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ETA-5 실전 파티 의뢰
스카이 스트라이커 전체가 투입된 첫 번째 A급 파티 의뢰에서 루아는 ETA-5를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했다. 의뢰 지역은 충북 산악 지대에 형성된 A급 게이트였다. 협회의 사전 정보에 따르면 내부는 삼 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각 구역마다 서로 다른 마수 종류가 서식하고 있었다.
첫 구역에서 루아는 ETA-5를 처음 장전하면서 탄종의 감촉을 다시 확인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온기. 탄종이 주변 에테르를 흡수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아직 사격 전이었지만 탄종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남궁태가 전방 포진을 펼치자 마수들이 반응했다. 서채연의 마법이 한 개체의 에테르를 분산시켰고, 그 순간 루아는 방아쇠를 당겼다. ETA-5가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루아는 탄종 자체가 주변 에테르를 더 끌어들이면서 관통력이 증폭되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 탄종과 다른 점이 여러 가지 있었다. 발사 반동이 약간 다른 방식으로 전달되었다. 탄종이 목표와 충돌하는 순간 에테르 방출이 더 안정적이었다. 빗나갈 것 같던 탄도가 약간 교정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 것은 루아의 기대를 넘어서는 현상이었다.
두 번째 구역에서는 에테르 조작 능력을 가진 마수가 등장했다. 이 마수는 공간 에테르를 변형시켜 탄도를 굴절시키려 했다. ETA-4였다면 탄도가 실제로 벗어났을 것이었다. 하지만 ETA-5는 자체 에테르 순환을 이용해 외부 굴절에 저항하며 목표 방향을 유지했다.
루아는 그 순간 탄종이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단순히 발사된 물체가 아니라 에테르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무언가. 나중에 그루민에게 이 경험을 전달하면 ETA-6 설계에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었다.
세 번째 구역에서 파티 전체의 연계가 가장 잘 맞아들어갔다. 남궁태의 방어 포진, 윤성재의 측면 견제, 서채연의 에테르 분산, 그리고 루아의 ETA-5가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졌다. 의뢰 목표를 달성하고 전원 피해 없이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루아는 ETA-5의 에테르 간섭 저항 특성을 별도 항목으로 기록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기능이었지만 실전에서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강도윤이 이 항목을 논문에 추가하면 에테르 탄도학의 이론적 범위가 크게 확장될 것이었다.
파티원들도 ETA-5의 실전 성능 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느꼈다. 서채연은 ETA-5가 자신의 에테르 분산 마법과 공명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남궁태는 탄종이 날아가는 방향이 더 읽기 쉬웠다고 했다. 윤성재는 간단하게 더 믿을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의뢰 후 며칠 동안 루아는 ETA-5의 탄도 교정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실험을 설계했다. 의도적으로 에테르 간섭 환경을 만들어 ETA-4와 ETA-5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그루민에게 실험 장치 제작을 부탁하고, 강도윤에게 측정 프로토콜을 요청했다. 세 사람의 협력이 다시 시작되었다.
ETA-5 실전 투입 의뢰 준비를 위해 루아는 전날부터 탄종 상태를 점검했다. ETA-5 열 발과 ETA-4 다섯 발을 비상용으로 준비하고, 에테르 보조 약제는 의도적으로 반만 챙겼다. ETA-5의 에테르 자가 흡수 능력이 어느 정도까지 약제 없이 탄종을 작동시키는지 실전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파티원들이 집결했을 때 루아는 오늘 의뢰의 보조 목적을 설명했다. ETA-5 실전 성능 데이터 수집. 파티원들은 그 목적에 동의하면서도 안전이 먼저라는 점을 확인했다. 루아도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실험은 의뢰 목표 달성이 우선된 상황에서만 진행할 것이었다.
게이트 진입 직후 루아는 ETA-5의 에테르 흡수가 진입 전보다 훨씬 활발해진 것을 느꼈다. 게이트 내부 에테르 농도가 높아서 탄종이 더 많은 에테르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진입 전보다 분명히 강했다.
첫 번째 마수를 처리할 때 루아는 에테르 약제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ETA-5를 발사했다. 결과는 일반적인 에테르 투입 상태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탄종이 주변 에테르를 흡수해 자체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실전에서 확인되었다.
두 번째 구역에서 루아는 에테르 조작 능력을 가진 마수를 만났다. 그 마수가 탄도를 굴절시키려 했을 때 ETA-5는 자체 에테르 순환으로 굴절에 저항했다. 루아는 그 저항을 손끝으로 느꼈다. 탄종이 외부 간섭을 능동적으로 상쇄하고 있었다.
세 번째 구역에서 파티 전체가 합류해 최종 목표를 처리했다. ETA-5 사용 건수는 총 여섯 발이었고, 그 중 에테르 약제 없이 발사한 것이 네 발이었다. 네 발 모두 유효타였다. 탄종 자체의 에테르 확보 능력이 사격자의 에테르 의존도를 현저히 줄여준 것이었다.
의뢰 완료 후 그루민에게 실전 결과를 전달했다. 에테르 약제 없이도 유효한 성능을 보였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루민은 그 결과를 격벽 나노 패턴의 에테르 흡수 효율이 설계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강도윤에게도 결과를 공유했다. 강도윤은 즉각 논문 데이터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에테르 자가 동력 탄종의 실전 운용 최초 기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루아는 그 흥분을 이해했다. 이것은 단순히 탄종 하나의 성능이 아니라 탄종과 에테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였다.
파티원들은 의뢰 후 각자의 기록지에 오늘의 ETA-5 운용 방식을 적었다. 이 기록들이 향후 ETA-5를 활용한 전술 매뉴얼 작성에 사용될 것이었다. 루아는 그 매뉴얼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파티 전체의 경험이 담긴 것이기를 바랐다.
밤에 루아는 ETA-6 방향 노트에 오늘 경험한 내용을 추가했다. 에테르 자가 동력이 작동 조건을 확인했다. 다음은 에테르 인식 능력의 추가. 탄종이 마수의 에테르 패턴을 인식해 최적 방향으로 탄도를 조정할 수 있다면. 그것이 ETA-6의 핵심이었다.
그루민은 작업실에서 가끔 루아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드워프 장인들은 손이 기억한다고 한다. 손이 기억하면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루아는 그 말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모든 훈련의 목적이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들고 루아를 찾아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의 탄도 정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명 상태와 비공명 상태에서 각각 동일한 표적을 사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실험 결과는 루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공명 상태에서의 탄도 정밀도가 비공명 상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오차 범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에테르 공명이 단순히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격 정밀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파티원들은 루아의 변화를 훈련에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윤성재가 루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루아의 사격 신호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읽힌다고 했다. 탄종이 날아가기 전에 루아의 에테르 흐름이 먼저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채연은 그것이 에테르 공명 상태가 루아의 사격 준비 단계에서 이미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발전의 속도가 루아에게도 때로는 빠르게 느껴졌다. 하나를 완성하면 다음 단계가 이미 보였다. 그것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잠깐 멈추고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 루아는 그런 날에는 총을 내려놓고 그루민의 작업실 옆에 그냥 앉아있곤 했다. 그루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S급을 향한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루아는 알았다. 하지만 그 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각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해야 다음 단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루아는 이미 배웠다. ETA-1부터 ETA-6까지가 그 증거였다.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면 루아는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전에 해야 할 것들이 아직 있었다. ETA-6 실전 검증, 에테르 공명 상태 안정화, 그리고 파티원들과의 연계 전술 완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루아는 드워프 명예 협력자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그루민이 말해준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루아는 그 방향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흐릿하게 알고 있던 목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분야로 인정받은 이후 루아는 젊은 헌터들의 멘토 역할을 종종 요청받게 되었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수는 없었지만, 월 한 번 협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것이 항상 첫 번째 조언이었다.
남궁태가 팀 회식 자리에서 루아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이름을 더 알릴 의뢰 해보는 게 어때. 대형 의뢰 한 번. 루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이름은 알아서 알려질 거야. 지금은 실력이 먼저야. 남궁태는 반박하지 않았다. 루아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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