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Arc 3 시작 - S급의 문 앞에서
A급 헌터로 활동한 지 여섯 달이 지난 시점에서 루아는 협회 내부에서 비공식적으로 떠오르는 평가를 전달받았다. 에테르 감지 능력과 탄도 정밀도에서 현재 A급 헌터 전체 중 최상위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공식 등급은 A급이었지만 전투 기여도 측면에서는 이미 A급 최상위에 해당한다는 평가였다.
루아는 그 평가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S급 승급 심사 자격이 생기고 있다는 것. 협회 등급 체계에서 S급 심사 자격은 A급 최상위 수준의 실적과 능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때 주어졌다.
에테르 직접 제어 훈련이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 루아는 에테르 압축 구를 삼십 초 이상 유지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공중에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에테르가 마치 물체처럼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루민은 그 장면을 보고 드워프에서도 전설적인 장인들만이 할 수 있는 금속 부양 기법과 유사하다고 했다.
강도윤은 루아의 에테르 직접 제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기존의 에테르 측정 장비로는 루아의 에테르 출력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루아의 에테르 밀도가 장비의 측정 한계에 근접하고 있었다.
두 번째 대규모 레이드 제안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박성호가 아니라 협회 본부에서 직접 연락이 왔다. 제주도 해안에서 발생한 특이 구조 A급 게이트에 대한 레이드였다. 게이트 내부에 에테르 정류 구조물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전 정보가 있었다. 루아는 즉각 수락했다.
레이드 사전 조사에서 루아는 에테르 정류 구조물의 분포 패턴이 이전에 발견한 것들과 같은 규칙성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위원회 회의에서 이 정보를 공유하자 에테르 물리학 연구자가 홍분을 감추지 못했다. 분포 패턴이 특정 수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제주도 레이드에는 스카이 스트라이커와 박성호 파티, 그리고 새로운 두 개 파티가 합류했다. 총 열다섯 명의 A급 헌터. 루아가 참여한 레이드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총 지휘는 루아가 맡게 되었다. 박성호가 직접 루아에게 지휘를 요청했다.
루아는 처음에는 고사했다. 경험이 더 많은 A급 헌터들이 있다고 했다. 박성호는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에테르 감지와 상황 판단 능력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아의 에테르 패턴 분석 능력이 레이드 지휘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결국 수락했다.
레이드 전날 밤 루아는 처음으로 지휘자의 무게를 느꼈다. 자신의 판단이 열다섯 명 헌터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것은 지금까지와 다른 종류의 책임이었다. 루아는 그 무게를 피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 게이트 앞에 선 이른 아침, 루아는 열다섯 명을 향해 짧게 말했다. 오늘 전원 생환이 목표입니다. 전술은 에테르 반응에 따라 현장에서 조정될 것입니다. 각자의 판단을 신뢰하되 지휘 신호를 따라 주십시오. 그것으로 브리핑을 마쳤다. 필요한 말은 그것뿐이었다.
제주도 레이드를 이 주 앞두고 루아는 에테르 공명 상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끊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분적 공명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활동을 병행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서채연과의 공동 훈련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서채연이 자신의 마법 회로 일부를 루아의 에테르 감지와 연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루아의 에테르 공명 상태가 흐트러질 때 서채연의 회로가 그것을 보조하는 구조였다. 두 사람이 서로의 에테르를 보완하는 것이었다.
이 공명 보조 시스템이 안정화되자 루아는 공명 상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술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레이드 지휘를 맡은 상황에서 에테르 공명 상태를 활용하는 것이 이제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었다.
레이드 참여 헌터들에게 사전 설명회를 진행했다. 루아가 에테르 공명 상태를 통해 제공하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각자의 에테르 반응이 루아의 감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했다. 참여 헌터들은 처음에 낯설어했지만 서채연의 마법 시연을 통해 이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A급 상위 실적 평가가 공식화되면서 루아에게 처음으로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통보가 왔다. 아직 심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대상자로 분류되었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그 통보를 받고 조용히 노트에 날짜를 기록했다.
그루민에게 S급 예비 자격 분류 소식을 전했다. 그루민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ETA-6가 S급 활동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를 더 깊이 고민해야겠다고 했다. S급 게이트의 에테르 농도는 A급과 비교할 수 없이 높을 것이었고, 그 환경에서 ETA-6의 에테르 흡수 효율이 어떻게 변할지 미리 계산해야 했다.
강도윤은 S급 게이트 폭발 사례 데이터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S급 게이트 내부의 에테르 특성을 과거 기록에서 추출해 ETA-6 설계 보정에 반영하려는 것이었다. 루아도 그 작업에 동참해 자신이 S급 게이트 경보 현장에서 직접 감지했던 에테르 반응 데이터를 제공했다.
레이드 전날 밤 루아는 오래 창밖을 바라봤다. S급 예비 자격 분류, ETA-6 개발, 에테르 공명 상태 발전. 여러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루아는 그것들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을 향해 함께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제주도 레이드 당일 아침, 루아는 열다섯 명의 헌터들 앞에 섰다. 오늘 전원 생환이 목표입니다 하고 말했을 때, 그 말이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루아 자신에게도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게이트가 열렸다.
그루민은 작업실에서 가끔 루아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드워프 장인들은 손이 기억한다고 한다. 손이 기억하면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루아는 그 말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모든 훈련의 목적이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들고 루아를 찾아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의 탄도 정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명 상태와 비공명 상태에서 각각 동일한 표적을 사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실험 결과는 루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공명 상태에서의 탄도 정밀도가 비공명 상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오차 범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에테르 공명이 단순히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격 정밀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파티원들은 루아의 변화를 훈련에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윤성재가 루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루아의 사격 신호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읽힌다고 했다. 탄종이 날아가기 전에 루아의 에테르 흐름이 먼저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채연은 그것이 에테르 공명 상태가 루아의 사격 준비 단계에서 이미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발전의 속도가 루아에게도 때로는 빠르게 느껴졌다. 하나를 완성하면 다음 단계가 이미 보였다. 그것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잠깐 멈추고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 루아는 그런 날에는 총을 내려놓고 그루민의 작업실 옆에 그냥 앉아있곤 했다. 그루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S급을 향한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루아는 알았다. 하지만 그 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각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해야 다음 단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루아는 이미 배웠다. ETA-1부터 ETA-6까지가 그 증거였다.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면 루아는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전에 해야 할 것들이 아직 있었다. ETA-6 실전 검증, 에테르 공명 상태 안정화, 그리고 파티원들과의 연계 전술 완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루아는 드워프 명예 협력자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그루민이 말해준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루아는 그 방향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흐릿하게 알고 있던 목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분야로 인정받은 이후 루아는 젊은 헌터들의 멘토 역할을 종종 요청받게 되었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수는 없었지만, 월 한 번 협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것이 항상 첫 번째 조언이었다.
남궁태가 팀 회식 자리에서 루아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이름을 더 알릴 의뢰 해보는 게 어때. 대형 의뢰 한 번. 루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이름은 알아서 알려질 거야. 지금은 실력이 먼저야. 남궁태는 반박하지 않았다. 루아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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