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연구소 제안과 파티 회의
파티 회의에서 루아는 협회의 연구소 제안을 공유했다. 파티원 모두 침묵했다가 남궁태가 먼저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루아는 솔직하게 답했다. 모르겠어. 헌터로 계속 활동하면서 연구소도 운영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
윤성재가 말했다. 연구소 소장이 되면 직접 레이드 참여가 줄어들겠지. 루아는 그것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서채연이 덧붙였다. 근데 연구소가 생기면 에테르 탄도학이 더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잖아.
남궁태가 정리했다. 결국 루아가 뭘 더 원하느냐의 문제야.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두 가지 다 원했다. 레이드 헌터로서의 활동과 에테르 탄도학 연구의 발전. 그것이 양립할 수 있는 구조를 찾아야 했다.
이수린에게도 연구소 제안에 대해 물었다. 이수린이 말했다. 연구소를 설립하되 현장 활동도 유지하는 방식은 있어. 다만 처음 몇 년은 힘들 거야. 루아는 그 조언을 들으면서 결정이 조금 더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루아는 협회에 조건부 수락 의사를 전달했다. 연구소 운영을 병행하되 레이드 참여는 유지하는 구조로 협의하겠다는 것이었다. 협회 측이 검토하겠다고 했다.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루아는 훈련이 끝난 뒤에도 에테르 흐름을 계속 감지했다. 게이트 밖에서도 에테르는 존재했고, S급 헌터로서의 감각은 그것을 쉬지 않고 인식했다. 이것이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가 된 것은 이수린과의 훈련 덕분이었다.
파티 회의에서 남궁태가 다음 달 의뢰 계획을 설명했다. 규모가 큰 A급 게이트 세 개를 연속으로 공략하는 일정이었다. 루아는 에테르 소모량을 계산했다. 가능한 일정이었다. S급 루아의 에테르 용량이 팀 전체의 작전 범위를 넓혔다.
그루민과의 작업은 항상 새로운 발견이었다. 드워프의 야금 철학은 인간의 그것과 달랐다. 소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재와 대화한다는 개념이었다. 루아는 그 철학이 에테르 탄도학의 핵심과 닮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강도윤이 새로운 연구 주제를 루아에게 공유했다. 에테르 정류 구조물 네트워크가 지역 에테르 밀도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제주도 레이드 데이터가 기초가 되었다. 루아는 그 연구가 S급 게이트의 에테르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채연의 에테르 공명 보조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었다. 이제는 파티원 두 명의 에테르를 동시에 지원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루아는 서채연이 자신만의 독립적인 기술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기쁘게 지켜봤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말했다. S급 헌터는 실력뿐만 아니라 판단력이 중요해. 어떤 게이트에 들어가고, 어떤 파티와 함께하고, 어떤 의뢰를 받을지 결정하는 것. 루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그 판단을 아직 배우는 중임을 인정했다.
에테르 탄도학 교육 과정 초안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루아는 에테르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하는 커리큘럼을 제안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감각의 발달이 먼저라는 생각이었다. 강도윤이 그 방향에 동의했다.
훈련 중 윤성재가 루아에게 말했다. 네 사격이 달라졌어. 뭔가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 루아는 잠깐 생각했다. ETA-7 시제품으로 훈련한 이후의 변화였다. 탄종이 에테르를 감지하는 방식이 루아 자신의 사격 감각에도 영향을 주었다.
루아는 레이드가 끝난 후 에테르 소모량을 습관적으로 기록했다. 어느 상황에서 얼마나 소모했는지, 공명 상태가 얼마나 유지됐는지. 이 데이터가 쌓이면서 루아 자신의 에테르 운용 패턴이 수치로 보이기 시작했다.
파티원들과의 훈련은 여전히 루아의 성장에서 중요한 축이었다. 남궁태의 방어 패턴을 읽으면서 루아는 공격 타이밍을 최적화했다. 서채연의 보조 범위를 파악하면서 에테르 탄도의 유효 거리를 조정했다. 윤성재의 이동 경로와 루아의 사격이 교차하지 않도록 조율했다.
이수린이 말했다. 좋은 헌터는 자신을 잘 알아. 무엇이 강점이고 무엇이 약점인지, 어떤 상황에서 최선이 나오는지. 루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강점을 다시 정의했다. 에테르 감지와 정밀 사격, 그리고 공명 상태 유지 능력.
강도윤의 논문이 국제 에테르 연구 학술지에 번역 게재되었다. 에테르 탄도학의 이론적 기초를 다룬 논문이었다. 루아는 그 논문이 더 많은 연구자들에게 닿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에테르 탄도학이 한국 밖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루민이 새로운 소재를 루아에게 보여주었다. 이종족 자원거래를 통해 들어온 엘프 결정 파편이었다. 에테르 저장 용량이 루나이트 합금보다 높았다. 다만 밀도가 달랐다. 그루민은 두 소재의 합금이 가능한지 실험 중이라고 했다.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 연구소의 첫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강도윤과 루아 두 명이 앉아 있었다. 첫 번째 회의라기에는 작은 자리였다. 그러나 루아는 모든 큰 것이 작게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TA-1도 그렇게 시작했다.
파티원들이 연구소를 처음 방문했다. 남궁태가 좁다고 했다. 서채연이 나중에 커지겠지라고 했다. 윤성재는 아무 말 없이 연구소 한쪽 벽에 걸린 ETA 시리즈 설계도를 오래 바라보았다. 루아는 그 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에테르 탄도학 교육 과정 초안이 협회 검토를 통과했다. 기초 에테르 감각 훈련 4주, 에테르 탄종 기초 이론 4주, 실전 적용 훈련 8주로 구성된 16주 과정이었다. 루아는 그 과정을 수료한 헌터들이 에테르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로조바에게 연구소 설립 소식을 전했다. 모로조바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 협회도 유사한 연구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루아와 강도윤의 연구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에테르 탄도학이 국제적인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S급 레이드 일정이 연구소 운영과 겹치기 시작했다. 루아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연구소의 초기 방향 설정은 루아 없이는 어려웠다. 그러나 S급 레이드 현장 경험이 연구소 연구의 질을 높였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었다.
어머니가 에테르 탄도학 연구소 소장이 된 것을 어떻게 알고 문자를 보냈다. 협회 공지를 봤다고 했다. 루아는 언제부터 협회 공지를 보셨냐고 물었다. 어머니가 답했다. 네가 헌터가 된 날부터. 루아는 그 답장을 오래 들여다봤다.
훈련을 마치고 혼자 남아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갔다. 도시 에테르 흐름이 느껴졌다. 루아는 그 흐름 안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했다. S급 헌터, 에테르 탄도학 창시자, 연구소 소장. 그 모든 것이 같은 사람이었다. 루아 자신이었다.
에테르 탄도학 연구소의 이름은 ETA 연구소로 결정되었다. 협회 건물 내 별도 공간이 배정되었고, 실험 장비와 에테르 측정 기구가 설치되었다. 강도윤이 설비 배치를 담당했다. 루아는 설비보다 연구 방향이 먼저라고 생각했지만, 공간이 갖춰지니 연구 의지가 더 명확해지는 것을 느꼈다.
ETA 연구소의 첫 번째 방문자는 그루민이었다. 드워프 장인이 인간의 연구소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루민은 설비를 꼼꼼히 살펴보더니 에테르 측정 기구의 정밀도가 부족하다고 했다. 루아는 개선 방안을 그루민에게 물었다. 그루민이 드워프 측정 기기를 빌려주겠다고 했다.
S급 헌터 커뮤니티에서 루아의 연구소 설립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체계화되면 S급 레이드의 전술 다양성이 높아진다는 기대였다.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연구자가 현장을 떠나면 실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였다. 루아는 두 시선 모두 알고 있었다.
연구소 첫 달에 루아는 ETA-7 완성 데이터 정리를 마쳤다. 두 번째 시제품 성능 수치, 저온 환경 적응 실험 결과, 수중 환경 실험 가능성 분석이 하나의 문서로 모였다. 강도윤이 그 문서를 학술지 투고 형식으로 정리하겠다고 했다.
협회에서 에테르 탄도학 강좌 첫 기수 모집이 시작되었다.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루아는 그 숫자를 보면서 에테르를 탄종에 담는다는 개념이 이미 헌터들 사이에서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았다.
루아는 훈련 후 연구소에 들러 하루의 에테르 운용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이 새로운 루틴이 되었다. 작은 습관이었지만 쌓이면 의미가 생겼다. ETA 시리즈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처럼.
파티원 남궁태가 연구소 옆에 간식을 두기 시작했다. 루아가 연구에 집중하다 밥 먹는 걸 잊는다는 이유였다. 루아는 그것이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남궁태는 계속 두었다. 파티원이란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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