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057화
그루민에게 이종족 전담 팀 운영과 에테르 패턴 언어 발견을 보고했다. 한종일이 통역했다. 그루민이 말했다. 에테르 패턴 언어는 드워프 세계에도 알려진 소통 방식이야. 모든 이종족이 쓰는 건 아니지만 에테르를 직접 방사하는 종들은 그 방식을 써. 루아가 물었다. 드워프도 에테르 패턴 언어를 쓸 수 있나요. 그루민이 말했다. 드워프는 말로 소통해. 하지만 에테르 패턴을 읽는 건 할 수 있어. 그 능력을 단조에서 쓰거든.
그루민이 에테르 패턴 읽기 훈련을 추가로 가르쳐줬다. 금속에 에테르를 주입한 후 그 에테르가 만드는 패턴을 읽는 것이었다. 각 금속마다 에테르 패턴이 달랐다. 그 패턴을 읽으면 금속의 에테르 상태를 진단할 수 있었다. 루아는 이것이 의뢰에서 이종족 에테르 패턴을 분석하는 것과 같은 능력이라는 걸 알았다. 단조 기술과 이종족 소통이 같은 능력을 기반으로 했다. 그루민의 교육이 다시 연결됐다.
에테르 패턴 읽기 훈련을 매일 했다. 사격 전 루틴에 추가했다. 총기를 잡고 채널 안의 에테르 패턴을 읽는 것. 총기 에테르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처음에는 패턴이 느껴지지 않았다. 두 번째 주에 채널 안의 에테르가 흐르는 방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주에는 에테르 흐름의 균일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총기 컨디션 진단이었다. 의뢰 전에 총기 컨디션을 에테르 감각으로 확인하는 새로운 준비 루틴이 생겼다.
윤성재가 폭발형과 유도형 에테르 집중 전환 훈련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연락했다. 루아가 가르쳐준 방식을 연습했는데 전환 시간이 이 초 이하로 줄었다고 했다. 루아가 말했다. 처음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에테르를 놓아주는 것이에요. 폭발 집중 후 에테르를 억지로 바꾸지 말고 흘려보내면 유도 집중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돼요. 윤성재가 말했다. 그 감각을 이제 알 것 같아요. 루아씨 가르치는 방식이 설명보다 감각을 먼저 이해하게 해요.
서채연과 마법 에테르 고정 기술과 탄종 접목 가능성을 더 깊이 논의했다. 서채연이 말했다. 마법 에테르를 탄종 안에 고정하려면 탄종 채널이 마법 에테르를 담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해요. ETA-3 자연 유선형 채널이 그 조건에 맞을 수 있어요. 루아가 말했다. 그루민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드워프 합금이 마법 에테르를 수용하는지. 서채연이 말했다. 수용한다면 탄종 하나가 물리 관통과 마법 효과를 동시에 갖는 거예요. 루아는 이 가능성이 ETA 시리즈의 마지막 진화 방향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루민에게 드워프 합금의 마법 에테르 수용 가능성을 물었다. 한종일이 통역했다. 그루민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드워프 합금은 에테르를 선택하지 않아. 어떤 에테르든 수용해. 마법 에테르도 마찬가지야. 루아가 물었다. 마법 에테르를 합금 안에 고정할 수 있나요. 그루민이 말했다. 에테르 구조 변형 중급이 되면 가능해. 에테르를 합금 안에 고정하는 게 중급 기술이야. 루아는 자신이 배우고 있는 과정이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강혁에게 이종족 전담 팀 운영 근황과 마법 에테르 탄종 개발 가능성을 공유했다. 이강혁이 말했다. 루아씨가 하는 일의 범위가 계속 넓어지네요. 파티 원거리 지원으로 시작해서 이제 이종족 외교와 마법 탄종 연구까지. 루아가 말했다. 연결이 만들어진 거예요. 처음부터 계획한 게 아니에요. 이강혁이 말했다. 그게 루아씨 방식이에요. 데이터와 신뢰를 쌓으면 연결이 자연스럽게 생겨요. 그 방식이 파티에도 적용됐고. 루아는 이강혁이 자신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A급 준비 훈련을 시작했다. 단독 A급 개체 대응 시뮬레이션이었다. 협회가 제공한 A급 상당 개체 시뮬레이터. 기존 B급 시뮬레이터보다 훨씬 강했다. 루아는 첫 시뮬레이션에서 개체 다섯 마리 중 세 마리를 처리하고 포위됐다. 실패였다. 루아는 실패 과정을 기록했다. 문제점 세 가지. 에테르 소모가 빠른 것. 포지션이 고정된 것. A급 개체 이동 속도 과소평가. 다음 시뮬레이션 전에 이 세 가지를 수정했다.
A급 시뮬레이션 두 번째 시도에서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를 처리했다. 마지막 한 마리에서 에테르 소모가 한계에 달했다. 루아는 ETA-3 소모량을 재검토했다. A급 강도에서 ETA-3도 발수가 더 필요했다. ETA-4 개발 속도를 높여야 했다. 진현에게 연락했다. 진현이 말했다. 하이브리드 합금 탄두 연구 중이에요. 그루민씨 층 합치기 기술이 완성되면 같이 시작해요. 루아가 말했다. 층 분리 재현율이 칠십 퍼센트예요. 조금 더 필요해요.
저녁에 A급 시뮬레이션 실패 분석을 정리했다. 루아는 A급과 B급의 차이가 단순한 강도 차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A급 개체는 빠르고 강할 뿐만 아니라 패턴이 더 복잡했다. 예측이 어려웠다. 루아는 예측 불가능한 이동 패턴에 대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에테르 감각으로 개체의 다음 이동을 예측하는 것. 이것이 A급에서 루아가 갖춰야 할 능력이었다. 그루민의 에테르 패턴 읽기 훈련이 이것과 연결된다는 걸 루아는 알았다. 훈련의 방향이 맞았다.
에테르 패턴 읽기 훈련은 루아가 스스로 고안한 커리큘럼이었다. 게이트 안에서 마수들은 저마다 고유한 에테르 반응 패턴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사전에 읽어낼 수 있다면 사격 전에 이미 결과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 루아의 가설이었다.
훈련 초반에는 단순히 마수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에테르 흐름의 밀도 변화를 추적하는 것에 집중했다. 루아는 눈을 가린 채 에테르 감지만으로 대형 훈련 인형의 위치를 파악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오차가 삼십 센티미터를 넘었지만 열흘이 지나자 오 센티미터 안으로 줄었다.
다음 단계는 이동하는 대상의 패턴을 예측하는 것이었다. 협회 훈련 시설에서는 무작위로 방향을 바꾸는 드론형 표적을 사용했다. 루아는 표적의 속도와 에테르 반응 강도를 연결 짓는 알고리즘을 머릿속에서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루민도 이 훈련에 관심을 보였다. 드워프 특유의 재료 감별 능력이 에테르 밀도 분석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그루민이 먼저 짚어냈다. 두 사람은 드워프 언어로 작성된 고대 광물 감별 기법을 에테르 패턴 분석에 적용하는 방법을 함께 연구했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A급 게이트 사전 탐색 의뢰에서 루아는 마수가 공격 패턴을 바꾸기 약 이 초 전에 에테르 반응의 진폭 변화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이 초가 사격 타이밍을 결정적으로 바꿨다.
훈련과 병행해 루아는 A급 도전을 위한 체력적 준비도 강화했다. A급 게이트의 특성상 단일 의뢰가 삼 일에서 오 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에테르 감지를 유지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체력이 필수였다.
파티원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준비를 진행했다. 이 훈련 기간 동안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의 평균 전투 효율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고 팀 기록지가 보여주고 있었다. 루아는 수치보다 팀원들의 눈빛 변화가 더 반갑다고 생각했다.
한 달간의 집중 훈련이 마무리될 무렵, 협회에서 A급 게이트 보조 의뢰 기회가 주어졌다. 정식 A급 도전은 아니었지만, A급 헌터들과 함께 게이트에 진입해 후방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의뢰였다. 루아는 즉시 수락했다.
A급 게이트 안의 에테르 농도는 B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짙고 복잡했다. 루아는 처음 몇 분간은 감각이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집중력을 끌어올려 패턴 분석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배운 것은 어떤 훈련보다 밀도 높았다.
게이트에서 돌아온 루아는 노트에 데이터를 빼곡히 적었다. A급 마수의 에테르 패턴은 B급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가변적이었다. 이것을 ETA-4 설계에 반영하면, 기존보다 두 단계 이상 높은 관통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다.
A급 게이트 보조 의뢰를 마친 후 루아는 에테르 패턴 훈련의 방향을 수정했다. 단순히 마수의 반응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복수의 마수가 동시에 존재할 때 각각의 패턴을 분리해 인식하는 훈련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훈련은 뇌의 병렬 처리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작업이었다.
윤성재는 루아의 훈련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자신도 유사한 감지 방식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물리 원거리 헌터로서 그는 공기의 흐름 변화를 통해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연습해왔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법을 공유하면서 훈련 메뉴를 함께 구성하기 시작했다.
서채연은 마법 원거리 계열로서 에테르 감지보다는 마법 회로의 공명 감지를 활용했다. 세 사람의 방식이 모두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반응보다 예측에 집중한다는 것. 루아는 그 공통점을 중심으로 세 가지 감지 방식을 통합한 실전 훈련 매뉴얼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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