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37화

C급 의뢰 40건을 넘겼다. 노트 첫 페이지에 적어둔 목표였다. 5월에 시작해서 지금 8월이었다. 세 달 만의 달성이었다. 루아는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50건이 목표였고 40건은 경유지였다. 하지만 40건의 데이터가 쌓였다는 건 다른 의미가 있었다. 루아는 스프레드시트를 열고 40건의 데이터를 전체적으로 정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가 흥미로웠다. 처음 10건과 최근 10건의 처리 시간 차이가 평균 삼십오 퍼센트였다. 명중률은 첫 10건 평균 칠십팔 퍼센트에서 최근 10건 평균 구십이 퍼센트로 향상됐다. 탄 소모량은 반으로 줄었다. 숫자로 보면 성장이 명확했다. 루아는 이 성장 곡선이 자신의 에테르 탄도학 학습 속도와 일치한다는 걸 알았다. 이론이 실전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이강혁이 파티 의뢰 일정을 잡으면서 말했다. 루아씨, 이제 B급 의뢰 단독 참여 어때요? 파티원이 아니라 독립 계약 포지션으로. 루아가 물었다. 차이가 뭔가요. 이강혁이 설명했다. 파티원은 수익을 분배하지만 독립 계약은 의뢰 수수료 별도로 받아요. 총기 지원 역할로 계약하면 루아씨한테 더 이득이에요. 루아는 이 제안을 고려해봤다. B급 경험과 수익 구조 양쪽에서 유리했다.

독립 계약 포지션으로 전환하기 전에 B급 의뢰를 더 경험해보기로 했다. 이강혁과 파티 의뢰를 세 건 더 진행했다. 각 의뢰에서 루아의 원거리 포지션 기여도를 의식적으로 측정했다. 파티 전체 처리 시간 중 루아의 사격 지원으로 단축된 시간 비율을 계산했다. 첫 번째 의뢰 이십이 퍼센트, 두 번째 이십팔 퍼센트, 세 번째 삼십일 퍼센트였다. 기여도가 상승하고 있었다.

사격장에서 드워프 에테르 감각 훈련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사격 전 에테르를 총기 채널에 집중시키는 시도를 했다.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열 번 이상 시도했을 때 미세하게 다른 느낌이 왔다.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 총기 안에서 흐름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확실하지 않았다. 착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 명중률이 평소보다 이 퍼센트 높았다는 건 기록으로 남겼다.

진현 공방에 들러 드워프 합금 샘플 가능성을 물었다. 진현이 말했다. 그루민씨가 샘플을 줄 수 있다면 탄두 에테르 채널 재설계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요. 탄종 v5 컨셉을 벌써 구상 중이에요. 루아는 진현의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진현은 항상 다음 단계를 보고 있었다. 루아가 실전 데이터를 가져오면 진현은 그것을 소재로 새로운 탄종을 설계했다. 이 순환이 두 사람 모두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었다.

강도윤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종족 교류 헌터 등록이 완료됐다고 했다. 협회 데이터베이스에 루아의 이름이 올라갔다. 강도윤이 말했다. 이제 이종족 관련 특수 의뢰 공지가 루아씨한테 먼저 가요. 대부분 고난도지만 수익이 높아요. 루아는 고마웠다. 강도윤이 작은 행정 절차 하나를 통해 루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파티 지원 이상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할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외할머니 박정순이었다. 잘 지내지? 밥은 먹고 다니니. 루아는 짧게 답했다. 잘 지내고 있어요. 밥도 잘 먹어요. 할머니가 다시 보냈다. 우리 루아 항상 응원해. 루아는 잠시 폰을 내려다봤다. 군에 있을 때도 할머니는 항상 이런 문자를 보냈다. 짧고 단순하지만 진심이 담긴 것들. 루아는 가족의 응원이 자신에게 예상보다 큰 힘이 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저녁에 에테르 탄도학 노트 두 번째 챕터를 시작했다. 첫 챕터는 기초 공식이었다. 두 번째 챕터는 드워프 단조 기술과의 접점이었다. 에테르 흐름 제어 개념. 금속 에테르 도전율. 채널 소재 영향. 아직 배운 내용이 적었지만 이 챕터가 향후 노트에서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루아는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나눠서 정리했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았다. 그건 공부할 것이 많다는 의미였다.

C급 의뢰 41건을 진행한 게이트에서 에테르 농도가 유독 높은 구역이 있었다. 루아는 이 구역에서 에테르 채널 집중 사격 효율이 더 높아지는 걸 느꼈다. 에테르 농도가 높으면 총기 채널 집중도가 강화되는 것이었다. 루아는 이 상관관계를 노트에 기록했다. 에테르 농도 변수를 탄도 계산에 추가할 필요가 있었다. 기존 공식에 없던 변수였다. 진현에게 이 발견을 공유했다. 진현이 말했다. 에테르 농도 보정 계수를 탄도 공식에 추가하면 더 정밀해질 거예요.

에테르 농도 보정 계수 계산 방법을 개발했다. 사격장에서 에테르 측정기를 사용해 농도를 측정하고 그 농도에 따른 탄도 변화를 실험했다. 표준 농도 대비 이십 퍼센트 높은 환경에서 명중률이 삼 퍼센트 향상됐다. 이십 퍼센트 낮은 환경에서 이 퍼센트 저하됐다. 루아는 이 데이터로 보정 계수 공식의 초안을 만들었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지만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생겼다.

C급 43건에서 처음으로 단독형 고위력 B급 개체와 조우했다. C급 게이트 내에 이질 개체가 침입한 케이스였다. 루아는 즉시 후퇴하지 않았다. 포지션을 높은 곳으로 이동시켰다. 거리를 확보했다. 개체의 이동 패턴을 관찰했다. 마나 방어막 두 겹. 빠른 이동. 루아는 v4 탄종으로 교체했다. 방어막 제거 순서를 계산했다. 첫 번째 방어막 제거에 두 발. 두 번째 방어막 제거에 세 발. 코어 사격 두 발. 총 일곱 발. 처리 완료.

처음으로 단독으로 B급 상당 개체를 처리한 경험이었다. 루아는 의뢰 완료 후 이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개체 특성. 포지션 선택 이유. 탄종 교체 타이밍. 발수. 결과. 이 기록이 B급 승급 심사 서류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었다. 루아는 이 예상치 못한 조우가 오히려 좋은 실전 데이터가 됐다고 생각했다. 모든 의뢰에서 배울 것이 있었다.

이강혁이 연락했다. 다음 주 B급 게이트 의뢰가 기존 것보다 규모가 크다고 했다. 파티 전원이 참가하는 의뢰였다. 루아는 이 의뢰에서 ETA-1 탄종을 처음 실전에서 사용하기로 계획했다. 진현이 ETA-1 탄종 이십 발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루아는 기존 v4 탄종 이십 발과 ETA-1 이십 발을 같이 챙길 계획을 세웠다. 두 탄종 비교 데이터를 같은 의뢰에서 얻을 수 있었다.

강도윤이 이강혁 파티 의뢰 기록을 정리하면서 루아에게 데이터를 공유했다. 루아 합류 전후 파티 의뢰 효율 비교였다. 의뢰 처리 시간 이십삼 퍼센트 단축. 파티원 부상 빈도 제로. 의뢰 성공률 구십팔 퍼센트 이상 유지. 강도윤이 말했다. 이 데이터를 루아씨 B급 승급 심사 서류에 참고 자료로 추가하면 좋겠어요. 루아는 이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파티 기여도가 개인 능력 증명의 일부였다.

에테르 탄도학 노트 두 번째 챕터에 에테르 농도 보정 계수 공식을 추가했다.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서 검증이 필요했지만 이론 구조는 완성됐다. 진현에게 이 공식을 보냈다. 진현이 말했다. 탄도 계산에 에테르 농도 변수를 추가한 건 처음 보는 접근이에요. 논문으로 쓰면 인용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루아는 논문 생각은 없다고 했다. 진현이 말했다. 나중에 생각이 바뀔 거예요. 루아는 그것이 너무 먼 이야기 같았다. 지금은 실전이 먼저였다.

드워프 에테르 유연성 훈련을 사격 전 루틴에 완전히 포함시켰다. 사격장에 도착하면 먼저 에테르를 넓게 분산시키는 연습을 오 분 했다. 그 다음 집중으로 전환. 이 과정이 사격 준비 단계가 됐다. 루아는 이 루틴이 군에서 사격 전 숨 고르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았다. 신체와 에테르를 함께 최적 상태로 만드는 준비 과정이었다. 명중률 데이터가 이 루틴 도입 후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었다.

사격장 직원이 루아에게 물었다. 사격 전에 항상 뭔가 하시는 것 같은데, 특별한 준비 과정이 있으세요? 루아가 말했다. 에테르 감각 조정을 해요. 사격 성능에 영향을 줍니다. 직원이 관심 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에테르 탄도학 하시는 분이에요? 루아가 그렇다고 했다. 직원이 말했다. 이 사격장에서 에테르 탄도학을 전문으로 연구하시는 분은 처음 본 것 같아요. 루아는 짧게 웃었다. 아직 연구 중이에요.

저녁에 이 달 의뢰 수입을 정리했다. 솔로 의뢰 수입. 이강혁 파티 독립 계약 수입. 두 카테고리 합산. 헌터 활동 시작 이래 월 최고 수입이었다. 루아는 이 수입을 세 가지로 나눴다. 생활비. 장비 투자. 저축. 장비 투자 항목에는 드워프 합금 작업 비용과 ETA-1 탄종 연구 지원비가 있었다. 투자 규모가 수입의 삼십 퍼센트였다. 루아는 이 비율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투자가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