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A급 첫 단독 의뢰

A급 헌터로 등록된 다음 날, 루아는 협회 의뢰 시스템에서 A급 의뢰 목록을 처음으로 열람했다. B급 의뢰 목록과 비교하면 수는 적었지만 각 의뢰의 규모와 난이도가 확연히 달랐다. 루아는 목록을 천천히 훑다가 하나에 시선이 멈췄다.

의뢰 내용은 경북 내륙 지역에서 발생한 A급 게이트 단독 탐색이었다. 협회 측에서 확인한 내부 구조가 특이하게 다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 탐색대 투입이 어렵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단독 탐색이 가능한 A급 헌터를 우선 모집한다는 조건이었다.

루아는 파티원들에게 이번 의뢰는 혼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남궁태가 즉각 반대했다. A급 단독은 위험하다고. 루아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단독 탐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즉시 철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파티원들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현장으로 이동하는 이틀 동안 루아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해당 지역의 지리 특성, 게이트 발생 이전의 이상 징후 기록, 유사 구조를 가진 과거 게이트 사례들을 샅샅이 검토했다. 강도윤이 보유한 자료 아카이브도 열람 허가를 받아 참조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게이트는 이미 완전히 열려 있었다. 주변을 둘러싼 협회 통제선 안으로 들어서자 에테르 흐름이 지형과 특이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루아는 그 반응 패턴을 기록하면서 진입 준비를 마쳤다.

내부는 이전에 탐색한 미분류 게이트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면서도 달랐다. 층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공간이 비선형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루아는 에테르 감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공간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전진했다.

두 번째 구역에서 루아는 예상치 못한 에테르 반응을 감지했다. 마수의 반응이 아닌, 인공적으로 조율된 것처럼 규칙적인 패턴이었다. 이전에 발견한 석판과 유사한 문양이 새겨진 구조물이 공간 한켠에 배치되어 있었다.

루아는 그 구조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오랫동안 관찰했다. 에테르 흐름이 그 문양을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순환하고 있었다. 루아는 기록 장치를 꺼내 최대한 정밀하게 스캔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몰랐지만 중요한 무언가라는 직감이 있었다.

구조물 기록을 마치고 계속 전진하자 세 번째 구역에서 A급 마수가 출현했다. 루아는 즉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에테르 패턴을 분석했다. 마수의 움직임은 불규칙했지만 공격 직전에 에테르 밀도가 급증한다는 패턴은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전투는 길지 않았다. ETA-4 세 발로 마수를 제압하고 목표 구역을 확보했다. 루아는 탐색 기록을 정리하면서 이 게이트 안의 구조물이 단순한 배경이 아닐 수 있다는 가설을 적어 넣었다. 철수하면서 루아는 자신이 뭔가 더 큰 이야기의 입구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A급 의뢰 목록을 처음 열람했을 때 루아는 항목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었다. 난이도 분류 방식, 의뢰 지역의 지형 특성, 요구 인원 수 등 B급 시스템과는 다른 정보 구성이 눈에 띄었다. 특히 단독 탐색 가능이라는 조건이 붙은 의뢰는 전체 목록에서 네 건밖에 없었다.

루아가 선택한 의뢰가 단독 탐색형이었던 것은 파티원들에게 의외였다. 남궁태는 A급 첫 의뢰를 왜 혼자 가느냐고 물었고, 루아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단독 탐색에서 얻는 정보의 질이 다르다. 파티가 들어가면 노이즈가 생긴다. 나는 지금 가능한 한 순수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남궁태는 그 설명에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반대를 접었다. 서채연이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입구 외부에서 우리 대기할게요. 이상 징후 있으면 즉시 신호 주세요. 루아는 그 조건을 수락했다.

현장으로 이동하는 이틀 동안 루아는 경북 북부의 지형 특성을 상세히 공부했다. 해당 지역은 산악 지형과 구릉 지형이 혼재해 있어 게이트 내부 공간 구성이 지표면의 형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과거 게이트 기록에서 확인했다. 다층 구조가 나타난다면 각 층이 서로 다른 지형 유형을 가질 가능성이 있었다.

강도윤의 자료 아카이브에서 유사한 게이트 사례를 찾아냈다. 약 육 년 전 동일 지역에서 발생한 B급 게이트 기록이었는데, 당시에도 비선형 공간 구조가 관찰되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루아는 그 기록을 출력해 이동 중에 반복해서 읽었다.

현장 도착 후 루아는 게이트 주변 에테르 흐름을 먼저 감지했다. 게이트 입구에서 방출되는 에테르의 파장 패턴이 일반적인 A급과 달리 다중 주파수를 포함하고 있었다. 내부가 여러 에테르 층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진입 전에 이미 알 수 있었다.

진입 직전 파티원들에게 최종 신호를 확인했다. 루아는 손목에 찬 통신 장치를 두드렸다. 세 번 두드리면 이상 없음, 다섯 번이면 지원 요청. 파티원들이 동일한 신호로 답했다. 루아는 게이트 안으로 발을 들였다.

내부의 공간 구조는 예상대로 복잡했다. 첫 번째 공간은 넓고 평탄했지만 그 다음 연결 지점이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있었다. 루아는 각 방향의 에테르 흐름을 감지해 마수 밀도가 가장 낮은 경로를 선택했다. 탐색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전투보다 이동이 우선이었다.

두 번째 공간에서 발견한 석판형 구조물을 기록하는 동안 루아는 손가락으로 그 표면을 가볍게 짚었다. 에테르가 손끝을 타고 미세하게 진동했다. 이 구조물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에테르 흐름을 능동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A급 마수와의 전투를 마치고 게이트를 나왔을 때, 파티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장소로 걸어가면서 루아는 이 의뢰에서 얻은 것이 단순한 전투 기록 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조물의 데이터, 에테르 흐름 패턴, 그리고 그 모든 것이 ETA-5 설계와 연결된다는 감각.

파티원들이 루아를 보자마자 상태를 확인했다. 루아는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간단히 내용을 공유했다. 남궁태는 혼자서 잘도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루아는 그 표정을 보고 다음번에는 같이 오자고 말했다. 남궁태의 표정이 바뀌었다.

경북 북부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루아는 게이트 사전 정보를 다시 읽었다. 미분류 다층 구조, 이종족 흔적 가능성, A급 이하 마수 다수. 이 세 가지 조건이 결합되면 단독 탐색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전투력보다 판단력이었다.

현장 근처에 도착하자 에테르 흐름이 달랐다. 일반적인 게이트 발생 지역보다 훨씬 다방향으로 분산된 흐름이 감지되었다. 루아는 그것을 내부 공간이 복잡하게 분기되어 있다는 징후로 해석했다. 예상이 맞았다.

내부 진입 후 두 번째 구역의 구조물 앞에서 루아는 자신의 에테르 감각이 그것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했다. 탄종을 통한 에테르 흐름을 익힌 손끝이 구조물의 에테르 정류 패턴과 공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ETA-5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A급 마수와의 전투는 예상 시나리오 중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개체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에테르 조작 능력이 있어 단순한 근접 마수보다 까다로웠다. 루아는 에테르 조작 패턴을 읽으면서 그것이 탄종에 가하는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격 각도를 잡았다.

철수 직전 루아는 첫 번째 구역으로 되돌아가 에테르 정류 구조물의 위치를 다시 한번 정밀하게 좌표로 기록했다. 이 데이터는 협회 보고서에 포함될 것이었고, 강도윤의 연구에도 공유될 예정이었다. 정확하게 기록해야 했다.

파티원들과 합류한 후 루아는 간단히 내부 상황을 설명했다. 서채연은 구조물 이야기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종족 유물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루아는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루아는 그날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메모를 하나 추가했다. 에테르 구조물과 탄종 내부 격벽 패턴의 유사성. 이것이 설계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루아는 그 메모를 세 번 읽은 뒤 노트를 덮었다. 내일 그루민과 이야기할 것이 생겼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루아는 에테르 정류 구조물에 대한 항목을 별도로 분리했다. 단순한 탐색 기록과 함께 제출하기에는 이 발견이 갖는 의미가 다를 수 있었다. 강도윤에게 먼저 보여주고 어떻게 정리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강도윤은 보고서 초안을 보자마자 구조물 항목에 밑줄을 그었다. 이것을 어디서 처음 발견했습니까? 루아가 게이트 위치와 층수를 설명했다. 강도윤은 자신의 오래된 자료 파일을 꺼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저녁까지 이어졌다.

그날 밤 그루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아침 작업실로 갈게요. 에테르 격벽 설계 이야기 하고 싶어요. 그루민의 답장은 한 줄이었다. 이미 준비해두었다. 루아는 그 답장을 보면서 그루민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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