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26화 — 첫 B급 게이트
강원도 인제 B급 게이트. 루아는 새벽 여섯 시 반에 이강혁 파티와 합류했다. 이강혁, 이서준, 그리고 방패 전문 근접 헌터 박유진. 세 명에 루아를 더해 넷이었다. 이강혁이 게이트 앞에서 간략히 설명했다. 오늘 개체는 BR-3 바위형 방어막 개체. 마나 방어막 두께 평균 사십 센티. 표준 관통탄 유효율 육십 퍼센트.
루아는 진현에게 받은 집중 관통형 탄종 다섯 발을 확인했다. 방어막 관통에 최적화된 것이었다. 일반 탄종이 안 통하는 경우를 위한 보험이었다. 이강혁이 말했다. 전술은 단순합니다. 박유진이 방어막 앞에서 버팁니다. 이서준이 박유진 지원. 저와 루아씨가 틈을 만들어요. 루아는 이해했다.
게이트 안은 바위가 많은 산지 지형이었다. BR-3이 보였다. 사람보다 두 배 큰 바위 형태 개체였다. 몸 전체에서 마나 방어막이 발광했다. 루아는 마나 코어를 찾았다. 방어막 너머로 코어 위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에테르 방사 신호가 방어막에 막혔다. 예상대로였다.
박유진이 방패를 들고 BR-3 앞으로 나섰다. BR-3이 공격했다. 박유진이 방패로 막았다. 마나 방어막끼리 충돌하는 소리가 났다. 이강혁이 BR-3 측면으로 이동했다. 측면에서 에테르 공격을 가했다. 방어막이 흔들렸다. 방어막 두께가 얇아지는 지점이 생겼다.
루아는 그 지점을 봤다. 방어막이 얇아진 곳. 에테르 흐름이 불안정해지는 지점. 루아는 총구를 그쪽으로 향했다. 에테르 탄도학 원칙 적용. 방어막 교란 지점에서 코어 방사 신호 역추적. 방어막이 얇아진 곳 안쪽 이십 센티에 코어가 있을 것이었다. 루아는 집중 관통형 탄종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탄이 방어막을 뚫고 들어갔다. 빛이 터졌다. 코어 관통.
BR-3이 멈췄다. 방어막이 꺼지기 시작했다. 이강혁이 마무리했다. 이강혁이 루아를 봤다. 방어막 뚫은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네. 방어막 교란 지점을 찾으면 코어 위치를 역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그게 에테르 탄도학이군요.
두 번째 BR-3는 더 어려웠다. 방어막이 더 두꺼웠다. 집중 관통형 두 발을 쏴야 했다. 첫 탄이 방어막을 부분 관통하고 두 번째 탄이 코어에 닿았다. 소모 탄수 세 발. 루아는 메모했다. BR-3 방어막 두께 차이 있음. 얇은 개체 일 발, 두꺼운 개체 이 발 필요.
게이트를 나왔다. 네 명 모두 부상 없었다. 이서준이 말했다. 오늘 루아씨 없었으면 시간이 두 배 걸렸을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처음이라 제가 더 배운 것 같습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이게 파티 전술이에요. 서로 채우는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 루아는 노트에 B급 데이터를 정리했다. 마나 방어막 보유 개체 BR-3. 방어막 교란 지점에서 코어 역추적 유효 확인. 집중 관통형 탄종 방어막 관통 확인. 첫 B급 미해결 항목 하나 해결. 루아는 남은 미해결 항목을 봤다. 파티 사격 조율, 은신형 B급 대응. 아직 두 개가 남아 있었다.
진현에게 B급 데이터를 문자로 정리해서 보냈다. BR-3 방어막 두께 추정 수치. 집중 관통형 발수별 효과. 방어막 교란 지점 코어 역추적 성공. 진현이 답했다. 좋은 데이터예요. 다음 집중 관통형은 방어막 두께에 따라 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탄종이 개체 등급에 맞춰 진화하고 있었다.
이강혁이 파티원으로 공식 초대했다. 루아는 이번엔 거절하지 않았다. 솔로 C급 의뢰와 파티 B급 의뢰를 병행하겠다고 했다. 이강혁이 괜찮다고 했다. 루아가 솔로 데이터도 파티에 공유해주면 된다고 했다. 루아는 노트에 이강혁 파티 편입이라고 짧게 적었다.
B급 의뢰 보수가 C급의 세 배였다. 루아는 수입 관리 노트를 업데이트했다. B급 병행이 가능해지면서 투자 회수 속도가 빨라질 것이었다. 총기 에테르 작업 비용, 진현 탄종 주문 비용을 더 빠르게 회수할 수 있었다. 루아는 장비 업그레이드 다음 단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루아는 첫 B급 의뢰에서 얻은 데이터를 집에 돌아와 전부 정리했다. BR-3 개체 방어막 두께 추정 수치, 집중 관통형 발수별 방어막 관통 결과, 방어막 교란 지점 코어 역추적 방식의 유효성 확인 결과를 노트 세 번째 권에 깔끔하게 옮겼다. 특히 방어막 교란 지점 역추적 부분이 중요했다. C급에서 코어 이동 원칙을 확인했다면 B급에서는 방어막 너머 코어 위치까지 추정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검증한 것이었다.
이강혁이 다음 날 연락했다. B급 의뢰를 함께 다니면서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루아씨가 개체 움직임을 보는 방식이 저랑 달라요. 저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근접 대응에 집중하는데 루아씨는 쏘기 전에 몇 초가 있어요. 그 몇 초가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이제 보니 그게 계산 시간이에요. 그 계산 덕분에 탄 낭비가 없어요. 파티 전술로 그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
루아는 이강혁의 말을 들으며 파티 협력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걸 느꼈다. 솔로에서는 자신의 방식만 있으면 됐다. 파티에서는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맞춰야 했다. 이강혁이 루아의 계산 시간을 이해하게 됐고 루아가 이강혁의 근접 버티기 역할을 신뢰하게 됐다. 이 이해가 파티 효율을 높였다. 루아는 파티가 단순히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각자의 강점이 곱해지는 구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B급 의뢰 보수가 들어왔다. C급 솔로 보수의 세 배였다. 루아는 수입 관리 노트를 업데이트했다. 이달 총 수입이 작년 군 월급과 비슷해졌다. 장비 투자 비용과 탄종 주문 비용을 빼도 순수입이 충분했다. 루아는 에테르 반응 측정기를 조금 더 일찍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달 후가 아니라 이 주 후면 가능했다. 루아는 측정기 구매 목표 날짜를 앞당겼다.
솔로 의뢰 누적이 서른한 건이 됐다. 협회 B급 승급 심사 기준인 오십 건까지 열아홉 건이 남았다. 파티 의뢰와 병행하면서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루아는 두 달 안에 심사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심사에서 에테르 탄도학을 직접 시연할 기회가 될 것이었다. 루아는 그때 노트 세 권 분량의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이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강혁 파티 스터디에서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 원칙 중 파티 적용 가능한 부분을 설명했다. 이서준이 치료사 관점에서 코어 이동 원칙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루아가 설명했다. 개체가 공격 동작을 시작할 때 코어가 공격 중심부로 이동합니다. 즉, 개체가 공격하기 직전에 코어 위치를 예측할 수 있어요. 그 순간이 가장 효율적인 타격 타이밍입니다. 이서준이 말했다. 그러면 제가 파티원을 치료하는 타이밍과 루아씨가 쏘는 타이밍을 연계할 수 있겠네요. 루아가 말했다. 정확합니다.
첫 B급 의뢰 이후 루아는 C급과 B급 사이의 질적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했다. 개체 크기나 방어막 유무도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예측 불가능성이었다. C급 개체들은 행동 패턴이 단순했다. B급은 패턴이 복잡하고 돌발 행동이 많았다. BR-3이 방어막을 재생하려는 시도를 한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루아는 방어막 재생 시도를 포착하고 재생이 완료되기 전에 탄을 쐈다. 타이밍이 더 빡빡해졌다.
B급 첫 의뢰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계산 시간 관리였다. C급에서 삼 초에서 오 초였던 계산 시간이 B급에서는 이 초에서 삼 초로 줄어야 했다. 개체 반응 속도가 빨라서 계산 시간이 길면 개체가 먼저 행동을 바꿔버렸다. 루아는 계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체화된 C급 패턴처럼 B급 패턴도 반복 경험으로 빠르게 읽을 수 있어야 했다.
에테르 반응 측정기를 구매했다. 예상보다 일찍 살 수 있었다. 첫 B급 보수가 예상보다 많았다. 루아는 측정기를 받자마자 진현에게 가져갔다. 진현이 측정기를 보고 말했다. 이거 가지고 있으면 탄종 개발 데이터 정밀도가 올라가요. 에테르 방사 강도를 직접 측정할 수 있으니까. 루아가 말했다. B급 게이트에서 개체 코어 방사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볼 겁니다. 진현이 말했다. 결과 공유해주세요.
이서준이 에테르 탄도학 원칙 파티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루아의 노트를 참고해서 파티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코어 이동 원칙, 방어막 교란 지점 역추적, 파티 통신 코드. 세 가지가 한 페이지로 정리됐다. 이강혁이 다음 스터디에서 파티원 전원에게 배포했다. 루아가 말했다. 제가 아직 정리 중인 이론인데 파티 교육 자료가 됐네요. 이강혁이 말했다. 실전에서 통하는 이론이 교육 자료가 되는 겁니다.
솔로 의뢰 건수가 오늘 서른두 번째가 됐다. 협회 B급 승급 심사까지 열여덟 건이 남았다. 루아는 이 건수를 채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서른두 건 모두에서 에테르 탄도학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이론이 두꺼워졌다. 건수를 채우는 과정이 이론을 완성하는 과정이었다. 루아는 목표와 과정이 일치할 때 동력이 지속된다는 걸 알았다. 군에서 그렇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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