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62화

협회에서 심사 일정 통보 문자가 온 것은 신청서를 제출한 지 이십이 일이 지난 저녁이었다. 루아는 훈련을 마치고 막 샤워를 끝낸 참이었다. 문자 내용은 간결했다. A급 승급 심사 일정이 확정되었으며 이 주 뒤 협회 지정 게이트에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심사 방식은 B급 승급 때와 구조적으로 비슷하지만 난이도는 비교할 수 없었다. A급 심사는 개인 역량 평가와 팀 전술 운용 평가, 그리고 지정 게이트 내 목표 완수 평가로 구성되었다. 모든 단계에서 기준 이상을 충족해야 했다.

루아는 다음 날 아침 파티원 전원을 소집했다. 심사 일정을 공유하고 각자의 역할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궁태는 전방 방어 포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했고, 윤성재와 서채연은 루아의 저격 직전 마수의 이동 경로를 제한하는 포위 전술을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심사 준비 기간 이 주 동안 루아는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이어갔다. 오전에는 에테르 패턴 읽기 훈련, 오후에는 파티원 전체와 함께하는 전술 훈련, 저녁에는 ETA-4의 사격 감각을 몸에 더 깊이 익히는 개인 연습이 이어졌다.

심사 전날 밤 어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일 심사지? 잘 자. 루아는 그 짧은 문자를 세 번 읽은 뒤 답장을 보냈다. 응, 잘 잘게. 어머니는 커뮤니티에 루아 이야기를 자주 올렸다. 루아는 그것을 나중에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딱히 말리지는 않았다.

그루민도 전날 밤 작업실에서 연락을 해왔다. ETA-4 탄종을 심사용으로 추가 제작해 두었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고맙다고 답했다. 그루민은 짧게 하나 더 덧붙였다. 이기고 돌아와. 드워프 언어로 된 그 말은 번역 이어폰 없이도 그 뜻이 느껴졌다.

심사 당일 이른 아침, 루아는 장비 가방을 점검했다. ETA-3 탄종 열다섯 발, ETA-4 탄종 열 발, 비상용 에테르 압축 약제 두 개, 그리고 그루민이 제작한 소형 에테르 증폭 부품 하나. 과하지 않게 필요한 것만 챙겼다.

협회 지정 심사장은 도심 외곽의 통제 구역 안에 있었다. 루아와 파티원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심사 위원 세 명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루아가 교류 행사에서 한 번 마주쳤던 A급 헌터였다. 서로 가볍게 눈인사를 나눴다.

심사 시작 전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다. 지정 게이트의 기본 구조, 예상 마수 구성, 그리고 목표 조건이 설명되었다. 목표는 게이트 핵심 지점에 있는 지정 마수를 처리하고 전원 생환하는 것이었다.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A급 수준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루아는 파티원들을 한 번 돌아봤다. 남궁태, 윤성재, 서채연, 그리고 자신. 네 명이 한 방향을 향해 서 있었다. 게이트 앞에서 루아는 조용히 총을 쥐었다. 준비는 끝났다.

심사 일정이 확정된 직후 루아는 파티 훈련 스케줄을 재편했다. 매일 오전 두 시간은 개인 에테르 제어 훈련, 오후 두 시간은 파티 전술 합동 훈련, 저녁 한 시간은 사격 감각 유지를 위한 표적 연습으로 나눴다. 일정표를 파티원들에게 공유하자 모두 군말 없이 동의했다.

남궁태의 전방 방어 포진 훈련은 예전보다 훨씬 정교해졌다. 단순히 방어막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마수의 공격 각도에 따라 방어 밀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루아는 그 포진이 자신의 사격 공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해주는지 직접 확인하며 만족했다.

윤성재의 물리 원거리 공격은 사거리가 늘어난 만큼 정밀도 조절이 관건이었다. 루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면서 윤성재는 루아의 사격 직전 신호를 읽는 법을 익혔다. 루아가 에테르 감지 자세에 들어가는 순간이 사격 이 초 전이라는 것을 윤성재는 열 번의 반복 끝에 파악했다.

서채연은 마법 회로 중첩 시술을 루아의 전술에 맞게 재구성했다. 기존에는 공격 중심으로 설계되었던 회로를 루아의 사격 타이밍에 맞춰 마수의 이동 경로를 예측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처음에는 타이밍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흘이 지나자 안정감이 생겼다.

훈련 중반, 협회에서 심사 담당 위원 중 한 명의 이름이 공개되었다. A급 헌터 박성호. 루아가 이전 교류 행사에서 만났던 인물이었다. 당시 박성호는 루아의 에테르 탄도 방식에 관심을 보였고, 이번 심사에도 그것을 직접 보고 싶어서 위원직을 자원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루아는 그 소식에 특별한 감흥을 갖지 않았다. 누가 심사를 하든 해야 할 것은 동일했다. 다만 박성호가 에테르 탄도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심사 환경이 비교적 공정하게 형성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심사 전날 밤, 루아는 장비 점검을 두 번 했다. 총기 상태, 탄종 수량, 에테르 보조 약제 유통 기한, 그리고 심사 현장 사전 지형 정보까지 모두 확인했다. 과하다 싶을 정도였지만 루아는 이것이 자신의 방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에게서 온 문자를 받은 것은 자정이 가까울 때였다. 내일 심사지? 잘 자. 간결한 다섯 글자였지만 루아는 그 문자를 한참 바라봤다. 어머니는 루아가 긴장할 때 짧게 말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루민도 심사 전날 밤 연락을 했다. ETA-4 탄종 추가분을 준비해두었다는 내용과 함께, 드워프 언어로 짧은 문구가 덧붙여 있었다. 루아는 번역 이어폰 없이도 그 문구의 의미를 알아챘다. 두 손으로 총을 쥐어라.

심사 당일 아침, 루아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어나 간단히 씻고 장비를 챙겼다. 파티원들과 약속한 집결 장소로 이동하면서 루아는 자신이 긴장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점검했다. 손은 안정적이었다. 에테르 흐름도 균일했다. 이게 준비됐다는 것이다.

집결 장소에서 파티원들과 합류했다. 서로 눈인사를 나눴고 별 말은 없었다. 필요한 말은 이미 훈련하면서 다 했다. 심사장으로 이동하는 이동 차량 안에서 남궁태만 한 마디 했다. 오늘 잘 해보자.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사 준비 일주일 차에 루아는 파티원 전체와 함께 모의 전투 훈련을 진행했다. 협회에서 허가한 중급 게이트를 훈련 장소로 빌렸고, 심사와 유사한 조건을 인위적으로 설정해서 반복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연계 동작이 네 번의 반복 끝에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채연의 시야 차단과 루아의 사격 타이밍이 맞아들어간 순간을 파티원들이 목격했을 때, 남궁태가 짧게 말했다. 이거 무서운 조합이다. 루아는 그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윤성재는 자신의 측면 견제와 서채연의 마법 타이밍도 더 맞출 수 있겠다고 했고, 그날 오후 내내 두 사람의 연계 훈련이 이어졌다.

심사 열흘 전, 그루민이 작업실로 루아를 불렀다. ETA-4 탄종 심사용 추가분을 완성했다는 것이었다. 테이블 위에 정렬된 탄종들을 보면서 루아는 그루민의 손이 들어간 것들이 어떻게 다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표면이 균일하고 무게가 정확했다. 오차가 없었다.

강도윤도 심사 전에 한 번 만났다. 루아가 수집한 에테르 정류 구조물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강도윤은 그 데이터가 자신이 집필 중인 책의 마지막 챕터와 정확히 연결된다고 했다. 루아는 책 내용보다 강도윤의 눈빛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 사람의 흥분이 느껴졌다.

심사 사흘 전, 루아는 파티원들에게 각자의 에테르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라고 당부했다. 심사 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하려면 직전 이틀 동안 무리한 훈련을 피해야 했다. 파티원들은 그 지시를 이해하고 가볍게 몸을 유지하는 정도로 하루를 보냈다.

심사 전날 밤, 루아는 침대에 누워 내일을 생각했다. 불안하지는 않았다.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남은 것은 실행이었다. 루아는 눈을 감으면서 내일 아침이 기다려진다고 생각했다. 긴장이 아니라 기대였다.

이른 아침 집결 장소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루아였다. 그 다음 남궁태, 그리고 윤성재와 서채연이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방식이 늘 같았다. 눈인사, 짧은 고개 끄덕임. 말보다 그 간결함이 팀의 신뢰를 더 잘 표현했다.

심사 준비 막바지에 루아는 파티 전술을 하나 더 다듬었다. 서채연의 마법 회로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윤성재의 물리 공격이 마수의 발을 묶고, 그 동안 남궁태의 방어 포진이 마수의 반격을 차단하는 삼각 연계였다. 루아가 쏘는 것은 그 삼각이 완성된 순간 이후였다.

이 삼각 연계를 처음 완벽하게 성공시킨 날 훈련이 끝나고 파티원들은 서로를 보며 잠시 침묵했다. 말이 필요 없었다. 이것이 작동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루아는 그 침묵 안에 있는 확신을 느꼈다.

심사 전날 밤 루아는 어머니의 문자를 받고 방 불을 껐다. 잘 자라는 두 글자가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충분했다. 루아는 눈을 감으면서 내일 해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머릿속에 그렸다. 진입, 감지, 연계, 사격. 수백 번 반복한 흐름이었다.

아침이 되어 집결 장소에서 파티원들과 만났을 때, 네 사람 모두 긴장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루아는 그것이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을 이미 충분히 다스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팀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