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42화

C급 의뢰 45건을 달성했다. 목표인 50건까지 다섯 건이 남았다. 루아는 달성 날짜를 노트에 기록했다. 속도가 초반보다 느려진 것 같았지만 데이터를 보면 달랐다. 의뢰 건수는 비슷한 속도로 쌓이고 있었다. B급 파티 의뢰 병행이 체력과 시간을 일부 가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체감 속도가 느린 것이었다. 루아는 50건을 완료하면 B급 승급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었다.

협회에 B급 승급 심사 절차를 문의했다. 담당자가 설명했다. C급 의뢰 오십 건 이상 완료, 최근 삼 개월 명중률 기록 제출, 단독 B급 게이트 대응 테스트 통과. 이 세 가지가 조건이었다. 루아는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이미 충족에 가까웠다. 세 번째가 관건이었다. 단독 B급 게이트 대응 테스트. 파티 없이 혼자 B급 개체를 처리하는 시험이었다.

이강혁에게 단독 B급 테스트에 대해 물었다. 이강혁이 말했다. 테스트 게이트는 협회에서 준비한 통제 환경이에요. 실제 게이트보다 변수가 적어요. 하지만 혼자서 B급 개체 전체를 상대해야 해요. 루아씨는 원거리 포지션이니까 단독으로도 충분히 가능해요. 이강혁의 평가가 루아에게 신뢰감을 줬다. 파티원들이 루아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승급 심사 준비를 체계적으로 시작했다. 단독 B급 대응 훈련을 추가했다. 사격장에서 다수 이동 표적을 혼자 처리하는 시뮬레이션이었다. 파티에서 외곽을 맡는 것과 달리 전체 전장을 혼자 관리해야 했다. 우선순위 결정이 더 중요해졌다. 루아는 B급 개체 유형별 위협도 분류표를 만들었다. 의뢰 기록에서 추출한 데이터였다. 빠른 것보다 강한 것이 더 위험하고, 군집형보다 단독형 고위력 개체가 더 위험했다.

드워프 에테르 유연성 훈련이 승급 심사 준비에도 도움이 됐다. 에테르 제어가 안정되면서 연속 사격 중 에테르 소모가 줄었다. 장기 전투에서 피로도가 낮아졌다. 이건 단독 테스트에서 체력 관리와 직결됐다. 루아는 드워프 훈련이 단순히 단조 기술 습득이 아니라 전반적인 에테르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강도윤이 연락했다. 루아씨, 승급 심사 신청 계획이 있어요? 루아가 말했다. 50건 완료 후 신청 예정입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타이밍이 좋아요. 다음 달에 협회에서 원거리 특화 포지션 헌터 수요 조사를 할 거예요. 루아씨 프로필이 딱 맞아요. 루아는 강도윤이 협회 내부 정보를 어떻게 항상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정보 덕분에 자신이 제때 움직일 수 있었다.

박유진이 드워프 만남 가능성을 다시 물었다. 루아는 그루민에게 물어봤냐고 했다. 아직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다음 수업에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박유진이 말했다. 고마워요. 루아씨 에테르 감각이 수업 이후 확실히 달라진 게 느껴져서요. 탐지 포지션에서도 에테르 흐름 감지 정밀도를 올릴 수 있다면 파티 전체에 도움이 돼요. 루아는 박유진의 시각이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에테르 제어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기반 능력이었다.

C급 45건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루아는 한 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에테르 채널 집중 훈련을 시작한 이후 의뢰 처리 시간이 평균 팔 퍼센트 줄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였다. 원인은 두 가지였다. 에테르 집중으로 탄종 효율이 올라서 소모가 줄었다. 그리고 에테르 유연성 훈련으로 연속 사격 안정성이 높아졌다. 드워프 기술이 실전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루아는 50건 완료 후 이 데이터를 승급 심사 서류에 포함하기로 했다.

B급 승급 심사 준비를 구체화했다. 협회에서 받은 심사 서류에 루아의 데이터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C급 의뢰 완료 현황. 최근 삼 개월 명중률 기록. 의뢰 유형별 처리 통계. 에테르 탄도학 적용 실적. 강도윤이 파티 기여도 자료를 추가해줬다. 서류가 갖춰지면서 루아는 자신이 C급에서 쌓은 것들이 데이터로 정리된 모습을 처음으로 전체적으로 봤다. 숫자들이 이야기를 했다.

이강혁에게 B급 승급 심사 일정을 공유했다. 이강혁이 말했다. 루아씨면 충분해요. 기술적으로는 이미 B급이에요. 심사가 공식 확인이에요. 이서준이 단체 채팅에서 말했다. 루아씨 통과하면 우리 파티 공식으로 B급 포지션 채워지는 거잖아요? 이강혁이 말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 파티 레벨이 올라가는 거죠. 파티 전체가 루아씨 승급을 기다리고 있었다. 루아는 그 기대가 부담이 아니라 지지라는 걸 알았다.

단독 B급 대응 훈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강혁이 빌려준 훈련장에서 실시한 시뮬레이션 기록이었다. 첫 번째 시뮬레이션에서 완료율 오십 퍼센트. 두 번째 칠십 퍼센트. 세 번째 백 퍼센트. 성장 곡선이 가팔랐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면서 수정한 것들이 직접 결과로 나왔다. 루아는 이 분석 방식이 군 훈련에서 배운 것이라는 걸 알았다. 실패를 기록하고 원인을 찾고 수정하고 반복하는 것. 이것이 루아의 성장 방식이었다.

드워프 에테르 유연성 훈련의 효과가 심사 준비에도 나타났다. 단독 대응 시뮬레이션에서 장시간 전투 중 에테르 소모가 줄었다. 에테르를 집중만 하던 방식보다 유연하게 흐르게 하는 방식이 지속 효율이 높았다. 군에서 장거리 행군 중 에너지 절약 방법을 배운 것과 같은 원리였다.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오래 쓰는 것이었다. 루아는 드워프 기술이 전투 지속력이라는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걸 기록했다.

탄도 계산 실기 복습을 마쳤다. 계산 속도를 테스트했다. 다섯 문제 평균 풀이 시간 이십이 초. 제한 시간이 삼십 초였으니 여유가 있었다. 루아는 계산 중 실수 확률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이 먼저였다. 군 저격 훈련에서 배운 기본이었다. 첫 발을 놓치면 이후 모든 것이 무너졌다. 정확성이 속도보다 중요했다.

강도윤이 승급 심사 일정 전날 연락했다. 루아씨, 준비 다 됐죠? 루아가 말했다. 네. 강도윤이 말했다. 심사 결과가 어떻게 되든 루아씨 헌터 경력에서 의미 있는 지점이에요. 결과와 상관없이. 루아가 말했다. 통과할 거예요. 강도윤이 잠깐 웃으며 말했다. 그 확신이 있으면 됩니다. 루아는 이것이 자만이 아니었다. 데이터가 있었다. 훈련 기록이 있었다. 그 기반 위에 선 확신이었다.

심사 전날 밤 루아는 가족들에게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중요한 날이에요. 어머니가 바로 답했다. 응원해! 잘 할 거야. 할아버지 최영수가 답했다. 잘 해. 아버지 최민호가 답했다. 준비 잘 했을 거야. 루아는 이 세 답장을 보며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직접 옆에 있지 않아도 이 사람들이 루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루아는 폰을 내려놓고 장비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내일의 심사는 이 모든 시간의 확인이었다.

심사 준비 과정에서 루아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헌터 활동을 시작할 때 목표는 C급 의뢰 오십 건과 에테르 탄도학 실전 검증이었다. 그 목표는 달성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지 않았던 것들이 생겼다. 진현과의 연구 협력. 이강혁 파티와의 신뢰. 강도윤의 지원. 그루민과의 드워프 기술 교류. 이것들은 계획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루아는 계획이 중요하지만 계획 밖에서 생기는 것들이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는 걸 알았다.

B급 승급 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강도윤이 최종 점검을 해줬다. 루아가 준비한 것들이 예상보다 충실하다고 했다. 드워프 기술 교류 이력이 서류에서 눈에 띈다고 했다. 루아가 말했다. 강도윤 씨 덕분에 이력 관리가 체계적으로 됐어요. 강도윤이 말했다. 루아씨가 쌓은 것들을 제가 정리한 거예요. 쌓는 건 루아씨가 한 거예요. 루아는 강도윤의 말이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기록은 행동의 결과였다.

심사 신청 후 준비 마지막 단계로 에테르 컨디션 관리를 집중했다. 심사 전 삼 일은 무리한 훈련 없이 에테르 감각을 최적 상태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군에서 작전 전 체력을 최고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루아는 사격 직전 에테르 자연 흐름 유도가 심사 당일에도 자연스럽게 작동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훈련한 것이 심사에서 나오려면 심사가 훈련의 연장이 돼야 했다.

심사 직전 이강혁에게 짧은 문자를 받았다. 잘 할 거야요. 이서준에게도. 루아씨 믿어요. 박유진에게도. 에테르 컨디션 좋아 보여요. 루아는 파티원들의 응원 문자를 읽으며 심사장으로 향했다. 이 사람들이 루아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 그 신뢰가 루아에게 추가적인 안정감을 줬다. 혼자 하는 심사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루아는 차 안에서 에테르를 가볍게 손에 모아봤다. 자연스럽게 흘렀다. 준비됐다.

승급 심사 탄도 계산 실기에서 오십 점 만점을 받았다. 처음으로 만점이었다. 심사관이 놀란 표정으로 루아를 봤다. 루아는 그 시선을 받으면서도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군에서 훈련받은 것이 이 순간을 만들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이 순간을 준비시켰다. 루아는 다음 단독 대응 테스트를 위해 집중 상태를 유지했다. 만점은 숫자였다. 중요한 건 다음 테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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