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32화 — 진현과 드워프 기술
진현 공방에 갔다. 진현이 문을 열자마자 말했다. 들어와요. 드워프 단조 부품 사진 더 있어요? 루아가 노트를 꺼내 사진을 보여줬다. 진현이 사진을 들여다봤다. 에테르 문양이 보였다. 진현이 말했다. 이게 드워프 에테르 각인 문양이에요. 에테르를 금속 결정 구조에 직접 새기는 기법입니다.
진현이 설명했다. 일반 에테르 코팅은 금속 표면에 에테르를 덧붙이는 방식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벗겨집니다. 드워프 단조는 달라요. 금속을 만들 때부터 에테르를 함께 녹여 넣습니다. 분리가 불가능해요. 에테르가 금속 자체의 일부가 되는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그러면 효과가 영구적입니까. 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현이 자신의 탄종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게 제가 만드는 탄종이에요. 에테르를 안에 넣어서 발사 시 방출되게 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탄이 하나쓰이고 나면 에테르도 사라져요. 드워프 단조 방식이라면 탄 자체에 에테르를 영구적으로 넣을 수 있어요. 한 번 만들어지면 쓸 때마다 에테르가 나오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루아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 지금 에테르 확산형 탄종은 한 번 쓰면 사라졌다. 비쌌다. 드워프 단조 방식으로 만들면 재사용이 가능해질 수도 있었다. 재사용이 가능한 에테르 확산 탄종.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고 사용 횟수가 늘었다. 이건 탄종 혁명이었다.
진현이 말했다. 하지만 드워프 단조 기술을 배우려면 드워프한테 직접 배워야 합니다. 책이나 자료로 익히는 게 아니에요. 이 기술은 장인 대 장인으로 전수되는 방식이에요. 루아가 말했다. 그 게이트 드워프와 통신할 방법을 찾으면 어떻습니까. 진현이 말했다. 그게 된다면 저는 배우러 갑니다.
루아와 진현이 같은 방향을 보게 됐다. 드워프와 소통하는 것이 다음 단계였다. 협회 분석이 끝나면 드워프 언어에 대한 단서가 나올 것이었다. 루아는 분석 결과를 진현에게도 공유하기로 했다. 진현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 협력이 한국 헌터 탄종 기술을 바꿀 수 있어요.
공방을 나오면서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의 범위가 또 넓어지는 걸 느꼈다. 처음엔 사격 각도 계산이었다. 그 다음은 탄종 선택 체계였다. 그 다음은 총기 시스템 통합이었다. 이제 드워프 단조 기술까지. 루아가 처음 헌터 등록을 할 때는 이런 방향이 보이지 않았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방향이 생겼다.
이틀 후 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드워프 에테르 단조 부품 분석 결과가 나왔다. 루아는 협회로 갔다. 담당 연구자가 보고서를 보여줬다. 부품의 에테르 문양은 에테르 증폭 패턴이었다. 총기의 에테르 채널에 연결하면 에테르 파동 출력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방사 범위도 확대된다. 이 부품의 제작 의도는 원거리 사격 지원 장비의 강화였다.
원거리 사격 지원. 드워프가 처음 루아의 총기를 봤을 때 알아봤던 이유가 있었다. 드워프도 원거리 지원 무기를 알고 있었다. 루아의 총기가 그 카테고리에 속한다는 걸 드워프가 파악했고 관련 부품을 줬다. 루아는 이 부품이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드워프가 의도적으로 루아에게 건넨 것이었다.
연구자가 말했다. 이 부품을 총기에 장착하면 에테르 반응 측정 기능이 생깁니다. 탄환이 에테르 방사에 반응해서 더 정확한 방향으로 유도될 수 있어요. 루아가 물었다. 에테르 반응 측정이요? 연구자가 말했다. 네. 이 부품이 일종의 에테르 탐지기 역할을 합니다. 코어에서 나오는 에테르 방사를 탄환이 추적하게 됩니다.
에테르 방사 추적 탄환. 루아는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에테르 탄도학에서 코어 역추적 정밀화. 루아가 노트에 미해결 항목으로 표시했던 것. 드워프 부품이 그 답이었다. 루아는 연구자에게 물었다. 부품 반환 받을 수 있습니까. 연구자가 말했다. 네, 기록 보존 조건으로 반환 가능합니다. 루아는 부품을 다시 받았다.
진현이 드워프 에테르 단조 기법의 핵심 원리를 설명할 때 루아는 단순히 듣지 않았다. 노트에 다이어그램을 그렸다. 에테르 각인 문양의 구조. 금속 결정 구조에 에테르가 들어가는 경로. 증폭 회로 패턴. 진현이 보더니 말했다. 루아씨 그림 실력이 있네요. 루아가 말했다. 군에서 지형 스케치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정밀도보다 빠른 기록이 목표였어요. 진현이 웃었다.
드워프 단조 기법에서 루아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부분은 에테르 주입 타이밍이었다. 금속이 가열돼 특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만 에테르가 결정 구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온도보다 낮으면 표면에만 머물렀다. 그 온도보다 높으면 에테르가 불안정해졌다. 정확한 온도와 타이밍이 필요했다. 이 정밀함이 드워프 단조 기법의 어려움이었다. 진현이 말했다. 에테르 흐름을 손으로 느끼는 사람만 할 수 있어요. 측정 장비로 대체 불가합니다.
루아는 에테르 흐름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드워프 부품이 장착된 총기를 쥘 때 에테르 채널 활성화 시 미세한 진동이 전달됐다. 그 진동이 에테르 흐름이었다. 각성 이후 에테르 감각이 생겼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드워프 부품이 그 감각을 증폭시킨 것이었다. 루아가 에테르를 느끼는 수준이 일반 C급 헌터보다 강한 편이라는 것도 이때 알았다.
진현과의 대화에서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과 드워프 단조 기법의 연결점을 생각했다. 에테르 탄도학은 에테르 흐름을 읽고 계산하는 방법론이었다. 드워프 단조는 에테르를 금속에 새기는 기술이었다. 두 가지 모두 에테르를 이해하는 것이 기반이었다. 루아가 에테르 탄도학을 통해 쌓은 에테르 이해가 드워프 단조 기술 습득에 기반이 될 것이었다. 그루민이 에테르 흐름을 느끼는 자에게 기술을 보여준다고 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공방에서 나오면서 진현이 말했다. 드워프 기술을 배울 기회가 생기면 꼭 같이 들어가고 싶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다음 방문에 초대하겠습니다. 진현이 말했다. 저는 탄종 기술자지만 드워프 단조 기법을 배우면 에테르 탄도학 탄종 개발 방향이 완전히 바뀔 수 있어요. 드워프 단조로 만든 탄종은 소모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재사용 탄종. 진현이 말했다. 그게 목표입니다.
루아는 집에 돌아와 에테르 탄도학 노트에 새 항목을 만들었다. 드워프 단조 연계 탄종 개발. 아직 가설 단계였다. 하지만 방향이 생겼다. 현재 탄종은 소모형이었다. 에테르를 넣어 발사하면 에테르가 소모됐다. 드워프 단조로 에테르를 금속 결정 구조에 영구적으로 새기면 발사 후에도 에테르가 남았다. 재사용이 가능했다. 탄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루아는 이 방향이 실현되면 헌터 탄종 시장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현이 드워프 각인 문양 연구를 진척시키면서 루아에게 새 탄종 시제품을 가져왔다. 각인 문양 기초를 탄두 표면에 응용한 것이었다. 완전한 드워프 단조는 아니었지만 원리를 응용한 수준이었다. 진현이 말했다. 탄착 순간 에테르 집중 방출과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설계했습니다. 기존 이단 전술을 탄 한 발로 처리하는 것이에요. 루아가 말했다. 사격장에서 테스트해보겠습니다.
사격장에서 시제품 탄종을 사용했다. 마나 코어 시뮬레이션 표적에 쐈다. 탄착 순간 에테르 파동이 방사되면서 동시에 관통이 이뤄졌다. 두 효과가 하나의 탄에서 나왔다. 기존 이단 전술에서 두 발이 필요했던 것이 한 발로 됐다. 진현이 결과를 보고 말했다. 방향은 맞아요. 하지만 에테르 집중 방출 세기가 약합니다. 드워프 부품처럼 완전한 각인이 아니라서요. 루아가 말했다. 그루민에게 직접 배우면 달라질 겁니다.
이강혁 파티가 공식 파티 등록을 했다. 협회에 파티원 명단과 전술 특성을 등록하는 것이었다. 루아는 원거리 에테르 탄도학 전문이라고 기재됐다. 협회 담당자가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등록된 스킬 체계인지 물었다. 루아가 말했다. 현재 연구 개발 중인 방법론입니다. 담당자가 말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면 협회에서 공식 인정을 추진할 수 있어요. 루아는 협회 공식 인정이 에테르 탄도학을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다는 걸 생각했다.
에테르 탄도학을 파티 훈련에 체계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매주 스터디 전에 루아가 이론 설명을 하고 의뢰 후에 실전 피드백을 공유했다. 이강혁이 말했다. 루아씨 설명을 듣고 나서 개체를 보는 방식이 바뀌었어요. 개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게 되더라고요. 루아가 말했다. 에테르 탄도학이 혼자 쓰는 기술이 아니라는 게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서준이 말했다. 진작에 공개했어야 했어요. 루아가 말했다.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이서준이 웃었다.
강도윤이 에테르 탄도학을 배워서 자기 지원 스킬에 응용하고 있다고 했다. 버프를 쓸 때 코어 방향을 계산해서 해당 방향에 버프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방식이었다. 강도윤이 말했다. 효율이 삼십 퍼센트 올라간 것 같아요. 루아가 말했다. 정확히 측정하면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에테르 탄도학 지원 버전을 제가 만들어볼게요. 루아가 말했다. 그게 에테르 탄도학 확장판이 되겠네요. 두 사람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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