그걸로 충분했다.
사격장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루아는 이동 표적 훈련이 생각보다 빨리 개선됐다는 걸 알았다. 처음 두 시간에 명중률 육십 퍼센트였던 게 두 번째 방문에서는 팔십오 퍼센트였다. 리드 사격 공식이 체화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계산이 익숙해지면 빠르게 습득됐다. 루아는 이 속도가 에테르 탄도학 전반에 적용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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