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S급 심사 당일
S급 심사 당일 아침 루아는 평소보다 삼십 분 일찍 일어났다. 일부러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씻고, 간단하게 밥을 먹고, 장비를 점검했다. ETA-6 열 발. 에테르 보조 약제 없음. 이수린과의 훈련에서 약제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협회 심사 구역에 도착했을 때 세 명의 S급 심사관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그 중 이수린도 있었다. 루아는 잠깐 눈인사를 나눴다. 이수린의 표정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그것이 루아에게는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심사 첫 번째 과제가 공개되었다. S급 에테르 환경 안에서의 생존 및 에테르 유지. 실제 S급 게이트와 유사한 에테르 농도를 인공적으로 구성한 공간 안에서 삼십 분을 버티는 것이었다.
에테르 농도가 높아지자 루아는 처음 몇 초간 압도감을 느꼈다. A급 레이드에서도 경험한 압박이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강했다. 루아는 에테르 공명 상태에 즉각 들어갔다. 공명 상태에서는 높은 에테르 농도가 압박이 아니라 에너지로 느껴졌다.
삼십 분 동안 루아는 에테르 공명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 공간의 에테르 흐름 패턴을 분석했다.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이해하려 했다. 삼십 분이 끝났을 때 심사관 중 한 명이 에테르 적응 반응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기록했다.
두 번째 과제는 S급 상당 에너지 방출을 가진 훈련용 장치를 ETA-6로 처리하는 것이었다. 이동하는 장치, 에테르 간섭을 방출하는 장치, 그리고 복수의 장치를 동시에 처리하는 단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복수의 이동 표적을 동시에 처리하는 단계에서 루아는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각 표적의 에테르 반응을 동시에 인식하며 최적 사격 순서를 계산했다. 열두 개 표적을 오십 초 안에 전부 처리했다. 심사 역사상 최단 시간 기록이었다.
세 번째 과제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심사관 이수린이 루아에게 직접 에테르를 방출했다. 루아는 그것을 ETA-6로 막거나 피하거나 흡수해야 했다. 이것이 S급 헌터 간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었다.
이수린의 에테르가 날아오는 순간 루아는 ETA-6를 장전하지 않았다. 대신 에테르 공명 상태를 최대로 확장하고 그 에테르를 공명으로 흡수하려 했다.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충격의 절반 이상을 에테르 공명으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수린이 처음으로 표정 변화를 보였다.
심사가 끝났을 때 이수린이 루아에게 조용히 말했다. 세 번째 과제에서 ETA-6를 쓰지 않은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당신이 에테르와 같은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 루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한 선택이 의식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그렇게 됐다.
그루민은 작업실 한쪽 벽에 ETA 시리즈 전체 설계 도면을 나란히 붙여두었다. ETA-1의 단순한 스케치에서 ETA-6의 정밀한 나노 패턴 도면까지, 그 변화의 흐름이 한눈에 보였다. 루아는 그것을 보면서 시간이 그림으로 남는다는 것을 생각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가 일상화되면서 루아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게이트 안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도 에테르 흐름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게이트가 열렸던 흔적이 남은 곳, 그리고 드워프 작업실에서 금속이 다루어지는 곳. 에테르는 어디에나 있었고 루아는 그것과 점점 더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었다.
강도윤이 책 두 권과 논문 여섯 편을 쓰는 동안 루아는 탄종을 여섯 종류 개발했다. 그 중 네 종류가 협회 공식 등록되었다. 두 사람의 작업 속도는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다. 에테르 탄도학이라는 이름 아래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었다.
파티원들이 루아 없이도 A급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시작했다. 루아가 S급 심사 준비에 집중하는 동안 남궁태가 임시 지휘를 맡았다. 남궁태의 지휘 방식은 루아와 달랐다. 더 직관적이고 현장 중심적이었다. 그것이 파티에 다양성을 더해줬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S급 심사는 실력을 보는 게 아닙니다. 에테르와 어떤 관계인지를 봅니다. 루아는 그 말을 여러 번 되새겼다. 실력이 아니라 관계. 그것이 S급의 기준이었다.
S급 심사 날짜가 다가오면서 루아는 점점 더 내부로 집중했다. 외부 훈련보다 에테르 공명 상태를 깊게 유지하는 내면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그것이 심사의 핵심이라는 것을 루아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심사 날 연락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잘 다녀와 하고 답했다. 루아는 그 짧은 말이 자신을 가장 가볍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았다. 짐을 내려놓게 하는 말이었다.
심사 전날 루아는 ETA-6를 열 발 쏘았다. 한 발도 빗나가지 않았다. 총을 내려놓고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갔다가 천천히 풀었다. 준비는 됐다. 내일 있는 것들에 집중하면 됐다.
심사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루아는 공기 중의 에테르 밀도가 평소보다 높다는 것을 느꼈다. 협회가 S급 심사를 위해 특별히 에테르 농도를 조정한 공간이었다. 루아는 그 밀도 속에서 ETA-6를 점검했다. 탄종이 에테르를 흡수하고 있었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심사관 중 한 명이 루아에게 다가와 말했다. 에테르 공명 탄도학 개발자가 직접 심사를 받는 건 처음 보는 경우입니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개발자이기 전에 헌터입니다. 심사관이 잠깐 침묵하다가 그렇군요, 라고 답했다.
S급 심사의 첫 번째 관문은 에테르 총량 측정이었다. 루아의 수치가 나왔을 때 심사관들 사이에서 작은 반응이 있었다. 루아 자신도 수치를 보았다. 예상보다 높았다. 에테르 공명 훈련이 총량 자체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루아는 그때 알았다.
두 번째 관문은 실전 전투 시뮬레이션이었다. 루아는 ETA-6를 장전하고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갔다. 모든 감각이 선명해졌다. 탄종이 에테르 안에서 움직이는 경로가 보였다. 루아는 방아쇠를 당겼다. 첫 발이 정확히 지정 목표를 관통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는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느꼈다. 단순히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에테르 흐름이 가시화되고, 그 흐름 안에서 가장 정확한 경로가 자연스럽게 인식되었다. 이것이 S급 헌터로서의 루아가 가진 고유한 능력이었다.
파티원 남궁태가 훈련 후 말했다. 루아가 S급이 된 이후 우리 파티 전체의 의뢰 완수율이 올라갔어. 루아가 이유를 물었다. 남궁태가 답했다. 네가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가면 우리 모두 집중이 돼. 그 말이 루아에게는 뜻밖의 발견이었다.
그루민이 작업실에서 루아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드워프들은 장인이 만든 무기가 장인의 에테르를 담는다고 믿어. 그 말이 ETA-7의 이중 공명 매체 개념과 겹쳤다. 무기가 사용자의 에테르에 반응한다는 개념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것이었지만 드워프에게는 오래된 철학이었다.
강도윤의 에테르 탄도학 논문 세 번째 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이번에는 루아의 S급 심사 데이터가 포함되었다. S급 헌터의 에테르 공명 상태가 탄종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루아는 데이터 제공자로 이름이 올랐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말했다. S급 안에도 스펙트럼이 있어. 에테르 총량으로 압도하는 헌터가 있고, 정밀도로 차별화되는 헌터가 있어. 루아는 어느 쪽이냐고 물었다. 이수린이 웃으면서 답했다. 둘 다가 되면 안 돼?
협회에서 에테르 탄도학을 정식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루아는 그 소식을 강도윤에게 먼저 전해 들었다. 루아가 직접 커리큘럼 초안을 작성하는 데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루아는 수락했다. 에테르 탄도학의 미래는 전달되어야 했다.
서채연이 에테르 공명 보조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지원 방식을 개발했다. 루아의 에테르 감지 범위를 파티 전체로 확장하는 기술이었다. 처음 적용했을 때 루아는 파티원 모두의 에테르 반응이 하나의 흐름 안에 포함되는 것을 느꼈다. 전술의 새로운 차원이었다.
S급이 된 이후 루아는 더 많은 헌터들의 요청을 받았다. 에테르 탄도학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가르치는 것도 배움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루아 자신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
훈련이 끝난 뒤 루아는 ETA 시리즈의 다음 방향을 생각했다. ETA-7이 에테르 공명 매체 탄종이라면, ETA-8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아직 답은 없었다. 다만 루아는 그 질문이 언젠가 답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ETA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었다.
이종족 자원거래 공식화 이후 새로운 소재들이 협회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루민이 관심을 보인 소재 중 하나는 엘프 원산의 에테르 결정 변종이었다. 루나이트 합금과의 조합이 가능한지 실험이 필요했다. 루아는 그 실험에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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