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56화

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이종족 게이트 전담 의뢰 팀 구성 제안이었다. 드워프 교류 이력이 있는 헌터가 팀장으로 들어가는 구조. 루아가 대상자였다. 강도윤이 동석해서 설명을 들었다. 협회 담당자가 말했다. 이종족 출현 게이트가 월 평균 두 건에서 다섯 건으로 늘었어요. 전담 팀이 필요해졌어요. 루아씨가 드워프 교류 이력과 에테르 기술 양쪽을 갖춘 적임자예요. 루아는 이 제안이 예상 밖이었다.

이종족 게이트 전담 팀 제안의 세부 조건을 확인했다. 팀장으로 월 두 건 이상 이종족 게이트 의뢰 수행. 팀원 선발 권한. 협회 전담 지원금. 현재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 활동과 병행 가능한 구조. 루아가 강도윤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강도윤이 말했다. 루아씨 경력에서 큰 기회예요. 단 팀원 선발이 중요해요. 이종족 교류에 적합한 사람이어야 해요. 루아는 한종일이 통역자로, 그리고 에테르 탐지 능력이 있는 박유진이 팀원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강혁에게 이종족 전담 팀 제안을 이야기했다. 이강혁이 말했다. 루아씨가 적임이에요. 스카이 스트라이커 활동과 병행한다면 문제없어요. 박유진이 팀원으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박유진의 에테르 탐지가 이종족 접촉에 유용할 거예요. 루아가 말했다. 박유진씨 의견을 먼저 물어야죠. 이강혁이 말했다. 당연하죠. 루아씨 결정 방식이 항상 그래요. 순서를 지키는 것. 루아는 이강혁이 자신의 방식을 정확히 이해한다는 걸 느꼈다.

박유진에게 이종족 전담 팀 참여를 제안했다. 박유진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종족 에테르 패턴이 일반 개체와 달라요. 탐지 방식을 조정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해볼게요. 루아가 말했다. 강제가 아니에요. 박유진씨 에테르 탐지가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제안한 거예요. 박유진이 말했다. 이종족 에테르를 연구하는 건 저도 흥미로워요. 같이 해봐요. 팀이 구성됐다. 루아, 한종일, 박유진. 세 명이었다.

이종족 게이트 전담 팀의 첫 번째 의뢰가 배정됐다. 서해안 지역 게이트였다. 출현 이종족 유형은 드워프가 아닌 다른 종이었다. 협회 데이터에 기록이 없는 유형이었다. 미지의 이종족. 루아는 한종일에게 미지 이종족 접촉 방법을 물었다. 한종일이 말했다. 알려진 게 없으면 에테르 인사를 기본으로 가요. 에테르를 가볍게 드러내는 것이 대부분 이종족에게 통해요. 적대 의도가 없다는 신호거든요. 루아는 그루민에게서 배운 에테르 인사가 여기서도 쓰인다는 걸 알았다.

서해안 게이트에 도착했다. 박유진이 먼저 에테르 탐지를 했다. 게이트 안에서 에테르 패턴이 감지된다고 했다. 인간 에테르와 다르다고 했다. 기복이 있는 파동 형태라고 했다. 루아도 그 방향을 에테르 감각으로 느꼈다. 박유진의 탐지와 루아의 감각이 같은 지점을 가리켰다. 두 사람의 에테르 협력 전술이 이종족 게이트에서도 작동하고 있었다.

이종족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가 인간과 비슷했다. 피부가 청회색이었다. 손가락이 여섯 개였다. 눈이 크고 투명했다. 에테르를 직접 몸에서 방사하는 종류였다. 루아는 에테르 인사를 했다.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에테르를 손에 가볍게 모았다. 이종족이 잠시 멈췄다. 한종일이 조용히 말했다. 아직 언어 분석 중이에요. 잠깐 기다려요. 이종족이 먼저 에테르 방사 패턴을 변경했다. 박유진이 말했다. 에테르 패턴이 부드러워졌어요. 반응한 것 같아요.

한종일이 에테르 패턴 언어를 분석하려 했다. 음성 언어가 아닌 에테르 패턴 자체가 언어였다. 한종일이 말했다. 이건 제가 배운 언어 체계가 아니에요. 패턴이 에테르 형태로 의미를 전달해요. 루아가 말했다. 박유진씨가 탐지한 에테르 파동 기복이 언어인 거 아닐까요. 한종일이 박유진에게 물었다. 박유진이 집중해서 패턴을 분석했다. 기복의 주기와 강도가 다른 것들이 있어요. 반복 패턴이 있어요. 이게 언어 구조처럼 보여요.

에테르 패턴 언어 분석에 두 시간이 걸렸다. 완전한 해독은 아니었지만 기본 의사소통이 됐다. 이종족이 게이트 밖으로 나갈 의향이 없었다. 인간 세계에 접촉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루아는 이 결과를 협회에 보고했다. 게이트 봉인 유지. 이종족 자발적 이탈 없음. 적대 관계 없음. 담당자가 말했다. 이 의뢰 결과가 이종족 대응 매뉴얼에서 중요한 사례가 됐어요. 에테르 인사와 패턴 언어 탐지 방식이 표준 절차로 검토될 거예요.

의뢰 후 박유진이 말했다. 이종족 에테르 패턴이 일반 개체와 완전히 달라요. 감지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지만 패턴에 구조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다음엔 더 빠르게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루아가 말했다. 오늘 박유진씨가 없었으면 패턴 언어를 발견하지 못했을 거예요. 한종일이 말했다. 세 사람의 협력이 잘 됐어요. 의뢰 방식이 갖춰진 것 같아요. 이종족 전담 팀이 실질적인 운영 방식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종족 전담 팀의 첫 번째 공식 의뢰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협회 측에서 지정한 지역은 서울 외곽의 반(半)도시 지대로, 과거 대규모 게이트 폭발 이후 이종족 집단이 정착한 구역이었다. 루아는 출발 전날 밤 파티원 세 명과 함께 지도를 펼쳐놓고 작전을 점검했다.

팀 구성은 루아를 비롯해 근접형 헌터 두 명과 회복 지원형 헌터 한 명으로 이루어졌다. 이종족 전담 의뢰의 특성상 무력 충돌보다는 협상과 유도가 우선시되었다. 루아는 팀원들에게 사격은 최후 수단임을 거듭 강조했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루아가 처음 마주한 것은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둔 긴장된 대치 상황이었다. 이종족 측에서는 세 개 종족이 뒤섞여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덩치가 큰 오거 계열 하나가 앞으로 나와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루아는 무기를 내리고 천천히 전진했다. 협회에서 지급한 소형 번역 이어폰을 귀에 끼운 채, 최대한 낮고 안정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상대의 언어 패턴을 어느 정도 파악한 이어폰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제공했고, 오거의 눈빛이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루아는 이 집단이 단순히 영역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로부터 피신해 온 상태임을 알았다. 그들 뒤쪽 지하에 A급 이상의 마수가 둥지를 틀고 있었고, 이종족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힘으로 막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루아는 즉시 협회 본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의뢰 내용이 이종족 퇴치에서 공동 대응으로 변경 승인이 내려지는 데는 채 삼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국면이었지만, 루아는 오히려 이 상황이 이종족 전담 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마수 처리 작전은 이종족의 안내를 받아 지하 구역 입구까지 진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루아는 ETA-3 탄종을 장전하고 지하로 내려가면서, 어둠 속에서도 에테르 감지 능력을 최대한 활용했다. 마수의 에테르 반응은 생각보다 규칙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전투는 짧고 치열하게 끝났다. 루아의 ETA-3이 마수의 약점 부위를 정확히 관통했고, 동시에 근접형 헌터 두 명이 마무리를 담당했다. 이종족들은 지하 입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작전이 끝나자 조용히 예를 표했다.

임무 완료 후 팀이 지상으로 복귀하자 협회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종족과의 공동 작전은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 했고, 루아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종족 전담 팀의 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숙소로 돌아온 루아는 노트에 간단하게 메모를 남겼다. 이종족은 적이 아니라 변수다. 그들과의 협력을 전제로 의뢰를 설계해야 한다. 그 메모 아래 짧게 한 줄을 더했다. 오늘의 작전은 ETA-3의 실전 성능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ETA-4 설계에 반영할 데이터도 얻었다.

이종족 전담 팀은 첫 의뢰를 마치고 돌아온 뒤 협회 내에서 공식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존 헌터들 사이에서 이종족 전담 팀은 다소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번 공동 작전 결과가 알려지면서 시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루아는 그 변화를 눈치채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다음 이종족 전담 의뢰는 보름 뒤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사이 루아는 팀원들과 함께 번역 이어폰의 성능 한계를 분석하고, 이종족별 기본 언어 패턴을 정리한 소책자를 자체 제작했다. 협회에 정식 제출해 표준 지침으로 등록 신청까지 마쳤다.

그루민은 지하 작전에서 회수한 마수 잔해 일부를 분석해 특이한 합금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성분이 ETA-4 격벽 재료로 활용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며 그루민은 밤새 시험을 반복했다. 루아는 그루민의 작업실 불빛이 새벽까지 꺼지지 않는 것을 창문 너머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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