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27화 — 솔로와 파티 병행

이강혁 파티 합류 이후 루아의 일주일 패턴이 바뀌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솔로 C급 의뢰. 화요일 목요일은 파티 B급 의뢰. 주 오 회 의뢰였다. 처음에는 무리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파티 의뢰는 체력 소모가 솔로보다 적었다. 역할이 나뉘었기 때문이었다.

파티에서 루아의 역할은 원거리 코어 탐지 및 타격이었다. 이강혁과 박유진이 근접에서 방어막을 흔들고 루아가 틈을 노렸다. 이서준이 파티원들 상태를 유지했다. 역할이 명확하니 집중이 쉬웠다. 솔로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했지만 파티에서는 자기 부분만 잘 하면 됐다.

하지만 루아는 파티에서도 에테르 탄도학 원칙을 계속 적용했다. 개체가 바뀌어도 코어 이동 원칙은 같았다. 방어막이 있어도 방어막 교란 지점에서 코어를 역추적할 수 있었다. 파티 환경에서 이 계산이 얼마나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이강혁이 관찰하더니 말했다. 루아씨 쏘기 전에 잠깐 멈추는 시간이 있어요. 뭐 계산하는 건가요? 루아가 말했다. 코어 위치 계산입니다. 이강혁이 물었다. 얼마나 걸려요? 루아가 말했다. 지금은 삼 초에서 오 초요. 이강혁이 말했다. 그 시간에 근접에서 버텨줄게요. 루아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파티의 장점이 여기 있었다. 계산 시간 동안 다른 파티원이 버텨줬다.

솔로 의뢰를 병행하면서 루아는 한 가지를 더 발견했다. 파티 경험이 솔로 의뢰에도 영향을 줬다. 파티에서 여러 개체를 동시에 처리하는 전술을 경험하고 나니 솔로에서 복합 유형이 더 쉬워졌다. 두 가지 경험이 서로를 강화했다.

솔로 의뢰 건수가 서른다섯 건을 넘었다. B급 협회 심사 기준인 오십 건까지 열다섯 건이 남았다. 루아는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B급 파티 경험도 쌓아가고 있었다. 두 트랙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었다. 이강혁이 한번 말했다. 루아씨는 솔로도 하고 파티도 하고 연구도 하고 어떻게 그게 다 돼요? 루아가 말했다. 각각이 서로 도움이 됩니다.

진현도 바빠졌다. 루아가 주는 데이터가 늘면서 탄종 개발 방향이 구체화됐다. B급 개체 방어막 두께 데이터, 코어 역추적 성공 거리 데이터. 이 데이터들이 진현의 다음 탄종 설계 기준이 됐다. 진현이 루아에게 말했다. 덕분에 탄종 개발 속도가 세 배 빨라졌어요. 루아가 말했다. 저도 덕분에 B급에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루아는 탄도 노트 두 번째 권이 거의 찼다는 걸 알아챘다. 세 번째 노트를 샀다. 표지에 날짜를 적었다. 헌터 등록 후 오십일 일째. 두 달이 안 됐는데 노트가 세 권째였다. 루아는 이 속도가 지속되면 일 년 후 노트가 얼마나 쌓일지 생각해봤다. 에테르 탄도학이 완성될 즈음에는 몇 권이 될 것인지.

이강혁 파티와의 협력을 통해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의 파티 적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솔로에서 개인 계산법이었던 것이 파티에서는 협력 도구가 됐다. 루아가 코어 위치를 계산하고 이강혁에게 전달하면 이강혁이 그 방향으로 공격을 집중했다. 아직 언어로 전달하는 방식이라 느렸다. 더 빠른 신호 체계가 필요했다.

루아는 파티 전술 통신 방법을 생각했다. 코어 위치를 숫자나 방향 기호로 빠르게 전달하는 코드가 필요했다. 군에서 전술 통신 코드를 썼었다. 비슷한 방식을 파티에 적용할 수 있었다. 다음 스터디 때 이강혁에게 제안해보기로 했다. 파티 에테르 탄도학 통신 체계. 새 항목이 노트에 추가됐다.

솔로와 파티를 병행하면서 루아는 두 방식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솔로에서는 모든 변수를 루아 혼자 처리했다. 개체 탐지, 코어 위치 계산, 탄종 선택, 발사 타이밍, 회피. 이 전부가 루아 한 명에게 달려 있었다. 정신적 부하가 컸다. 하지만 모든 결정이 빨랐다. 누구와 협의할 필요가 없었다.

파티에서는 역할이 나뉘었다. 이강혁이 근접에서 버텨주고 박유진이 방패로 막아주는 동안 루아는 원거리에서 계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개체의 코어 위치를 파악하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이 솔로보다 길었다. 정확도가 올라갔다. 반면 발사 타이밍이나 방향을 파티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추가됐다. 이 전달 속도가 파티 효율의 핵심이었다.

루아는 파티 통신 코드를 이강혁에게 제안했다. 게이트 안에서 말 대신 짧은 신호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군에서 쓰던 전술 통신 코드를 응용했다. 코어 위치 방향을 시계 방향 숫자로 표현했다. 열두 시 방향이 정면. 세 시가 우측. 여섯 시가 후방. 아홉 시가 좌측. 루아가 말하면 이강혁이 그 방향으로 압박을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이강혁이 이 코드 체계를 한 번 보더니 말했다. 군에서 쓰는 방식이네요. 루아가 말했다. CCT 전술 통신을 응용했습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파티원들한테 공유하겠습니다. 사흘 후 의뢰에서 써보겠어요. 루아는 코드 정리본을 파티 스터디 자료로 만들었다. 에테르 탄도학 파티 적용 첫 단계였다.

강도윤이 연락을 해왔다. 이번엔 식사 자리였다. 파티원 이강혁, 이서준, 박유진과 강도윤이 함께였다. 자리에서 이강혁이 루아의 에테르 탄도학 파티 적용 코드 이야기를 꺼냈다. 강도윤이 관심을 보였다. 자기 파티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루아가 말했다. 원거리 딜러가 있으면 적용 가능합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저는 지원형인데 코어 위치 방향을 알면 버프 효과를 코어 쪽에 집중할 수 있어요. 루아는 그 활용법을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새로운 응용이었다.

두 달째 의뢰를 하면서 루아는 헌터 생활 루틴이 자리를 잡았다는 걸 느꼈다. 오전 의뢰 준비, 낮 의뢰 수행, 저녁 데이터 정리, 밤 탄도 노트 업데이트. 이 사이클이 반복됐다. 반복이 익숙해지면 에너지 소모가 줄었다. 루틴이 자리 잡히면 생각의 여유가 생겼다. 루아는 여유가 생긴 시간에 에테르 탄도학의 다음 단계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코어 위치 계산 정밀화, 드워프 기술 접목, 파티 통신 체계. 방향들이 점점 구체화됐다.

파티 통신 코드 첫 실전 적용이 있었다. B급 게이트에서 이강혁이 코드를 사용했다. 이강혁이 두 시라고 말했다. 루아는 즉각 총구를 오른쪽으로 이십 도 이동했다. 이강혁이 개체 두 시 방향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의미였다. 루아는 그 방향으로 집중 관통형을 발사했다. 명중. 이강혁이 말했다. 됩니다. 루아가 말했다. 됩니다. 두 음절씩의 교환이 파티 전술을 효율화했다.

강도윤이 파티 스터디에서 코드 체계를 자기 파티에도 적용하고 싶다고 다시 요청했다. 이번엔 구체적인 방식을 제안했다. 코어 방향 코드 외에 파티원 상태 코드도 추가하면 어떻겠냐고. 부상 여부, 마나 고갈 여부를 한 글자 코드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루아는 이 제안이 좋다고 생각했다. 에테르 탄도학 파티 통신 체계 확장판이었다. 강도윤과 함께 코드 체계 확장 버전을 만들었다.

진현이 확산 강화형 탄종 세 번째 버전을 완성했다. 두 번째 버전보다 탄착 충격이 이십 퍼센트 올라가면서 확산 범위는 유지됐다. 루아가 원했던 확산과 관통력 동시 향상이었다. 진현이 말했다. 드워프 두 번째 부품 분석이 도움이 됐어요. 에테르 집중 방출 원리를 탄종에 부분 적용했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드워프 기술이 벌써 탄종에 반영됐군요. 진현이 말했다. 아직 기초만요. 제대로 배우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솔로 의뢰에서 루아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는 단순히 클리어가 아니었다. 각 의뢰에서 새 데이터를 하나 이상 얻는 것이었다. 오늘 의뢰에서는 삼림형 FW-4를 처음 만났다. FW-3보다 크고 빨랐다. 코어 위치가 달랐다. 복부에서 견갑 방향이었다. 빠른 이동 시 추진 중심이 달라졌다. 루아는 노트에 FW-4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같은 삼림형이지만 등급이 올라가면 코어 위치 패턴이 달라졌다. 이 차이가 B급 대응이 어려운 이유였다.

이달 총 수입을 계산했다. 솔로 C급과 B급 파티 병행으로 이달 순수입이 군 월급의 두 배를 넘었다. 루아는 이 수입의 일부를 재투자 계획에 배정했다. 총기 두 번째 에테르 업그레이드. 드워프 기술 배우기 위한 준비 비용. 에테르 반응 측정기 소모품 교체. 이 세 가지가 다음 달 지출 계획이었다. 투자를 계속할수록 효율이 올라갔다. 루아는 이 사이클이 가속되고 있다고 느꼈다.

강도윤이 두 번째 의뢰 브리핑에서 새로운 제안을 했다. 솔로 의뢰 기록을 별도 파일로 관리하고 파티 의뢰 기록과 분리하면 각 방식의 효율성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루아는 이 제안이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노트에 수기로 정리하고 있었지만 디지털 파일로 분리하면 패턴 파악이 훨씬 빨라질 것이었다. 그날 저녁 루아는 노트북을 열고 솔로 의뢰 기록 스프레드시트를 새로 만들었다.

스프레드시트 항목은 의뢰 날짜, 게이트 등급, 개체 유형, 사용 탄종, 명중률, 처리 시간, 총 소모 탄수, 비용, 수입으로 구성했다. 지난 두 달간의 기록을 소급해서 입력했다.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루아는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오전 의뢰보다 오후 의뢰에서 명중률이 약간 낮았다. 피로도 영향인지 빛 방향 차이인지 알 수 없었지만 변수로 기록해뒀다.

진현에게 탄종 v3 성능 보고서를 보냈다. 두 달간 실전 사용 데이터였다. 에테르 집중 관통형 탄종이 마나 방어막 개체에 대해 평균 이십삼 퍼센트 효율이 향상됐다는 수치였다. 진현이 빠르게 답장했다. 루아씨 데이터가 이번 탄종 개선에 직접 반영됐어요. v4 초안 만들었는데 이번 주 테스트 가능할까요? 루아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진현의 연구가 루아의 전투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었다.

파티 내 역할 분담이 더 정교해졌다. 이강혁이 선봉과 근거리 컨트롤을 맡고, 이서준이 중거리 압박과 서포트를 맡았다. 박유진이 탐지와 정보 수집을 담당했다. 루아는 원거리 정밀 저격과 개체 우선순위 지정 역할을 맡았다. 이 네 역할이 맞물리자 의뢰 처리 시간이 평균 이십오 퍼센트 단축됐다. 루아는 파티 효율 데이터도 스프레드시트에 추가했다.

이강혁이 루아에게 말했다. 루아씨 원거리 지원 덕분에 우리 파티 사상자율이 제로야요. 지난 두 달 동안. 루아는 그 말의 무게를 느꼈다. 솔로로 싸울 때는 자신의 안전만 신경 쓰면 됐다. 파티에서는 동료의 안전이 자신의 책임이기도 했다. 루아는 원거리 포지션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사격은 같았지만 그 사격이 지켜야 하는 것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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