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41화
그루민과 세 번째 만남이었다. 이번에는 실제 단조 실습이 있었다. 그루민이 작은 단조 도구 세트를 준비했다. 드워프 고유 형태의 망치와 집게였다. 인간 도구보다 작고 정밀했다. 그루민이 말했다. 오늘은 에테르를 금속에 주입하는 기초를 가르칠 거야. 큰 기술이 아니야. 하지만 이게 전부의 기초야. 한종일이 통역했다.
첫 실습 재료는 작은 금속 봉이었다. 드워프 합금이 아닌 일반 금속이었다. 그루민이 말했다. 처음엔 일반 금속으로 해. 에테르 반응을 느끼는 게 먼저야. 루아는 금속 봉을 집었다. 에테르를 손에 모으는 것은 사격 훈련에서 이미 연습했다. 손에서 에테르가 모이는 느낌은 알고 있었다. 그루민이 말했다. 이제 그 에테르를 금속으로 밀어넣어.
처음 시도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금속은 냉정하게 그대로였다. 에테르가 금속 표면에서 튕겨나가는 것 같았다. 그루민이 말했다. 강하게 밀면 안 돼. 흐르게 해. 강이 바위를 뚫는 건 힘이 아니라 방향이야. 루아는 자세를 바꿨다. 밀지 않고 에테르가 금속 표면을 따라 흐르도록 시도했다. 세 번째 시도에서 미세하게 달랐다. 금속이 약간 따뜻해지는 느낌이 왔다.
그루민이 루아의 손을 잠깐 보더니 말했다. 됐어. 느꼈지? 루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루민이 말했다. 금속이 따뜻해진 게 에테르가 들어간 거야. 이제부터 그 느낌을 반복하는 거야. 천 번. 만 번. 반복이 제어가 되면 구조를 바꿀 수 있어. 루아는 이 원리가 에테르 탄도학의 채널 이론과 같다는 걸 알았다. 에테르를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 사격에서든 단조에서든 같은 원리였다.
실습 중에 그루민이 루아의 에테르 특성에 대해 말했다. 넌 에테르가 날카로워. 집중력이 높아. 하지만 유연성이 부족해. 금속 단조에서는 날카로움보다 유연함이 더 중요해. 한종일이 통역했다. 루아는 이 말을 군 훈련 피드백처럼 받아들였다. 강점은 살리되 약점을 보완하라. 에테르 유연성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했다. 루아는 노트에 적었다. 에테르 유연성 훈련 방법 확인 필요.
실습이 끝난 후 한종일에게 물었다. 그루민이 에테르 유연성이라고 할 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한종일이 생각했다가 답했다. 제가 드워프 기술 용어를 완벽하게 번역하긴 어렵지만, 에테르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아요. 고체처럼 집중시키기도 하고 물처럼 흘리기도 하는 것. 루아는 이 개념이 탄종 설계와 연결된다는 걸 직감했다. 진현에게 이 개념을 공유해야 했다.
귀가 후 진현에게 연락했다. 에테르 유연성 개념을 설명했다. 진현이 말했다. 그게 탄종 에테르 파동에도 적용될 수 있어요. 집중형 탄종은 에테르가 날카로운 상태예요. 확산형 탄종은 유연한 상태예요. 둘을 전환할 수 있다면 탄종 하나로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루아는 이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탄종이 상황에 따라 관통형과 확산형을 전환한다. 이건 의뢰 효율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개념이었다.
다음 실습까지 에테르 유연성 훈련을 매일 하기로 했다. 방법은 단순했다. 손에서 에테르를 모은 뒤 의도적으로 형태를 바꾸는 것. 날카롭게 집중시켰다가 퍼뜨리는 것. 퍼뜨렸다가 다시 모으는 것. 루아는 사격 훈련 전에 이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에테르를 집중하는 건 익숙했지만 의도적으로 유연하게 만드는 건 다른 감각이었다. 루아는 군에서 처음 저격 훈련을 시작할 때가 생각났다. 낯선 것은 반복이 해결했다.
다섯 번째 드워프 수업 후 에테르 주입 재현율을 측정했다. 루아 혼자 연습한 결과였다. 철제 막대 열 개에 연속으로 에테르를 주입했다. 여덟 개 성공. 재현율 팔십 퍼센트. 그루민이 말한 기초 완성 조건에 근접하고 있었다. 루아는 이 수치를 다음 수업에서 그루민에게 보고할 계획이었다. 재현율이 목표에 도달하면 합금 샘플 획득과 더 심화된 단조 기술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루민이 이번 수업에서 새로운 기법을 가르쳤다. 에테르를 주입한 후 방향을 제어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에테르를 금속에 넣는 것을 넘어 그 에테르가 금속 안에서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조종하는 기술이었다. 한종일이 통역했다. 그루민이 시연했다. 금속 봉에 에테르를 주입한 후 손가락으로 방향을 지시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금속 봉의 에테르 반응이 달라졌다. 루아는 이 기법이 채널 구조 단조의 핵심이라는 걸 직감했다.
방향 제어 기법 첫 시도는 실패했다. 에테르를 주입하는 것까지는 됐지만 방향 제어가 되지 않았다. 그루민이 말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래. 에테르를 넣은 다음에 잡아당기는 느낌을 찾아. 밀어 넣는 게 아니라 당기는 거야. 루아는 이 개념을 즉시 이해했다. 에테르를 밀어서 주입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당기면 에테르가 그 방향으로 흐른다. 두 번째 시도에서 미세하게 느껴졌다.
에테르 방향 제어 훈련을 매일 추가했다. 루아는 이 훈련이 에테르 유연성 훈련과 연결된다는 걸 알았다. 유연성이 있어야 방향 제어가 가능했다. 딱딱하게 집중된 에테르는 방향을 바꾸기 어려웠다. 부드럽게 흐르는 에테르는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 루아는 그루민의 모든 교육이 하나의 원리로 연결된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다. 에테르 탄도학도 같았다. 기초가 복잡해 보여도 결국 하나의 원리였다.
진현이 방향 제어 개념을 들은 후 흥분했다. 에테르 방향 제어를 탄두 내부 채널에 적용하면 탄종 내 에테르 경로를 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기존 ETA-1은 고정 나선 채널 구조였다. 방향 제어 개념이 적용되면 사격자의 에테르 제어에 따라 나선 방향이 달라지는 탄종이 가능했다. 진현이 말했다. 이건 ETA-2 컨셉이에요. 루아씨, 방향 제어 기술이 완성되면 바로 같이 개발 들어가요.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도윤이 책 인터뷰 두 번째 세션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드워프 기술 연구 부분이 주제였다. 루아는 이번에도 동의했다. 한종일에게 통역 관련 내용이 포함돼도 괜찮은지 확인했다. 한종일이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단 그루민씨 부분은 그루민씨 동의가 필요해요. 루아가 말했다. 그루민에게 여쭤볼게요. 한종일이 말했다. 좋아요. 이 연구가 기록으로 남으면 이종족 기술 교류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거예요.
의뢰 중에 에테르 방향 제어를 실험해봤다. 사격 직전 에테르를 채널로 주입할 때 방향을 앞으로 당기는 시도였다. 탄종이 나가는 방향으로 에테르를 먼저 끌어당기는 것이었다. 아직 완전히 체화되지 않아서 반쯤만 의식적으로 됐다. 하지만 그날 명중률이 구십오 퍼센트를 찍었다. 개인 기록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방향 제어가 완성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됐다.
이강혁에게 파티 정식 멤버 등록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강혁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요. 루아씨 결정을 기다릴게요.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루아가 말했다. 드워프 기술 연구와 탄종 개발이 어느 정도 기반을 잡으면 파티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강혁이 말했다. 그 기반이 결국 파티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기다릴 이유가 있어요. 루아는 이강혁이 장기적 관점을 갖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저녁에 에테르 탄도학 노트에 드워프 단조 기술 진행 상황을 정리했다. 에테르 주입 기초 완성 단계. 에테르 방향 제어 훈련 시작. 합금 샘플 획득 조건 충족 임박. ETA-2 개발 컨셉 확정. 이 네 가지가 현재 위치였다. 루아는 여섯 달 전과 비교했다. 그때는 에테르 탄도학 이론서를 처음 읽던 단계였다. 지금은 이종족 기술 연구자와 함께 실물 성과를 만들고 있었다. 변화가 빠르지 않았지만 방향이 명확했다. 루아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에테르 방향 제어 훈련 중에 처음으로 금속 안에서 에테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이동하는 것을 느꼈다. 느낌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금속 봉 한 쪽 끝에서 반대쪽으로 에테르가 흐르는 것을 손으로 느꼈다. 루아는 이 순간을 노트에 기록했다. 에테르 방향 제어 첫 명확한 체감. 날짜를 적었다. 이런 순간들이 기록에 남아야 나중에 언제부터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있었다.
진현에게 에테르 방향 제어 체감 경험을 공유했다. 진현이 말했다. 그 감각이 ETA-3의 핵심이에요. 사격자가 에테르 방향을 제어하면 탄두 안에서 에테르 경로가 그 방향을 따라 달라져요. 루아가 말했다. 그 변화가 관통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요. 진현이 말했다. 에테르가 목표 방향으로 집중되면 파괴력이 높아지고 분산되면 범위가 넓어져요. 루아씨 에테르 제어 수준이 탄종 성능을 결정하는 구조예요. 루아는 이 방향으로 가면 무기가 사격자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된다는 걸 알았다.
그루민이 에테르 구조 변형 수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금속 봉에 주입한 에테르의 특성 자체를 바꾸는 훈련이었다. 에테르를 주입한 후 날카롭게 만들기. 루아는 에테르 집중 훈련에서 배운 것을 적용했다. 에테르를 한 점으로 조이는 느낌. 금속 봉의 반응이 달라졌다. 그루민이 말했다. 됐어. 느꼈지? 날카로운 에테르는 금속 결정 사이를 파고들어. 그게 단조에서 소재를 변형하는 원리야. 루아는 이 훈련이 ETA-3의 기반이 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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