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스카이 스트라이커의 이름
스카이 스트라이커라는 파티 이름이 헌터 커뮤니티에서 점점 더 자주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루아가 A급 헌터가 된 지 석 달쯤 지나서였다. 처음에는 이종족 전담 팀 운영으로 알려졌고, 이후 에테르 탄도학이라는 독창적인 전술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협회 내부 게시판에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의 의뢰 수행 방식을 분석한 글이 올라왔다. 일반 헌터가 쓴 글이었는데, 루아의 사격 방식이 기존 저격 헌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루아는 그 글을 읽고 나서 정확하게 봤다고 생각했다.
다른 A급 헌터들이 루아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경우도 생겼다. 협력 의뢰 제안, 기술 교류 요청, 혹은 단순한 인사가 목적인 경우도 있었다. 루아는 모든 연락에 정중하게 답했지만, 협력은 신중하게 골랐다.
그 중 한 명이 이전 교류 행사에서 만났던 A급 헌터 장민준이었다. 그는 루아에게 공동 의뢰를 제안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파티의 전술 방식이 스카이 스트라이커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루아는 관심을 보이며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하기로 했다.
어머니의 커뮤니티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어머니가 소속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루아 헌터의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어머니는 그 대화에 당당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루아는 그 사실을 전해 들으면서 피식 웃었다.
강도윤의 책이 드디어 출판사에 원고가 제출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책의 제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에테르 탄도학의 탄생과 실전 검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루아는 자신의 이름이 책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그루민은 드워프 장인 협의회에서 루아와의 작업을 공식 협력 사례로 소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드워프 세계에서도 스카이 스트라이커와 에테르 탄도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그것이 곧 ETA-5 이후 설계에도 드워프 기술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임을 알아챘다.
파티원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궁태가 느닷없이 물었다. 루아, 우리 언제 S급 도전할 거야? 루아는 잠깐 수저를 멈추고 생각했다. 아직 멀었어. 하지만 방향은 있어. 그 대답으로 충분했다. 테이블 위의 분위기가 조용히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밤에 홀로 있을 때 루아는 처음 헌터가 된 날을 생각했다. 작은 훈련 사격장, 낡은 연습용 총, 처음 에테르를 탄종에 실었을 때의 어색하고 낯선 감각. 그것이 지금 이 자리까지 이어졌다. 루아는 그 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일도, 모레도 그 선은 계속될 것이었다. 루아는 그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루아는 협회 내부에서 받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젊은 헌터 정도로 봤다면, 지금은 누군가가 먼저 인사를 건네오는 경우도 생겼다. 루아는 그 변화를 편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이 이유 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A급 헌터 장민준과의 협력 의뢰 논의가 구체화되었다. 장민준의 파티는 근접 중심 구성으로 루아의 원거리 특화 전술과 상호 보완적이었다. 두 파티가 함께하면 원근 교차 전술이 완성된다는 것이 장민준의 판단이었다. 루아도 같은 생각이었다.
협력 의뢰 전 사전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서로의 전술 스타일이 달라 연계가 어색했다. 장민준의 파티는 빠른 기동과 단기 전투에 최적화되어 있었고, 스카이 스트라이커는 패턴 분석과 정밀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두 방식의 속도 차이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사흘간의 합동 훈련 끝에 두 파티는 리듬을 찾았다. 스카이 스트라이커가 먼저 마수의 패턴을 읽고 그 정보를 장민준 파티에 전달하면, 장민준 파티가 기동력으로 마수를 묶는 방식이었다. 루아가 최적 타이밍에 사격하는 구조였다. 이 흐름이 완성되었을 때 두 파티 모두 만족했다.
강도윤의 책 출판 이후 루아에게 들어오는 연락이 더 다양해졌다. 헌터 지망생, 연구자, 방송 관계자까지 있었다. 방송 관계자의 인터뷰 요청은 정중히 거절했다. 연구자와의 학술적 교류는 강도윤을 통해 필터링하기로 했다. 헌터 지망생들에게는 짧은 답변 정도는 해줬다.
어머니의 커뮤니티 활동이 루아의 인터뷰 거절 소식을 알게 된 후 더 활발해졌다. 루아가 거절한 이유를 어머니는 다른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설명했다. 현장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애야. 방송보다 의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루아는 그 말이 자신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기뻤다.
그루민이 드워프 명예 협력자 자격 수여 소식을 전했을 때 루아는 잠깐 고민했다. 이 자격이 이후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까지 생각했다. 드워프 작업실과 재료 창고 접근권은 ETA 이후 탄종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루아는 수락하기로 했다.
수여식은 간단했다. 드워프 방식의 악수와 그루민이 직접 새긴 작은 금속 메달이 전부였다. 메달에는 드워프 문자로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루아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루민이 답했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루아는 그 메달을 주머니에 넣었다.
밤에 루아는 그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봤다. 드워프의 금속에서 미세한 에테르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었다. 루아는 그루민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메달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헌터 커뮤니티에서 스카이 스트라이커에 대한 분석 글이 여러 개 올라오면서, 에테르 탄도학이라는 용어가 일반 헌터들 사이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루아는 그 용어가 퍼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강도윤이 책을 쓴 이유를 다시 이해했다. 개념이 언어화되어야 전달되고, 전달되어야 발전한다.
장민준과의 두 번째 협력 의뢰에서 루아는 중요한 것을 배웠다. 장민준의 파티가 기동 중에도 서로를 인식하는 방식이 스카이 스트라이커와 달랐다. 더 직관적이고 즉흥적이었다. 루아의 방식이 계산적이라면 장민준의 방식은 본능적이었다. 두 방식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전술 폭이 크게 넓어질 것이었다.
파티원들도 두 파티의 합동 훈련을 통해 각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었다. 남궁태는 장민준 파티의 강화형 헌터에게서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전환하는 기술을 익혔다고 했다. 서채연은 장민준 파티의 마법사와 마법 회로 연결 방식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방식을 개선했다.
어머니가 보내온 메시지 중 하나가 루아를 오래 생각하게 만들었다. 커뮤니티에서 루아를 응원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는데, 엄마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루아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루아는 그 메시지를 받고 한참 창밖을 바라봤다.
드워프 명예 협력자 자격 덕분에 그루민의 작업실 접근이 더 자유로워졌다. 루아는 의뢰가 없는 날 종종 작업실에서 그루민 옆에 앉아 탄종 제작 과정을 지켜보거나 설계 이야기를 나눴다. 그 시간이 루아에게는 일종의 충전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 결성 일 주년을 앞두고 루아는 작은 기념 자리를 마련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파티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 자리였다. 남궁태가 일 년 동안 루아와 같이 뛰어서 좋았다고 했다. 윤성재는 짧게 동의했다. 서채연은 내년에도 같이하자고 했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 주년 다음 날, 루아는 B급이었던 시절의 첫 의뢰 기록을 꺼내서 읽었다. 작은 게이트, 단순한 마수, 그리고 처음으로 에테르를 탄종에 실었던 날의 메모. 그때 루아는 이것이 어디로 이어질지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방향은 있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 이름이 헌터 커뮤니티를 넘어 일반 포털 사이트에서도 검색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가 전해왔다. 어머니는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루아는 유명해지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어머니가 기뻐한다는 것이 좋았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었다. 의뢰 중에 촬영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협회 건물 앞에서 사인을 부탁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루아는 정중하게 거절하면서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방식을 찾는 데 시간을 쏟아야 했다. 이것도 일종의 훈련이었다.
장민준과의 세 번째 협력 의뢰는 특히 성과가 좋았다. 두 파티의 합동 전술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의뢰 목표 달성 시간이 이전보다 사십 퍼센트 단축되었다. 협회 기록지에 이 수치가 남겨졌고, 협회 쪽에서 두 파티의 공식 협력 체계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제안해왔다.
루아는 그 제안을 파티원들과 함께 검토했다. 정례화가 되면 안정성이 높아지지만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루아는 완전한 정례화보다 선택적 협력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장민준도 동의했다.
파티원 일 주년 자리에서 서채연이 꺼낸 이야기 하나가 루아에게 남았다. 루아씨와 함께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바뀐 건 기술이 아니에요. 생각하는 방식이에요. 어떤 상황에서든 먼저 패턴을 찾는 것. 그게 바뀌었어요. 루아는 그 말을 듣고 가르친 적 없는데 전해진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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