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S급 승급 심사 합격

심사 결과는 다음 날 통보되었다. 협회 공문 형식의 문서였다. 최루아 헌터, S급 승급 심사 합격. 이어서 다음 주 공식 등록 일정이 안내되어 있었다.

루아는 그 문서를 받고 오래 앉아 있었다. 파티원들에게 연락하기 전에 혼자 그 사실을 조용히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S급이 됐다. 아직 공식 등록 전이었지만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파티원들에게 연락했다. 남궁태의 답장이 가장 먼저였고 가장 길었다. 윤성재는 예상했다고 두 글자로 답했다. 서채연은 같이 해줘서 고마워요 하고 썼다. 루아는 세 사람의 답장을 반복해서 읽었다.

그루민에게 전화를 했다. 문자 대신 목소리로 알리고 싶었다. 그루민은 전화를 받자마자 됐어 하고 말했다. 루아가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그루민이 답했다. 네 손에서 S급이 느껴진 건 ETA-6 완성했을 때부터야. 루아는 그루민의 말이 언제나 가장 직접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강도윤에게는 밤에 연락했다. 강도윤은 잠시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에테르 탄도학이 S급 헌터를 만들었습니다. 그 말이 공식 기록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루아는 그 기록이 맞다고 했다. 에테르 탄도학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연락했다. S급 됐어요. 어머니의 답장은 잠시 후에 왔다. 수고했다. 밥은 먹었어? 루아는 그 답장을 보고 웃었다. S급 합격보다 밥을 먼저 걱정하는 어머니. 그것이 루아에게는 가장 평범하고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공식 등록까지 일 주일이 남아 있었다. 루아는 그 일 주일을 특별한 계획 없이 보내기로 했다. 에테르 훈련도 최소화하고, 탄종 설계도 잠깐 내려놓고, 그냥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 결정이 이상하게 어렵지 않았다. 멈출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성장이었다.

쉬는 동안 루아는 어머니의 집에서 이틀을 보냈다. 어머니는 루아가 돌아오자 아무 말 없이 밥을 차려줬다. 밥을 먹으면서 두 사람은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이 어색하지 않았다. 가장 편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말이 필요 없었다.

집을 떠나오는 날 아침, 어머니가 루아의 손에 작은 봉지를 쥐여줬다. 뭐냐고 묻자 어머니가 말했다. 네가 처음 헌터 시험 보러 가던 날 내가 챙겨줬던 거 기억해? 루아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냥 챙겨가라고 했다. 봉지 안에는 작은 사탕이 들어 있었다.

공식 등록일 아침 루아는 그 사탕 하나를 먹고 협회로 향했다. S급 헌터 최루아. 등록증에 새로운 등급이 찍히는 것을 보면서 루아는 어머니가 준 사탕의 단맛을 생각했다. 어머니의 방식이었다. 말 대신 손으로 건네는 것.

그루민은 작업실 한쪽 벽에 ETA 시리즈 전체 설계 도면을 나란히 붙여두었다. ETA-1의 단순한 스케치에서 ETA-6의 정밀한 나노 패턴 도면까지, 그 변화의 흐름이 한눈에 보였다. 루아는 그것을 보면서 시간이 그림으로 남는다는 것을 생각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가 일상화되면서 루아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게이트 안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도 에테르 흐름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게이트가 열렸던 흔적이 남은 곳, 그리고 드워프 작업실에서 금속이 다루어지는 곳. 에테르는 어디에나 있었고 루아는 그것과 점점 더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었다.

강도윤이 책 두 권과 논문 여섯 편을 쓰는 동안 루아는 탄종을 여섯 종류 개발했다. 그 중 네 종류가 협회 공식 등록되었다. 두 사람의 작업 속도는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다. 에테르 탄도학이라는 이름 아래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었다.

파티원들이 루아 없이도 A급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시작했다. 루아가 S급 심사 준비에 집중하는 동안 남궁태가 임시 지휘를 맡았다. 남궁태의 지휘 방식은 루아와 달랐다. 더 직관적이고 현장 중심적이었다. 그것이 파티에 다양성을 더해줬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S급 심사는 실력을 보는 게 아닙니다. 에테르와 어떤 관계인지를 봅니다. 루아는 그 말을 여러 번 되새겼다. 실력이 아니라 관계. 그것이 S급의 기준이었다.

S급 심사 날짜가 다가오면서 루아는 점점 더 내부로 집중했다. 외부 훈련보다 에테르 공명 상태를 깊게 유지하는 내면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그것이 심사의 핵심이라는 것을 루아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심사 날 연락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잘 다녀와 하고 답했다. 루아는 그 짧은 말이 자신을 가장 가볍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았다. 짐을 내려놓게 하는 말이었다.

심사 전날 루아는 ETA-6를 열 발 쏘았다. 한 발도 빗나가지 않았다. 총을 내려놓고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갔다가 천천히 풀었다. 준비는 됐다. 내일 있는 것들에 집중하면 됐다.

협회장이 직접 루아에게 S급 헌터 인증 휘장을 건넸다. 짧은 의식이었지만 루아는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을 알았다. 이수린이 멀리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네가 여기까지 올 것을 알고 있었다고.

S급이 된 날 밤 루아는 혼자 훈련장에 나갔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가 ETA-6를 발사했다. 소리도 없이, 관중도 없이. 탄종이 에테르 안에서 완벽한 경로를 그리며 목표를 꿰뚫었다. 루아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 파티원들이 저녁을 준비해두었다. 남궁태가 말했다. 우리 팀에 S급이 생겼네. 서채연이 웃으면서 덧붙였다. 처음부터 될 줄 알았어. 윤성재는 아무 말 없이 루아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루아는 그 자리가 좋았다.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S급이 됐어. 답장이 왔다. 잘했다. 그 두 글자가 루아에게는 긴 문장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했다. 루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시의 에테르 흐름이 여전히 느껴졌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루아는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느꼈다. 단순히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에테르 흐름이 가시화되고, 그 흐름 안에서 가장 정확한 경로가 자연스럽게 인식되었다. 이것이 S급 헌터로서의 루아가 가진 고유한 능력이었다.

파티원 남궁태가 훈련 후 말했다. 루아가 S급이 된 이후 우리 파티 전체의 의뢰 완수율이 올라갔어. 루아가 이유를 물었다. 남궁태가 답했다. 네가 에테르 공명 상태에 들어가면 우리 모두 집중이 돼. 그 말이 루아에게는 뜻밖의 발견이었다.

그루민이 작업실에서 루아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드워프들은 장인이 만든 무기가 장인의 에테르를 담는다고 믿어. 그 말이 ETA-7의 이중 공명 매체 개념과 겹쳤다. 무기가 사용자의 에테르에 반응한다는 개념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것이었지만 드워프에게는 오래된 철학이었다.

강도윤의 에테르 탄도학 논문 세 번째 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이번에는 루아의 S급 심사 데이터가 포함되었다. S급 헌터의 에테르 공명 상태가 탄종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루아는 데이터 제공자로 이름이 올랐다.

이수린이 루아에게 말했다. S급 안에도 스펙트럼이 있어. 에테르 총량으로 압도하는 헌터가 있고, 정밀도로 차별화되는 헌터가 있어. 루아는 어느 쪽이냐고 물었다. 이수린이 웃으면서 답했다. 둘 다가 되면 안 돼?

협회에서 에테르 탄도학을 정식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루아는 그 소식을 강도윤에게 먼저 전해 들었다. 루아가 직접 커리큘럼 초안을 작성하는 데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루아는 수락했다. 에테르 탄도학의 미래는 전달되어야 했다.

서채연이 에테르 공명 보조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지원 방식을 개발했다. 루아의 에테르 감지 범위를 파티 전체로 확장하는 기술이었다. 처음 적용했을 때 루아는 파티원 모두의 에테르 반응이 하나의 흐름 안에 포함되는 것을 느꼈다. 전술의 새로운 차원이었다.

S급이 된 이후 루아는 더 많은 헌터들의 요청을 받았다. 에테르 탄도학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루아는 가르치는 것도 배움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루아 자신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

훈련이 끝난 뒤 루아는 ETA 시리즈의 다음 방향을 생각했다. ETA-7이 에테르 공명 매체 탄종이라면, ETA-8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아직 답은 없었다. 다만 루아는 그 질문이 언젠가 답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ETA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었다.

이종족 자원거래 공식화 이후 새로운 소재들이 협회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루민이 관심을 보인 소재 중 하나는 엘프 원산의 에테르 결정 변종이었다. 루나이트 합금과의 조합이 가능한지 실험이 필요했다. 루아는 그 실험에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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