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ETA-7 완성과 에테르 탄도학의 완성
ETA-7 최종 시제품이 완성된 날은 루아가 처음 에테르를 탄종에 실어본 날로부터 정확히 이 년이 지난 때였다. 그루민이 그 날짜를 기억하고 있었다. 루아도 기억하고 있었다. 우연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그 날짜에 맞추려 노력한 결과였다.
ETA-7을 손에 쥐었을 때 루아는 이전 탄종들과 다른 감각을 받았다. 따뜻하지 않았다. 온기가 없었다. 대신 에테르 흐름이 탄종 안에서 루아의 에테르 공명 상태와 동일한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공명이 아니라 하나였다.
시험 사격 전 루아는 ETA-7을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오래 들고 있었다. 탄종과 자신이 에테르를 통해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발사하기 전부터 탄종이 날아갈 방향과 도달할 지점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이 탄종과 대화한다는 것의 의미였다.
시험 사격 결과는 수치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관통력은 ETA-6 대비 오십 퍼센트 이상 향상되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에테르 소모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었다. 탄종이 주변 에테르와 공명 상태를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자체 충전했다.
강도윤은 측정 결과를 보고 한 줄을 썼다. ETA-7은 탄종이 아닐 수 있다. 에테르 공명 매체다. 루아는 그 한 줄이 ETA-7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그루민은 ETA-7을 드워프 장인 협의회에 제출하면서 이것이 인간과 드워프 기술의 최고 결합이라고 말했다. 협의회에서는 ETA-7을 드워프-인간 공명 기술 걸작 1호로 등재했다. 협회 기술 위원회에서는 에테르 탄도학 최고 등급 기술로 분류했다.
루아는 ETA-7 완성을 에테르 탄도학의 완성으로 보았다. 시작이 에테르를 탄종에 담는 것이었다면, 완성은 탄종이 에테르와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그 여정이 이 년 동안 일곱 개의 탄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완성이 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ETA-7이 완성되었지만 그것이 탄도학의 끝이 아니었다. 에테르와 하나가 된 탄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 그것이 어떤 더 넓은 세계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루아는 그 알 수 없음이 설렌다는 것을 알았다.
파티원들과 저녁 자리에서 ETA-7 완성 소식을 나눴다. 서채연이 ETA-7을 손에 쥐어봐도 되냐고 물었다. 루아가 건네주자 서채연은 눈을 감고 잠시 있다가 뜨더니 말했다. 살아있는 것 같아요. 루아는 그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에게 ETA-7 완성 소식을 전했다. 어머니는 답장을 늦게 보냈다. 네가 만든 거 엄마는 하나도 모르지만, 네가 기쁠 것 같아서 나도 기뻐. 루아는 그 답장이 ETA-7에 대한 가장 따뜻한 평가라고 생각했다.
그루민은 작업실 한쪽 벽에 ETA 시리즈 전체 설계 도면을 나란히 붙여두었다. ETA-1의 단순한 스케치에서 ETA-6의 정밀한 나노 패턴 도면까지, 그 변화의 흐름이 한눈에 보였다. 루아는 그것을 보면서 시간이 그림으로 남는다는 것을 생각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가 일상화되면서 루아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게이트 안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도 에테르 흐름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게이트가 열렸던 흔적이 남은 곳, 그리고 드워프 작업실에서 금속이 다루어지는 곳. 에테르는 어디에나 있었고 루아는 그것과 점점 더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었다.
강도윤이 책 두 권과 논문 여섯 편을 쓰는 동안 루아는 탄종을 여섯 종류 개발했다. 그 중 네 종류가 협회 공식 등록되었다. 두 사람의 작업 속도는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다. 에테르 탄도학이라는 이름 아래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었다.
파티원들이 루아 없이도 A급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시작했다. 루아가 S급 심사 준비에 집중하는 동안 남궁태가 임시 지휘를 맡았다. 남궁태의 지휘 방식은 루아와 달랐다. 더 직관적이고 현장 중심적이었다. 그것이 파티에 다양성을 더해줬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S급 심사는 실력을 보는 게 아닙니다. 에테르와 어떤 관계인지를 봅니다. 루아는 그 말을 여러 번 되새겼다. 실력이 아니라 관계. 그것이 S급의 기준이었다.
S급 심사 날짜가 다가오면서 루아는 점점 더 내부로 집중했다. 외부 훈련보다 에테르 공명 상태를 깊게 유지하는 내면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그것이 심사의 핵심이라는 것을 루아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심사 날 연락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잘 다녀와 하고 답했다. 루아는 그 짧은 말이 자신을 가장 가볍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았다. 짐을 내려놓게 하는 말이었다.
심사 전날 루아는 ETA-6를 열 발 쏘았다. 한 발도 빗나가지 않았다. 총을 내려놓고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갔다가 천천히 풀었다. 준비는 됐다. 내일 있는 것들에 집중하면 됐다.
그루민이 ETA-7 시제품 첫 번째를 루아에게 건네던 날을 루아는 오래 기억했다. 탄종이 손에 닿는 순간 에테르 공명이 느껴졌다. 탄종이 루아의 에테르를 감지하고 있었다. 루아는 그것이 설계 개념이 실현된 것임을 알았다.
ETA-7 첫 번째 실전 발사는 훈련장에서 이루어졌다. 루아가 공명 상태에 들어가자 탄종이 그 파장에 동기화되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탄종이 에테르 안에서 루아의 의지를 담고 날아갔다. 목표 중심을 꿰뚫었다. 그루민이 옆에서 결과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ETA-7의 특성은 발사자의 에테르 공명 상태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루아가 완전 공명 상태에서 발사한 ETA-7은 ETA-6보다 관통력이 약 30퍼센트 높았다. 다만 공명 상태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테르가 소모되었다.
ETA-7 시제품 다섯 발을 모두 발사하고 난 후 루아는 그루민과 데이터를 정리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이중 공명 매체의 동기화 속도가 아직 느렸다. 그루민은 루나이트 합금의 결정 구조를 조정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시제품이 필요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는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느꼈다. 단순히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에테르 흐름이 가시화되고, 그 흐름 안에서 가장 정확한 경로가 자연스럽게 인식되었다. 이것이 S급 헌터로서의 루아가 가진 고유한 능력이었다.
파티원 남궁태가 훈련 후 말했다. 루아가 S급이 된 이후 우리 파티 전체의 의뢰 완수율이 올라갔어. 루아가 이유를 물었다. 남궁태가 답했다. 네가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가면 우리 모두 집중이 돼. 그 말이 루아에게는 뜻밖의 발견이었다.
그루민이 작업실에서 루아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드워프들은 장인이 만든 무기가 장인의 에테르를 담는다고 믿어. 그 말이 ETA-7의 이중 공명 매체 개념과 겹쳤다. 무기가 사용자의 에테르에 반응한다는 개념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것이었지만 드워프에게는 오래된 철학이었다.
강도윤의 에테르 탄도학 논문 세 번째 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이번에는 루아의 S급 심사 데이터가 포함되었다. S급 헌터의 에테르 공명 상태가 탄종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루아는 데이터 제공자로 이름이 올랐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말했다. S급 안에도 스펙트럼이 있어. 에테르 총량으로 압도하는 헌터가 있고, 정밀도로 차별화되는 헌터가 있어. 루아는 어느 쪽이냐고 물었다. 이수린이 웃으면서 답했다. 둘 다가 되면 안 돼?
협회에서 에테르 탄도학을 정식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루아는 그 소식을 강도윤에게 먼저 전해 들었다. 루아가 직접 커리큘럼 초안을 작성하는 데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루아는 수락했다. 에테르 탄도학의 미래는 전달되어야 했다.
서채연이 에테르 공명 보조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지원 방식을 개발했다. 루아의 에테르 감지 범위를 파티 전체로 확장하는 기술이었다. 처음 적용했을 때 루아는 파티원 모두의 에테르 반응이 하나의 흐름 안에 포함되는 것을 느꼈다. 전술의 새로운 차원이었다.
S급이 된 이후 루아는 더 많은 헌터들의 요청을 받았다. 에테르 탄도학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가르치는 것도 배움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루아 자신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
훈련이 끝난 뒤 루아는 ETA 시리즈의 다음 방향을 생각했다. ETA-7이 에테르 공명 매체 탄종이라면, ETA-8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아직 답은 없었다. 다만 루아는 그 질문이 언젠가 답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ETA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었다.
이종족 자원거래 공식화 이후 새로운 소재들이 협회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루민이 관심을 보인 소재 중 하나는 엘프 원산의 에테르 결정 변종이었다. 루나이트 합금과의 조합이 가능한지 실험이 필요했다. 루아는 그 실험에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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