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스트라이커 제153화

ETA-9 협회 공인 신청이 시작되었다. ETA-1부터 ETA-8까지 모두 공인을 거쳤던 것처럼 ETA-9도 같은 과정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절차가 더 빨랐다. ETA 시리즈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었다.

공인 심사에서 루아는 ETA-9의 설계 원리, 실험 데이터, 실전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말했다. ETA 시리즈는 매번 새로운 범주를 만드네요. ETA-9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테르 탄도학이 분야로서 계속 확장되고 있었다.

공인 심사 과정에서 ETA-9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에테르 밀도를 높이는 것이 게이트 내부 에테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였다. 루아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증폭 효과가 사라진 후 에테르 밀도는 자연적으로 정상화되었다. 부작용이 없었다.

ETA-9가 협회 공인 탄종으로 등록되었다. ETA 시리즈 아홉 번째 공인이었다. 그루민이 공인 소식을 듣고 말했다. 이제 양산 준비를 해야겠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ETA-9 양산 버전 제작이 다음 단계였다.

공인 소식이 국제 연구 네트워크에 공유되었다. 각국에서 ETA-9 도입 문의가 왔다. 루아는 양산 버전이 준비되면 국제 공급 경로를 협의하겠다고 했다. ETA-9가 국제 레이드 표준 탄종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ETA-9 두 번째 시제품 제작이 진행 중이었다. 그루민이 엘프 결정 밀도를 조정해 에테르 증폭 지속 시간을 15초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작업했다. 루아는 작업실 한쪽에서 에테르 공명 상태를 유지하며 소재 안정화를 도왔다.

강도윤이 ETA 시리즈 총서 집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설계 원리와 실험 데이터, 철학적 배경이 하나의 책으로 엮이는 작업이었다. 강도윤은 루아가 말하는 것을 정리하는 게 일의 절반이라고 했다. 루아는 말보다 탄종으로 더 많이 설명했다.

파티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ETA-9 적용 훈련에 참여했다. 남궁태는 증폭 구역 안에서의 방어 에테르 활용법을 연구했고, 서채연은 보조 기술 강화 패턴을 기록했으며, 윤성재는 기동 경로를 최적화했다. 스카이 스트라이커 전체가 ETA-9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이수린이 루아의 에테르 공명 변화를 다시 측정했다. S급 등급 안에서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었다. 에테르 감지 범위가 이전 측정보다 더 넓어졌다. 이수린이 말했다. 이 속도로 가면 S급 최상위 등급에 닿는 게 멀지 않아.

협회 자문 회의에서 에테르 탄도 팀 공식 제도화가 승인되었다. 협회 소속 에테르 탄도 팀이 정식 편제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루아가 팀장으로 공식 임명되었다. 처음에 혼자 시작한 것이 조직이 되었다.

루아는 훈련을 마치면 반드시 혼자 에테르 공명 상태에 잠깐 머무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있었던 일을 에테르 흐름으로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수린에게 배운 습관이었다. 루아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모로조바가 러시아 에테르 탄도 팀의 첫 번째 실전 성과를 공유했다. S급 게이트에서 ETA-6 기반 팀 사격으로 돌파한 사례였다. 루아의 매뉴얼이 러시아 현장에서 통했다. 루아는 답장에 축하와 함께 추가 데이터를 첨부했다.

어머니와 처음으로 영상 통화를 했다. 짧은 통화였지만 루아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는 것이 오래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가 말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루아가 웃으면서 잘 먹는다고 했다. 남궁태가 챙겨준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남궁태 씨한테 감사하다고 전하라고 했다.

루아는 에테르 흐름 패턴 분석 훈련을 매일 루틴에 추가했다.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주변 에테르 흐름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는지를 감지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불규칙하게 보이던 흐름이 반복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강도윤이 에테르 흐름 방향에 따른 ETA-9 효율 실험을 완료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에테르 흐름 방향과 ETA-9 발사 방향이 일치할 때 증폭 효율이 최대였다. 루아가 에테르 흐름을 읽고 발사 방향을 맞추면 ETA-9의 성능이 크게 높아졌다.

ETA-9 지속형과 광역형의 실전 분기 기준이 정리되었다. 소규모 정예 레이드에는 지속형, 대규모 팀 레이드에는 광역형. 루아는 두 버전을 항상 함께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상황에 따른 즉각 전환이 가능해야 했다.

이수린이 에테르 보는 것의 의미를 조금 더 설명해주었다. 에테르를 보는 것은 에테르가 향하는 방향, 에테르가 모이는 이유, 에테르가 변하는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야. 단순히 감지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깊은 이해라고. 루아는 그 설명이 자신이 최근 훈련에서 경험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느꼈다.

파티원들이 루아가 최상위 S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남궁태가 말했다. 요즘 네 에테르 다른 것 같아. 서채연이 덧붙였다. 더 차분하고 더 깊어. 루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 변화가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로조바의 러시아 팀이 ETA-9 도입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왔다. 러시아 협회가 ETA 총서를 교재로 공식 채택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루아는 강도윤에게 전달했다. 강도윤이 말했다. 우리가 교재를 만든 셈이네.

에테르 탄도 팀 2기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기 부팀장들이 체계적으로 교육을 이끌었다. 루아가 매주 한 번 직접 훈련에 참여해 피드백을 주었다. 팀의 수준이 빠르게 올라갔다.

ETA 연구소에 연구원이 두 명 더 합류했다. 이제 연구원이 여섯 명이었다. 강도윤이 연구 분야를 나누어 팀 체계를 만들었다. 소재 분석팀, 탄도 이론팀, 실전 적용팀. 연구소가 작은 기관에서 체계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루아는 연구소가 커지면서 자신이 세부 연구보다 방향 결정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됐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것이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소장의 역할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루아가 없어도 연구소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루민이 루아에게 드워프 커뮤니티에서 ETA 시리즈 총서가 화제가 되었다고 했다. 드워프 장인들이 루나이트 합금과 엘프 결정을 활용한 소재 설계에 관심을 보였다. 드워프 야금 기술과 에테르 탄도학의 교차점이 새로운 연구 방향을 열 수 있었다.

루아는 에테르를 보는 것이 무엇인지 한 단계 더 깊이 탐색하기로 했다. 이수린의 설명을 기반으로 에테르 흐름의 방향과 이유를 추적하는 훈련을 매일 반복했다. 에테르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면 그 흐름을 탄도 경로로 활용할 수 있었다.

훈련이 끝나고 루아는 연구소 창밖으로 서울 에테르 흐름을 감지했다. 도시 전체의 에테르가 일정한 패턴으로 순환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루아 자신의 에테르 공명이 흐름의 일부가 되는 감각이 들었다. 에테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에테르와 함께 있는 것이었다.

루아는 에테르 탄도학 국제 강의 요청에 답하기 시작했다. 직접 방문은 일정상 어려웠지만 온라인 강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각국 연구팀과 에테르 탄도학 심화 개념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언어 차이가 있었지만 에테르 데이터는 공통 언어였다.

협회 에테르 탄도 팀 공식 편제 이후 첫 번째 팀 단위 레이드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팀 연계 사격 성공률, 에테르 파장 탐지 정확도, ETA-9 증폭 효과 데이터가 포함되었다. 보고서를 검토한 협회 고위 관계자가 루아에게 말했다. 에테르 탄도 팀이 레이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루아는 파티원들과 정기 식사 시간에 앞으로의 방향을 이야기했다. 남궁태가 물었다. ETA-10이 생기면 어떤 탄종일 것 같아? 루아가 아직 모른다고 하자 남궁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근데 생기겠지? 루아가 웃으며 아마도, 라고 답했다.

서채연의 에테르 공명 보조 기술 두 번째 논문이 학술지 게재 수락을 받았다. 이번에는 ETA-9와의 연계 효과를 다룬 논문이었다. 공동 저자로 루아의 이름도 들어갔다. 루아는 서채연의 연구가 에테르 탄도학의 확장에 핵심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그루민이 ETA-9 양산 3차 배치를 완료했다. 이번 배치는 국제 공급분이었다. 러시아와 일본 에테르 탄도 팀에 최초로 ETA-9가 공급되었다. 루아가 만든 탄종이 한국을 넘어 세계 레이드 현장에서 쓰이게 되었다.

루아는 오늘의 마지막 에테르 공명 상태에서 에테르 흐름 방향을 하나씩 추적했다. 서울 에테르의 큰 흐름, 연구소 주변의 작은 흐름, ETA-9가 만든 증폭 잔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루아는 그 연결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더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파티원들이 연구소를 나서면서 각자 짧게 인사했다. 남궁태가 내일 봐, 라고 했다. 서채연이 좋은 연구 해, 라고 했다. 윤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루아는 그 평범한 인사가 가장 든든한 것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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