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S급 게이트 폭발 경보

알람은 새벽 세 시에 울렸다. 협회 긴급 소집 신호였다. 루아는 잠에서 깨자마자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이런 시간에 오는 소집은 대부분 심각한 상황이었다.

협회 긴급 대응 센터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러 A급 헌터들이 모여 있었다. 스크린에는 강원도 북부 산악 지대의 위성 이미지가 떠 있었다. 거기에 이전에 없던 거대한 에테르 방출 광점이 표시되어 있었다. S급 가능성 있는 게이트 폭발 징후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S급 게이트. 루아가 처음으로 그 단어를 현실 상황에서 듣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S급은 이론이나 역사 기록 안에만 있었다. 지금 저 스크린 위에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었다.

협회 대응팀장이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감지된 에테르 방출 규모는 A급 상위 수준이지만 팽창 속도가 S급 게이트 폭발 전구 현상과 일치한다. 최소 여섯 시간 안에 완전 개방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경계와 주민 대피가 우선이다.

A급 헌터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게이트 주변 삼 킬로미터 이내의 에테르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마수가 게이트 밖으로 나올 경우 즉시 처리하는 것이었다. S급 게이트 자체에는 S급 헌터 지원이 올 때까지 진입하지 않는다는 지침이 내려왔다.

루아는 파티원들에게 연락했다. 남궁태, 윤성재, 서채연 모두 이미 소집 통보를 받았고 이동 중이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는 대피 지원 구역 B를 담당하게 되었다. 주민들이 차량으로 이동할 수 없는 산악 지형 일부에서 헌터들이 직접 안내하는 역할이었다.

새벽 다섯 시, 루아와 파티원들은 대피 지원 구역에 도착했다. 산 중턱의 마을에는 노인들이 많았다. 루아는 에테르 감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마수의 접근 경로를 사전에 파악하면서 주민 이동을 지원했다.

새벽 일곱 시, 게이트에서 마수 세 마리가 외부로 나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루아와 파티원들이 있는 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였다. 남궁태가 주민 대피를 계속하는 동안 루아와 윤성재, 서채연이 마수 처리에 나섰다.

마수는 A급 하위 등급이었다. 루아는 ETA-5를 사용해 세 마리 중 가장 큰 개체를 먼저 처리했다. 나머지 두 마리는 윤성재와 서채연이 담당했다. 전투는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주민들은 마수를 직접 보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하게 이동을 완료했다.

오전 열 시, 협회로부터 S급 헌터 두 명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통보가 왔다. 루아는 처음으로 S급 헌터를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그들이 게이트를 향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루아는 그 거리가 아직 멀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 그 자리에 설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S급 게이트 경보가 울린 직후 협회 긴급 대응 센터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과거 S급 게이트 폭발 사례에서 훈련된 절차가 있었고, 모두가 그 절차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차분함이 오히려 상황의 심각성을 더 실감하게 했다. 훈련된 사람들이 차분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이기도 했다.

루아는 대응 센터에서 협회 간부의 설명을 들으면서 에테르 감지 능력을 확장해봤다. 센터에서 강원도 북부까지는 직접 감지 범위 밖이었지만, 협회 건물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긴장감은 에테르 흐름을 통해서도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에테르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반영했다.

대피 지원 구역 배정을 받은 후 루아는 이동하면서 그루민과 강도윤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S급 경보 현장 지원 갑니다. 안전하게 다녀올게요. 그루민의 답장은 드워프 전통 안전 인사였고, 강도윤은 현장 에테르 데이터 가능하면 기록해달라는 연구자 특유의 답장이었다.

산악 지형에서 대피 지원을 하면서 루아는 A급 헌터로서의 역할이 전투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무서워하는 사람들 옆에서 천천히 같은 속도로 걷는 것,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는 것, 에테르 반응을 감지하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안전한 이동을 안내하는 것이 모두 헌터의 일이었다.

마수가 출현했을 때 루아가 ETA-5를 사용한 것은 세 마리 중 가장 위협적인 개체를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나머지 두 마리는 윤성재와 서채연이 처리하는 동안 루아는 주민들의 이동이 마수 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에테르 반응을 감지하면서 경로를 계속 확인했다.

마수 처리가 끝난 뒤 주민들이 차량으로 이동할 때 한 노인이 루아의 손을 잡았다. 고맙다고 했다. 루아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감사였다.

S급 헌터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통신 장비를 통해 전달되었을 때 현장 전체의 분위기가 미세하게 변했다. 긴장이 풀린 것이 아니라, 상황이 통제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었다. 루아도 그 변화를 느꼈다. S급의 존재가 그만큼 절대적이었다.

대피 지원을 완료하고 루아는 다른 A급 헌터들과 함께 S급 헌터들이 게이트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대기하는 동안 박성호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박성호는 루아의 대피 지원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에테르 감지로 마수 경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면서 주민 이동을 안내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이었다고.

S급 헌터들이 나왔을 때 루아는 일정 거리를 두고 바라봤다. 그들의 에테르 반응이 주변 에테르와 다른 방식으로 존재했다. 별도의 에테르가 있다기보다 그들 자신이 에테르의 일부인 것 같았다. 루아는 그 인상을 노트에 적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파티원들은 모두 조용했다. 루아도 말이 없었다. S급을 직접 본 경험이 각자의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었다. 루아에게는 그것이 동경이 아니었다. 방향이었다. 저 자리에 언젠가 서야 한다는 것.

그루민은 작업실에서 가끔 루아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드워프 장인들은 손이 기억한다고 한다. 손이 기억하면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 루아는 그 말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모든 훈련의 목적이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들고 루아를 찾아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의 탄도 정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명 상태와 비공명 상태에서 각각 동일한 표적을 사격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루아는 동의했다.

실험 결과는 루아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공명 상태에서의 탄도 정밀도가 비공명 상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오차 범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에테르 공명이 단순히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격 정밀도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파티원들은 루아의 변화를 훈련에서 체감하기 시작했다. 윤성재가 루아와 합동 훈련을 하면서 루아의 사격 신호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읽힌다고 했다. 탄종이 날아가기 전에 루아의 에테르 흐름이 먼저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채연은 그것이 에테르 공명 상태가 루아의 사격 준비 단계에서 이미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모든 발전의 속도가 루아에게도 때로는 빠르게 느껴졌다. 하나를 완성하면 다음 단계가 이미 보였다. 그것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잠깐 멈추고 싶을 때가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 루아는 그런 날에는 총을 내려놓고 그루민의 작업실 옆에 그냥 앉아있곤 했다. 그루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S급을 향한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루아는 알았다. 하지만 그 길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각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해야 다음 단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루아는 이미 배웠다. ETA-1부터 ETA-6까지가 그 증거였다.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면 루아는 S급 심사 예비 자격 심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전에 해야 할 것들이 아직 있었다. ETA-6 실전 검증, 에테르 공명 상태 안정화, 그리고 파티원들과의 연계 전술 완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루아는 드워프 명예 협력자 메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같은 방향을 보는 자. 그루민이 말해준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루아는 그 방향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흐릿하게 알고 있던 목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공식 분야로 인정받은 이후 루아는 젊은 헌터들의 멘토 역할을 종종 요청받게 되었다. 모든 요청을 수락할 수는 없었지만, 월 한 번 협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것이 항상 첫 번째 조언이었다.

남궁태가 팀 회식 자리에서 루아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이름을 더 알릴 의뢰 해보는 게 어때. 대형 의뢰 한 번. 루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이름은 알아서 알려질 거야. 지금은 실력이 먼저야. 남궁태는 반박하지 않았다. 루아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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