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34화 — 드워프와의 재회 준비
협회에 이종족 통역 전문가 연결을 신청했다. 담당자가 말했다. 드워프어 통역은 전국에 세 명밖에 없어요. 그중 두 명은 군 소속이고 한 명이 민간입니다. 민간 통역사는 현재 부산에 있는데 일정을 조율해야 합니다. 루아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 사이 이강혁 파티와 드워프 게이트를 다시 방문했다. 통역 없이였다. 문양과 환경을 더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엔 협회에서 이종족 전담 조사 팀도 함께 왔다. 총 여덟 명이었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드워프가 있었다. 지난번과 같은 드워프였다. 같은 화로 앞이었다. 드워프가 루아를 봤다. 알아보는 것 같았다. 루아가 고개를 숙였다. 드워프가 고개를 숙였다.
조사 팀이 게이트 환경을 기록하는 동안 루아는 드워프 옆에 있었다. 드워프가 작업 중이었다. 금속을 가열하고 두드리고 있었다. 루아는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금속에서 에테르 빛이 났다. 에테르를 금속에 직접 새기는 작업이었다. 루아는 그 장면을 노트에 스케치했다.
드워프가 작업하다가 루아를 봤다. 루아의 총기를 봤다. 지난번에 줬던 부품이 장착돼 있었다. 드워프가 가까이 왔다. 총기의 부품 부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드워프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부품이 제대로 연결됐다는 걸 알아본 것 같았다.
드워프가 새 부품을 꺼냈다. 지난번 것보다 작았다. 루아에게 건넸다. 루아는 받았다. 이번에는 에테르 문양이 더 복잡했다. 조사 팀 연구자가 루아 옆으로 왔다. 이게 뭔지 나중에 분석하겠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협회 분석과 별도로 진현이라는 장인에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연구자가 말했다. 사진은 공유 가능합니다. 실물은 협회 보관이 원칙입니다.
게이트를 나올 때 루아는 드워프를 마지막으로 봤다. 드워프가 화로 앞으로 돌아가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루아는 이 드워프가 왜 이 게이트 안에 있는지 아직 몰랐다. 게이트에 갇혀 있는 건지, 자발적으로 있는 건지. 통역사가 오면 물어볼 수 있을 것이었다.
집에 돌아와 루아는 드워프와의 두 번 만남을 정리했다. 첫 번째 만남: 에테르 증폭 부품 수령. 두 번째 만남: 추가 부품 수령. 드워프가 루아의 총기를 기억했고 장착 상태를 확인했다. 이 행동들이 우연이 아니었다. 드워프는 루아를 장인 대 장인으로 인식한 것 같았다. 무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무기를 이해하는 사람으로.
루아가 군에서 배운 기술 중에 장인 존중이 있었다. CCT는 사용하는 장비의 구조를 이해해야 했다. 장비를 단순히 쓰는 게 아니라 왜 그 구조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 훈련이 드워프와의 소통에 영향을 준 것이었다. 루아는 총기를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봤다. 드워프가 그 시선을 알아본 것이었다.
통역사 연결이 이 주 후에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루아는 기다렸다. 이 주 사이에 C급 의뢰 세 건을 더 처리했다. 솔로 누적 의뢰가 삼십오 건이 됐다. B급 파티 의뢰는 이강혁과 네 번 나갔다. 데이터가 쌓이고 있었다. 드워프를 기다리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이강혁이 협회에 이종족 탐사 의뢰를 등록하는 과정을 루아와 함께 처리했다. 협회 담당자가 이종족 탐사 의뢰는 특수 의뢰 분류라고 했다. 통역사 동행 필수. 연구자 동행 권장. 안전 보고서 작성 의무. 루아는 이 조건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종족과의 접촉은 신중해야 했다. 규정이 있다는 것은 이전에 이미 이런 상황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한종일이 서울에 도착했다. 협회 회의실에서 만났다. 한종일이 드워프 게이트 상황을 설명 받고 말했다. 드워프가 기술을 전달할 의사를 보인 것은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드워프는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기술을 공개하지 않아요. 루아가 물었다. 왜 저에게는 보여준 것 같습니까. 한종일이 말했다.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드워프의 판단 기준은 드워프 자신이에요.
게이트 재방문 전날 루아는 준비를 했다. 탄종 확인. 총기 상태 점검. 드워프에게 보여줄 것들을 생각했다. 드워프 부품을 장착한 총기. 그 총기로 에테르 흐름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 루아는 군에서 장비 기술 시연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게 전달이 빨랐다. 그루민도 말이 아닌 시연 방식을 선호할 것 같았다.
루아는 사격 시연 준비를 했다. 게이트 안에서 사격이 가능한 공간이 있으면 그루민 앞에서 직접 에테르 추적 탄환을 시연할 계획이었다. 탄환이 에테르 방사를 따라가는 것을 그루민이 눈으로 볼 수 있다면 루아가 부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드워프 장인은 기술이 쓰이는 것을 봤을 때 반응한다고 생각했다.
강도윤이 연락했다. 드워프 탐사 같이 가도 됩니까? 루아가 물었다. 전투 목적은 아닌데요. 강도윤이 말했다. 알아요. 저는 탐사 보조로 참여하겠습니다. 이강혁 파티 외에 한 명이 더 있으면 안전 측면에서 낫지 않나요. 루아가 이강혁에게 물었다. 이강혁이 말했다. 가능합니다. 강도윤씨 전투 스타일이 어떻게 됩니까. 강도윤이 말했다. 지원형입니다. 이강혁이 말했다. 오히려 좋군요. 팀에 지원형이 더 있으면 든든합니다.
드워프 탐사가 공식 의뢰로 편성됐다. 이강혁, 루아, 이서준, 박유진, 강도윤, 한종일, 협회 연구자 한 명. 총 일곱 명이었다. 루아는 이 팀이 드워프 게이트에 적합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전투 능력보다 탐사와 소통에 초점이 맞춰진 팀이었다. 드워프 게이트에서 싸울 것은 없었다.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종일 통역사와 첫 미팅을 하면서 루아는 드워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었다. 한종일이 설명했다. 드워프는 단독 행동을 선호합니다. 집단 사회 구조가 있지만 장인은 개인 공방을 갖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루민이 게이트 안에 혼자 있는 것도 그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루아가 말했다. 그루민이 자발적으로 거기 있다는 건가요. 한종일이 말했다. 모릅니다. 직접 물어봐야 해요.
게이트 재방문 때 한종일이 동행하면서 드워프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을 파티원들에게 전달했다. 드워프는 기술 교류를 가치로 봅니다. 좋은 기술을 혼자 갖는 것보다 전달하는 게 더 높은 가치에요. 하지만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않아요.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드워프마다 다릅니다. 루아가 자격이 됐다고 판단했다면 그루민의 기준에 루아가 맞은 겁니다. 루아가 말했다. 그 기준이 뭔지 알고 싶습니다. 한종일이 말했다. 그루민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두 번째 방문에서 게이트 환경을 더 자세히 기록했다. 에테르 농도 측정. 문양 분포 지도. 화로 위치와 크기. 작업 도구 종류. 루아는 측정기로 에테르 농도를 구역별로 기록했다. 화로 주변이 가장 높았다. 게이트 입구 쪽이 가장 낮았다. 그루민이 화로 앞에서 주로 작업하는 이유가 에테르 농도 때문이었다. 고농도 에테르 환경에서 단조 작업이 더 잘 됐다. 루아는 이 데이터가 나중에 드워프 기술을 일반 환경에서 재현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부품을 받으면서 루아는 그루민과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걸 느꼈다. 처음엔 부품을 주고 어떻게 쓰는지 보는 것 같았다. 이번엔 좀 더 복잡한 부품을 줬다. 단계를 밟는 것이었다. 드워프 장인이 제자를 가르칠 때 단계를 밟는다는 것이 한종일이 전달해준 드워프 문화였다. 기초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를 줬다. 루아는 이 과정이 군에서 훈련 단계를 밟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강도윤이 드워프 게이트 방문 후기를 듣고 말했다. 드워프가 루아씨를 선생님으로 볼 가능성도 있나요? 루아가 말했다. 반대예요. 제가 드워프에게 배우는 겁니다. 강도윤이 말했다. 하지만 그루민이 루아씨한테 부품을 계속 주는 게 단순히 가르치는 것만은 아닐 것 같아요. 루아가 생각해봤다. 맞을 수도 있었다. 드워프가 인간의 총기 기술을 배우고 싶은 것일 수도 있었다. 교류가 단방향이 아닐 수도 있었다. 루아는 다음 방문에서 그 부분을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종일과 첫 통화를 했다. 강도윤이 연결해준 통역사였다. 한종일은 침착하고 간결한 말투였다. 루아가 드워프 언어 통역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했다. 한종일이 물었다. 어느 이종족이에요? 루아가 답했다. 드워프입니다. 게이트 내에서 접촉했고 이후 만남을 계획 중입니다. 한종일이 말했다. 드워프는 국내에서 접촉 사례가 적어요. 하지만 기본 교신 언어는 있습니다. 언제 필요하신가요.
방문 일정이 잡혔다. 루아, 한종일, 강도윤 세 명이 동행하기로 했다. 강도윤은 동행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종족 접촉 기록을 남기는 게 추후 협약이나 연구 협력에 도움이 됩니다. 루아는 강도윤의 시각이 항상 전략적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루아는 무기 개조 기술 습득이 목적이었지만 강도윤에게 이 만남은 더 넓은 맥락이었다.
드워프 그루민이 머무는 장소를 사전 답사했다. 협회에서 배정한 임시 연구 구역이었다. 외부 출입은 허가증이 필요했다. 루아는 사전에 헌터 협회를 통해 방문 허가를 신청했다. 처리에 사흘이 걸렸다. 그 사흘 동안 루아는 드워프 단조 기술에 대해 찾을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수집했다. 자료가 많지 않았다. 이종족 기술에 관한 공개 문헌은 제한적이었다.
방문 전날 밤 루아는 질문 목록을 정리했다. 에테르 단조 기술의 기본 원리. 총기 부품에 적용 가능한 단조 기법. 에테르 채널 구조 개선 방법. 드워프 특유의 금속 재료 특성. 이 네 가지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 계획이었다. 한종일에게 질문 목록을 미리 공유해서 통역 준비를 도왔다. 한종일이 회신했다. 준비 잘 됐네요. 내일 잘 진행될 겁니다.
드워프를 만나기 전날 진현에게도 연락했다. 만남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진현이 말했다. 드워프 단조 기술 중에서 에테르 주입 성형 방식이 있는지 물어봐주세요. 제가 연구 중인 탄종 설계에 참고가 될 수 있어요. 루아는 메모에 추가했다. 이 만남이 루아 혼자만의 기술 습득이 아니라 진현의 연구, 강도윤의 기록, 한종일의 통역이 맞물리는 협업이 된다는 걸 루아는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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