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39화
이강혁과 독립 계약 포지션 전환을 정식으로 합의했다. 이제 루아는 파티원이 아니라 계약 원거리 지원자였다. 수익 구조가 달라졌다. 의뢰 한 건당 고정 수수료가 들어왔다. 파티 분배 비율보다 확실히 높았다. 루아는 수입 관리 노트에 새 항목을 추가했다. 독립 계약 수입. 솔로 의뢰 수입. 이 두 카테고리가 이제 주 수입원이었다.
독립 계약 첫 의뢰였다. B급 게이트 안에서 이강혁 파티가 중앙 개체를 공략하는 동안 루아가 외곽 군집을 통제했다. 단독으로 외곽을 맡는 건 처음이었다. 파티 전술에서 벗어나 자신의 판단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세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하는 개체들을 봤다. 루아는 가장 빠르게 이동하는 개체를 먼저 처리했다. 파티 코어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게 우선이었다.
외곽 통제 중에 예상치 못한 B급 개체가 나타났다. 마나 방어막이 두 겹인 변이형이었다. 기존 v3 탄종으로 첫 발을 쐈다. 방어막 한 겹이 제거됐다. 두 번째 발. 관통이 됐지만 개체가 사라졌다. 루아는 순간 판단했다. 근처 지형지물 뒤로 이동한 것이었다. 루아는 예측 경로를 계산하고 탄도를 조정했다. 개체가 지형 모서리를 돌아 나오는 순간 발사. 명중. 처리 완료.
이강혁이 의뢰 후 말했다. 외곽 통제 완벽했어요. 이제 루아씨 없으면 이 파티 운영이 어렵겠는데. 루아는 그 말이 칭찬이 아니라 현실 평가라는 걸 알았다. 외곽 위협을 처리하면서 파티 코어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이강혁 파티의 기동 효율이 이십 퍼센트 올라간 수치가 나왔다. 독립 계약이 파티와 루아 양쪽에게 더 나은 구조라는 게 첫 의뢰에서 증명됐다.
박유진이 루아에게 따로 연락했다. 루아씨, 에테르 탐지 관련해서 물어봐도 돼요? 박유진은 탐지 전문 헌터였다. 에테르 흐름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었다. 루아가 말했다. 물론이죠. 박유진이 물었다. 루아씨 사격 전에 에테르 패턴이 바뀌는 게 느껴져요. 어떻게 하는 거예요? 루아는 드워프 단조 수업에서 배운 에테르 채널 집중 방법을 설명했다. 박유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드워프한테 직접 배우고 있는 거예요?
박유진이 드워프에게 관심을 보였다. 에테르 탐지와 에테르 흐름 제어가 연결된다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루아는 그루민이 다른 인간에게도 가르쳐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박유진이 고마워했다. 이 인연이 나중에 박유진이 파티의 탐지 능력을 한 단계 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루아는 자신이 드워프와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서준이 의뢰 후 저녁을 먹자고 했다. 네 명이 식당에 모였다. 파티 결성 이후 처음 있는 회식 같은 자리였다. 이강혁이 말했다. 우리 파티 이제 진짜 팀이 된 것 같아요. 이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처음엔 임시 조합 같았는데. 박유진이 말했다. 루아씨 합류 전후가 확실히 달라요. 루아는 조용히 듣다가 말했다. 저도 파티 덕분에 B급 데이터를 빠르게 쌓고 있어요. 서로 이득인 거죠. 모두가 웃었다.
귀가 후 루아는 이 파티가 단순한 의뢰 동반자 이상이 되고 있다는 걸 생각했다. 처음엔 B급 데이터 수집이 목적이었다. 지금은 이 사람들과 함께 싸우는 것 자체에 의미가 생기고 있었다. 군에서 분대원들과 함께할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다. 신뢰가 쌓이면 효율이 올라갔다. 효율이 올라가면 더 어려운 걸 해낼 수 있었다. 루아는 내일도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들었다.
독립 계약 포지션으로 전환한 후 세 번째 의뢰가 있었다. 이강혁 파티와 B급 복합형 게이트였다. 이번에는 게이트 안 지형이 도심 폐허 형태였다. 건물 잔해가 있는 지형에서 원거리 저격은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 루아는 잔해를 이용한 이동식 포지션을 설정했다.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두세 포지션을 번갈아 사용하며 개체 위치를 혼란시키는 방식이었다. 군에서 훈련받은 저격수 이동 전술이었다.
이동식 포지션 전술이 처음으로 실전에서 빛을 발했다. 루아가 첫 번째 개체를 처리하고 포지션을 이동하자 개체들이 처음 위치로 집중했다. 루아는 두 번째 포지션에서 집중하는 개체들을 사격했다. 예측대로 개체들이 혼란을 보였다. 이강혁이 통신으로 말했다. 개체들이 루아씨 위치를 못 찾고 있어요. 계속 움직여요. 루아는 세 번째 포지션으로 이동했다. 개체 처리가 가속됐다.
의뢰 후 이강혁이 이동식 포지션 전술을 파티 전술 매뉴얼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원거리 지원자가 고정 포지션에 있으면 개체가 적응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했다. 루아가 말했다. 군에서 저격수는 한 자리에 오래 있지 않아요. 이강혁이 말했다. 헌터 원거리 포지션이 군 저격 전술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자리라는 게 루아씨를 보면 느껴져요. 루아는 군 경험이 헌터 활동에서 계속 자원이 된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박유진이 에테르 탐지 정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루아가 설명해준 에테르 집중 방법을 탐지 방식에 응용했다고 했다. 에테르를 집중해서 수용하면 탐지 반경은 줄지만 탐지 세밀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대로 에테르를 분산하면 반경은 늘지만 세밀도가 낮아졌다. 이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전환하는 방식이 드워프 에테르 유연성 개념과 같았다. 박유진이 말했다. 루아씨가 드워프한테 배운 게 여기서도 써먹히네요.
이서준이 루아에게 연락했다. 새로운 제안이었다. 이서준의 지인 중 원거리 헌터 지망생이 있는데 루아씨 사격 훈련 방식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했다. 루아는 거절했다. 아직 자신의 방식이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고 남을 가르칠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이서준이 말했다. 알겠어요. 나중에 또 여쭤볼게요. 루아는 이 거절이 맞다고 생각했다. 가르치는 것은 방식이 완성된 후의 일이었다.
에테르 유연성 훈련이 한 달을 넘겼다. 이제 집중과 분산 전환이 의식적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됐다. 루아는 이 변화를 사격 데이터로 확인했다. 에테르 집중 상태와 유연 상태를 번갈아 사용하는 혼합 사격 방식에서 명중률이 구십사 퍼센트를 유지했다. 이전에는 집중 상태에서만 이 수치가 나왔다. 유연성이 더해지면서 사격 방식의 폭이 넓어졌다. 루아는 그루민의 교습이 단순한 단조 기술을 넘어 에테르 제어 전반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강도윤이 드워프 합금 공식 거래 채널이 열렸다고 알렸다. 협회를 통한 이종족 자원 거래 절차가 마련됐다고 했다. 루아가 그루민에게 정식으로 합금 거래를 요청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었다. 강도윤이 말했다. 처음 거래라서 소량부터 시작하겠지만 관계가 쌓이면 정기 거래로 발전할 수 있어요. 루아는 이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걸 알았다. 그루민과의 신뢰가 제도적 틀로 보완되는 것이었다.
이강혁 파티 전체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번에는 이강혁이 자신이 좋아하는 식당을 예약했다. 루아는 파티원들이 각자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됐다. 이강혁은 현실적이고 전략적이었다. 이서준은 밝고 적극적이었다. 박유진은 관찰력이 뛰어나고 차분했다. 루아는 자신이 이 세 사람과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 각자 다른 방식이었지만 의뢰에서 서로 신뢰했다. 그것이 팀의 기반이었다.
식사 후 이강혁이 조용히 루아에게 말했다. 루아씨, 우리 파티 정식 계약서 작성하는 게 어때요? 지금은 의뢰별 계약이지만 파티 정식 멤버로 등록하면 더 안정적인 구조가 돼요. 루아가 말했다. 생각해볼게요. 이강혁이 말했다. 강제는 아니에요. 하지만 루아씨가 우리 파티에 오래 있길 바란다는 건 말해두고 싶었어요. 루아는 이 말이 단순한 파트너십 제안이 아니라 신뢰 표현이라는 걸 알았다. 루아는 진심으로 고려해보기로 했다.
귀가 후 루아는 파티 정식 멤버 등록의 의미를 생각했다. 솔로 의뢰와 독립 계약을 병행하는 지금 구조가 루아에게 유연성을 줬다. 정식 멤버 등록은 그 유연성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파티와의 신뢰가 깊어지면 더 도전적인 의뢰를 함께 할 수 있었다. 루아는 결정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B급 활동을 더 쌓고 드워프 기술과 ETA 탄종이 더 발전한 후에 판단하는 것이 맞았다. 모든 결정에는 적절한 때가 있었다.
이강혁이 파티 전술 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 의뢰 데이터를 분석해서 파티 약점을 찾는 목적이었다. 루아가 데이터를 공유했다. 이강혁이 정리했다. 루아의 탄종 교체 시 이 초에서 사 초 사이의 공백이 근거리 파티원에게 압박이 됐다. 이 공백을 이서준이 커버하는 전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루아가 탄종 교체를 시작하면 이서준이 전방으로 이동해 잠시 커버. 교체 완료 후 이서준 복귀. 루아는 이 조정이 파티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파티 전술 회의 후 이서준이 루아에게 말했다. 루아씨가 데이터를 공유해줘서 회의가 구체적으로 됐어요. 다른 파티들은 이런 방식으로 회의를 안 해요. 루아가 말했다. 데이터가 있어야 개선점이 보여요. 이서준이 말했다. 루아씨 방식이 파티 전체에 좋은 문화가 된 것 같아요. 우리도 각자 의뢰 후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거든요. 루아는 자신의 습관이 파티에 퍼진 것이 예상 밖이었다. 나쁜 방향은 아니었다.
이강혁 파티 공식 등록 절차가 시작됐다. 강도윤이 협회 파티 등록 서류를 준비해줬다. 파티 명칭은 나중에 정하기로 하고 우선 네 명의 헌터 번호로 파티 결성 신청을 했다. 강도윤이 말했다. 파티 등록이 되면 공동 의뢰 수익 정산이 공식화돼요. 그리고 파티 실적이 개인 실적과 별도로 누적돼요. 루아는 파티 실적 누적이 나중에 A급 도전 시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걸 알았다. 강도윤이 항상 현재보다 다음 단계를 보는 시각으로 일 처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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