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S급 헌터를 보다

S급 헌터 두 명이 게이트 안으로 진입한 후 밖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에테르 감지 장비들이 게이트 내부 반응을 잡으려 했지만 신호가 너무 강해 대부분이 포화 상태였다. 루아는 주변 에테르 흐름을 손끝으로 직접 감지하면서 내부 상황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려 했다.

게이트 내부에서 거대한 에테르 충돌이 여러 차례 발생하는 것이 느껴졌다. S급 헌터들의 에테르 출력이 내부 마수와 충돌할 때마다 주변 공간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루아는 그 진동 패턴이 자신이 경험한 어떤 것과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두 시간 후 S급 헌터 두 명이 게이트에서 걸어나왔다. 큰 부상 없이 임무를 완료했다는 표정이었다. 게이트는 내부 핵심 마수가 처리되면서 자동으로 수축하기 시작했다.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루아는 그 중 한 명과 잠깐 눈이 마주쳤다. S급 헌터는 루아를 일 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루아는 무언가 엄청난 것의 무게를 느꼈다. 숙련도, 경험,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것과 다른 차원의 무언가.

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루아는 말이 없었다. 파티원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조용했다. 남궁태만 한 번 루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숙소에 돌아와서 루아는 오래 창밖을 바라봤다. S급 헌터의 에테르 출력을 직접 감지한 경험이 자꾸 떠올랐다. 규모의 차이만이 아니었다. 에테르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달랐다. 루아가 에테르를 탄종에 담는다면, 그 헌터는 에테르와 함께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루민에게 그 경험을 전달했다. 그루민은 드워프 전승에 에테르와 하나가 된 존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드워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장인들은 금속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금속과 대화한다는 표현을 쓴다고 했다. 루아는 그 말이 자신이 S급 헌터에게서 느낀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며칠 후 루아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훈련 방향을 설계했다. 지금까지는 에테르를 도구로 사용해왔다. 탄종에 담고, 패턴을 읽고, 층을 합치고. 하지만 S급 헌터는 에테르를 도구가 아니라 언어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그 경지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에테르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했다.

새로운 훈련은 탄종 없이 맨손으로 에테르 흐름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다. 탄종이라는 매개체 없이 에테르를 다루는 것은 루아에게 거의 처음 하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자 변화가 느껴졌다. 에테르 감지 범위가 넓어졌다. 탄종을 통한 감지가 손끝의 감각이었다면, 맨손 훈련을 통한 감지는 온몸의 감각에 가까워졌다. 루아는 그것이 S급으로 가는 길의 첫 걸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S급 헌터가 게이트에서 나오는 순간을 루아는 가능한 한 자세히 관찰했다. 그들의 걸음걸이, 에테르 반응의 변화, 표정. 전투를 막 마친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에게서는 피로보다 안정감이 먼저 느껴졌다. 에테르 소모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에테르 소모에 대한 대응 자체가 달랐다.

루아가 눈이 마주친 S급 헌터는 키가 크고 조용한 인상의 여성이었다. 그 짧은 시선 교환에서 루아는 자신이 아직 이 사람에게 인식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인식 못 한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레벨이 아직 아니라는 것. 그 차이가 에테르 반응의 규모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현장에서 돌아오는 이틀 동안 루아는 그 경험을 계속 소화했다. S급 헌터의 에테르 반응이 어떤 방식으로 달랐는지를 분석하려 했지만, 그것이 단순히 밀도나 규모의 차이가 아니었다. 에테르와 헌터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 그것을 설명할 언어가 루아에게는 아직 없었다.

그루민이 드워프 전승을 다시 꺼냈다. 에테르와 하나가 된 존재에 대한 이야기 외에, 드워프 최고 장인들의 손에서는 금속이 스스로 움직인다는 표현이 있다고 했다. 장인이 금속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장인과 금속이 같은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 루아는 그것이 S급 헌터와 에테르의 관계와 같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훈련 방향을 설계하면서 루아는 에테르를 도구로 사용하는 것과 에테르와 공존하는 것의 차이를 계속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에테르 제어는 루아가 에테르를 이끌거나 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S급 헌터는 에테르가 자신의 일부인 것처럼 보였다.

에테르 직접 제어 훈련에 새로운 단계가 추가되었다. 에테르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에테르의 흐름 안에 자신을 맞추는 것.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루아는 눈을 감고 주변 에테르를 감지하면서 자신이 그것의 일부가 된다는 상상을 해봤다.

삼 주가 지난 후 루아는 훈련 중 처음으로 다른 감각을 경험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에테르를 통해 주변을 느끼는 것. 눈을 감은 상태에서 사십 미터 밖에 있는 그루민의 위치와 움직임이 에테르 흐름의 변화를 통해 감지되었다.

루아는 즉각 눈을 떴다. 그루민을 봤다. 위치가 맞았다. 루아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루민이 움직이는 방향이 에테르 흐름의 변화로 느껴졌다. 이것이 뭔가 다른 것의 시작이라는 것을 루아는 직감했다.

강도윤에게 이 경험을 전달했을 때 강도윤은 즉각 측정 장비를 들고 왔다. 루아가 눈을 감고 에테르 인식 상태에 들어갔을 때 장비의 수치가 변했다. 루아의 에테르 방출 패턴이 주변 에테르 흐름과 동조하는 현상이 기록되었다. 강도윤은 그것을 에테르 공명 상태라고 명명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는 불안정했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즉시 끊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루아에게 새로운 방향을 열어주었다. S급으로 가는 길이 에테르 출력의 증가가 아니라 에테르와의 관계 변화에 있다는 것을 루아는 이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그루민은 작업실에서 가끔 루아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드워프 장인들은 손이 기억한다고 한다. 손이 기억하면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루아는 그 말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모든 훈련의 목적이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들고 루아를 찾아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의 탄도 정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명 상태와 비공명 상태에서 각각 동일한 표적을 사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실험 결과는 루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공명 상태에서의 탄도 정밀도가 비공명 상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오차 범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에테르 공명이 단순히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격 정밀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파티원들은 루아의 변화를 훈련에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윤성재가 루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루아의 사격 신호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읽힌다고 했다. 탄종이 날아가기 전에 루아의 에테르 흐름이 먼저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채연은 그것이 에테르 공명 상태가 루아의 사격 준비 단계에서 이미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발전의 속도가 루아에게도 때로는 빠르게 느껴졌다. 하나를 완성하면 다음 단계가 이미 보였다. 그것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잠깐 멈추고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 루아는 그런 날에는 총을 내려놓고 그루민의 작업실 옆에 그냥 앉아있곤 했다. 그루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S급을 향한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루아는 알았다. 하지만 그 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각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해야 다음 단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루아는 이미 배웠다. ETA-1부터 ETA-6까지가 그 증거였다.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면 루아는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전에 해야 할 것들이 아직 있었다. ETA-6 실전 검증, 에테르 공명 상태 안정화, 그리고 파티원들과의 연계 전술 완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루아는 드워프 명예 협력자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그루민이 말해준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루아는 그 방향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흐릿하게 알고 있던 목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분야로 인정받은 이후 루아는 젊은 헌터들의 멘토 역할을 종종 요청받게 되었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수는 없었지만, 월 한 번 협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것이 항상 첫 번째 조언이었다.

남궁태가 팀 회식 자리에서 루아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이름을 더 알릴 의뢰 해보는 게 어때. 대형 의뢰 한 번. 루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이름은 알아서 알려질 거야. 지금은 실력이 먼저야. 남궁태는 반박하지 않았다. 루아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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